[욕심을 따르는 길, 이렇게 생겼을까?]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욕심 버리기' 였습니다.

당시 퇴직 때문에 출발일정은 명확하지 못했지만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하는 일정은 정해졌었던 상황이었지요. 처음 계획은 마드리드로 스페인 입국하여

산티아고 순례길 약 800Km를 모두 걷고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서울로 돌아오려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물론 두 대도시의 관광까지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스페인의

다른 도시들까지 들르고 싶었으나 그것은 당시에도 '욕심' 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퇴직일은 점점 더 늦추어져 출발일정이 더뎌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말에

걸쳐 있어 구할 수 있었던 비행기 티켓은 마드리드로 입국하고 출국할 수 밖에 없었고

걸을 수 있는 순례길은 800Km에서 점차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반비례하여

더 걷고 싶은 욕심은 커져갔습니다. 그 욕심이 커질 수록 그럴 수 없도록 만드는

것들에 점차 짜증이 더했습니다.

               [산티아고 가는 길을 알려주고 순례자를 상징하는 조개 표시]

 

그런데 욕심을 부추기는 것이 또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타인의 기대'에 부흥하려는

제 자신의 허영심이었습니다. 퇴직 후 스페인 순례길 여행을 간다고 하니 당시 몇몇

분들이 스페인만 가냐고 되묻고 확인까지 하더군요. 이왕 유럽 여행을 간 김에 여러

나라에 들르는 것이 어떻겠냐는 듯 묻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스페인 어디에 가냐고

다시 묻습니다. 그래서 마드리드와 순례길 여행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하고

그곳에만 간다고 하면 다른 도시는 왜 안 가는지 그들이 더 아쉬워하는 듯 했습니다.

괜히 저까지 아쉬움이 들더군요.

 

그것만이었을까요? 제 욕심은 끝이 없나 봅니다. 출발 전날 제가 쌓아놓은 여행 짐을

가까운 헬스클럽에 가서 체중계에 올려놓고 보니 9Kg이나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순례길 동호회 사이트에서 제시하는 배낭의 적정 무게는 약 6~7Kg이라 가장 간단하게

쌓았다고 했는데도 9Kg이나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쌓아놓은 짐들을 다시 풀어 뺄 짐을

다시 골랐습니다. 뺄 짐들을 고르는 것은 참 힘들었습니다. 마치 제 욕심을 덜어내는

것처럼 말이지요.


                                    [욕심같이 바짝 채운 짐들]

 

결국에는 욕심과 타협을 한 것인지 욕심을 버린 것인지는 모르지만, 원래의 여행

목적이었던 '순례길'을 걷고 올 수 있었습니다. 마드리드도 처음 1박을 할 때는 매우

낯설었지만, 산티아고에서 다시 돌아왔을 때는 도시 자체가 흡사 집처럼 편안한 느낌이

들어 2박 동안 명성 있는 미술 감상과 관람을 포함한 관광과 쇼핑 등을 매우 잘 즐길

수 있었습니다.

 

욕심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진정 꿈꾸는 욕심과 현실을 무시한

허황된 욕심이 바로 그것이죠. 지나고 나서야 '산티아고 가는 길'에 대한 여행이 꿈꾸던

욕심이라면 그 과정에서의 많은 것들은 제 허영심이 만들어낸 욕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원할 때 이 두 마음을 제대로 구분할 줄 안다면 지혜로운 사람이겠지요.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일단, 가고 보자]

 

꿈꾸는 욕심, 무엇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그 욕심, 채우는 한 주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

.

.

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Dream

http://wangnet.tistory.com/

by 왕마담 2012.02.20 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