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전남 무안으로 짧게 출장을 다녀 왔습니다. 지도와 네비 상에는 4시간 정도가 예상됐으나 졸음이 올 때마다 휴게소에 들려 커피나 차 한잔씩 했더니 5시간 정도가 걸리더군요. 1 2일 동안 일했던 기억보다 왕복 10시간의 운전했던 생각만 나네요. 서울로 올라올 때는 요즘 푹 빠져있는 뮤지컬 중의 하나인 <지킬 앤 하이드>의 넘버들을 고래고래 소리쳐 따라 부르며 졸음을 떨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해 물리적으로 이미 설치된 당사 시스템을 설정하고 테스트하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전날 사무실에서 최대한 비슷한 구성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스템 불량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4 Port 1 Port가 불량이더군요. 여기서 ‘Port’노트북이나 ‘PC’에 인터넷 접속을 위해 연결하는 LAN케이블의 Port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하는 일도 비슷하지요.

 

무척 고민되더군요. 실제 사용해야 할 Port는 구성 상 3 Port만 있으면 됐습니다. 1 Port는 예비로 남겨두는 것이죠. 여기서 저만 혼자 입 닫으면 번거로운 절차 없이 구성을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왕복 10시간의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지요. 찔리는 양심은 잠시 모른척하면 편한 상황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혹시 그 불량 Port를 사용해야 될 때가 오면 모른 척 그제서야 알았던 척 하면 되지요. 시스템 앞에서 설정하면서도 줄곧 이 망설임이 떠나질 않더군요.

 

, 하다 보면 반복되고 성과가 안 보이고 티가 안 나는 일은 하기 싫을 때가 많습니다. 대부분 불량으로 시스템 교체나 고객 불편함을 처리해야 하는 일이나 문의나 요청 상황 등 Task 단위의 일들이 그렇습니다. 반면 중요한 Project를 진행할 때는 고되기도 하지만 결과물이 직접 보여 보람이 더 크게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Project 역시 Task의 합이듯 별로 하기 싫고 귀찮은 일들도 내가 해야 할 일이겠지요. 하기 싫은 일을 얼마나 제대로 해내는지가 진정한 능력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장님과 상의 후 고객 PM에게 상황을 얘기했습니다. 결국 전남 무안을 다시 내려갈 수도 있게 되었지만 마음은 고민할 때보다 훨씬 편안해졌습니다.

 

하기 싫거나 귀찮은 일을 할 때에도 결국 모두 내 소중한 시간들이네요. 새로운 한 달이 시작하는 한 주, 소중한 시간들 보내길 바라겠습니다.

.

.

.

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http://wangnet.tistory.com/

 

P.S : 안녕하세요. 왕지상입니다. 이 편지는 한 주 한 주를 보내면서 겪은 일들과 그 느낌을 매우 개인적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자주 만나지 못하니 이런 소식이라도 나누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수 많은 스팸 메일 중 하나를 더 추가할지 모를 우려를 뒤로 하고 보냅니다. 이런저런 회신을 주신다면 더욱 좋을 일이지요. 그러나 저러나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by 왕마담 2013.04.03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