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UK 아레나 공연 실황 한 장면]

 

영화와 달리 처음 보는 뮤지컬이나 오페라는 '프리뷰'가 필요하다. 아무 정보 없이 감상하면 감동이 많이 떨어진다. 아마도 이야기의 흐름이 직설적인 대화가 아닌 은유적인 노래로 극을 이끌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화려한 춤과 노래들을 쫓다 보면 역시 이야기 이해를 못하기도 한다.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공연>, <미스 사이공>, <지킬 앤 하이드> 3편 모두 아무런 정보없이 호기심에 덜컥 보았다가 기대보다 못한 느낌을 받았다. 그 때 봤던 덕분에 올해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내한 공연>에서는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또한, 얼마 전 개봉했던 <레 미제라블> 역시 1~2번째는 졸음의 위기 순간이 있었지만 3번째 볼 때는 매 순간 순간이 아까울 정도였고 지금은 완전 팬이 됐다.

 

아주 우연히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넘버 중 <Heaven on their minds(현재 나오는 노래)>를 듣게 됐다. 특유의 반복적이고 강한 여운을 주는 리듬은 푹 빠져 버릴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제서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라는 뮤지컬에 관심이 갔다. 종교 자체에 대한 관심이 없기에 '예수' '유다', '베드로' 열 두 제자 이름만 나와도 머리가 지끈거렸었다. 그런데, 이런 락 음악을 가지고 예수가 십자가에 처형 당하는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었다니 놀라움과 흥미로움, 호기심이 들었다.

 

                 

                                                           [Heaven on their minds]

 

약관이었던 앤드류 로이드 웨버(작곡)와 팀 라이스(작사) 1968 15분짜리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구약성서의 에피소드 중 하나로 가족 뮤지컬로 손색없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이후 1976 2막짜리 뮤지컬로 재구성되어 다시 만들어진다)]을 만들어 호평을 받게 된다. 이것을 계기로 성공회의 주교들은 웨버와 라이스에게 신약성서의 주인공인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대한 작품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를 하게 된다. 그들의 의도는 교회로부터 멀어지는 신세대들을 잡기 위한 것이었다. 잡음과 소음은 둘째로 친다면 100% 만족할 수 밖에 없는 결과로 다가온 작품이 바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이다.

 

이 작품이 만들어진 과정은 내가 이 뮤지컬에 관심이 갔던 상황과 비슷하다. 1969 <슈퍼스타> 싱글 앨범이 발매되고 곧 뮤지컬의 넘버들이 먼저 앨범으로 발매된다. 당시의 주류였던 록 음악에 뮤지컬을 접목시킨 이 작품은 <딥 퍼플>의 리드 싱어인 <이안 길런>에게 예수 역을 맡기는 파격적인 캐스팅을 선보이며 젊은이들의 관심을 충분히 이끌어낸다. 독실한 기독교와 유대교도들에 의해 예수와 열 두 제자가 히피 집단으로 묘사되고 배신자인 유다가 매력적인 희생자로 그려진 이 작품에 대해 공연 중지 반대 시위가 일어난다. 그들의 성토는 작품에 대한 관심을 더욱 뜨겁게 달구어 주는 촉매로서 노이즈 마케팅이 되어 버린다. 브로드웨이의 엄청난 호기심을 이끌며 입성한 후 곧 빅 히트를 기록하며 <앤드류 로이드 웨버> <팀 라이스>의 전성기가 시작된다.

 

 

       

                                                     [I don't konw how to love him]

 

이 공연의 이야기는 예수가 죽기 전의 일주일을 담고 있다. 그 중 겟세마네 동산에서 열 두 제자와의 <최후의 만찬>부터 유다의 배신과 새벽녘의 체포 그리고 헤롯왕과 빌라도에게 받는 수치와 모욕 그리고 재판과 처형까지의 하룻밤과 낮의 이야기가 핵심이다. 신의 아들로 태어나 자신이 사랑해야 할 백성들에게 받는 고통 속에서 방황하는 예수의 인간적인 면모와 현실을 위해 존경하는 스승을 파는 유다의 갈등 그리고 도저히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리아의 세 구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후의 만찬>을 어떻게 연기할지 정말 궁금하다.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그림은 예수가 "너희 중에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 라는 말이 떨어지고 난 후 식탁에서 벌어진 열 두 제자의 반응을 그린 것이다. 놀라움과 의심, 두려움과 걱정 등 제자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을텐데 모두의 개성을 쏙 꼬집어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인물인 유다와 베드로 그리고 요한은 예수의 왼편에 그려져 있다. 그림 속 열 두 제자의 각기 다른 성격과 성향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간다면 더 즐거운 공연이 될 것이다. 별스러운 상상이지만 공연 중 배우들이 딱 그 순간에 잠시 몇 초간 만이라도 멈춰 있었으면 좋겠다.

 

넘버들을 모두 듣다 보니 어라~’ 아는 노래가 있었다. 아마도 유명한 뮤지컬 곡들은 듣게 될 기회가 흔하기 때문일 것이다. <레 미제라블> <I dreamed a dream>, <지킬 앤 하이드> <This is moment>, <오페라의 유령> <Think of me>등이 그렇게 알게 된 음악들이다. <I don't know how to love him> 역시 꽤 좋아했던 음악이었다. 이 음악이 이 뮤지컬에서 나오다니 ~ 땡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Superstar>라는 곡도 매우 유명해서 동영상을 봐보니 꽤 충격적이었다. 마치 흥겨운 쇼처럼 요란한 무대에서 피 흘리는 예수는 십자가를 짊어진다. 그 주변에는 여전히 축제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Superstar 영상 하나에 가슴이 요동친다. 그 이유는 맥락을 모두 볼 수 있는 공연을 보고 나면 알 수 있을까?

 

[2013년 국내 공연 출연진들]

 

2007년 이후 6년 만에 무대에서 공연한다. 아주 적절한 시점에 갖게 된 관심이 나름 뿌듯하게 느껴졌다. 바로 예매를 했다. 캐스팅에는 독특하게도 윤도현이 유다 역할로 나온다. 또한 조권이 헤롯 역을 맡았다. 아쉽지만 윤도현의 유다 역할은 일정이 맞지 않아 보지 못한다. 뮤지컬 <레 미제라블>을 보고 난 후 약 2주 정도 지난 후 보게 될 것이라 간격이 너무 짧은 듯한 일정이 조금 부담스럽다. 분명 <레 미제라블>의 감동 역시 만만치 않을 텐데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서로 충돌하여 희석될 수도 있을 거 같다. 2차 티켓 오픈(3 26) 때 가능하면 일정을 조금 뒤로 미루어야겠다.

 

이런 저런 검색을 하다 보니 작년 말(2012 11)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UK 아레나 공연 실황>을 개봉했었다. '아이코 이런~ 그걸 놓쳤다니....' 매우 매우 아쉬웠다. 혹시 DVD로 나오지는 않았나 싶어 Yes24에 들어가 검색해보니 2013 3 22일부터 배송된다고 쓰여져 있는 것이 아닌가? ~ 공연 관련되어서는 내가 꽤 운이 좋은 듯 싶었다. 좀 비싼 가격이기는 했지만 바로 구매했다. 이렇게 본 공연을 보기 전에 이미 나왔던 실황 영상을 한 번이라도 보고 가면 실제 공연 볼 때의 이해가 훨씬 높아진다. 기다려진다. 뮤지컬이 있어 행복한 요즘이다.

         

         

                                                                    [공연 Highlights]

 

 

by 왕마담 2013.03.22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