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마음 편지를 통해 '마음 수련'이라는 월간 잡지 기자님께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음달 주제도 '삶의 터닝 포인트'인 만큼 자신의 경험에 대해 한 편의 글을 써주십사 하는 전화였지요. 예전에 비해 정말 부끄러움이 많이 없어졌나 봅니다. 이번 주말에 글을 쓰면 보내드리겠다고 덜컥 약속해버렸네요. 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제 삶의 터닝 포인트라는 것이 극적인 요소 없이 담담하기 이를 데 없거든요.

 

고등학생 때 제일 재미 있던 것은 춤추러 갈 때 였습니다. 롤러 스케이트장, 청소년 연맹의 댄스클럽, 명동과 이태원의 유명한 나이트 등 신나는 음악, 화려한 조명,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며 춤출 때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더군요. 그 외 관심 있던 것이 많지 않았습니다. 학교도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출석일수가 모자라서 졸업할 때 문제가 좀 되기도 했지요.

 

군대에서 가장 재미 들린 일은 '일기 쓰기' '책 읽기' 였습니다. 취침등 아래 일기를 쓸 때면 어찌나 제 자신에게 몰입되던지 가장 모자란 취침 시간이 늦어져도 상관없었습니다. 일기를 쓰다 보니 점차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모습을 볼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냥 시간이 날 때마다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던 '자기계발' 서적은 긍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차츰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내가 원해서 온 곳은 아니지만 이곳에서의 시간은 내가 원하는 대로 보낼 수 있다'... 그 사고가 제 태도를 결정했습니다. 사역, 훈련, 축구, 후임병 갈구는 일(?) 등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달라 붙었습니다. 일상을 그렇게 적극적으로 생활했던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살아 생전 처음으로 인정... 이라는 것을 받아본 듯 했습니다. 비록 '넌 군대체질이다'는 칭찬이었지만요. 군생활이 즐거웠습니다.

 

게다가 대학교를 다니다가 들어온 친구들을 보아도 태도나 정신적으로 저보다 잘난 게 없어 보였어요. 어떻게 하면 군 병원에 가서 편하게 보낼 지 고민하던 모습이 불쌍하게도 보였거든요. '~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더군요. 뭐든지 할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군 제대 후의 앞날을 고민하기 시작되었습니다. 너무 고민하다 보니 이제 친구가 된 군대 동기는 너무 고민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네가 밖에 나가면 뭐든 못하겠냐……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격려의 말입니다.

 

한 순간 ''를 바꿀 만한 사건이 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꾸준히 썼던 일기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도록 했던 독서, 그리고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충실 하려고 노력했던 태도가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 준 것이라 느낍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제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엄청난 부와 명성, 명예를 거머쥔 것은 아니지요. 단지, 삶이 얼마나 소중한 순간들로 이루어졌는지 깨닫기 시작한 순간이 바로 그 때였습니다.

 

영화나 TV, 공연과 같은 매체에서는 그러한 순간들을 극적인 클라이맥스로 가는 중요한 도구이자 장치입니다. 일상에서도 정말 그럴까요? 영화처럼 그때까지의 삶을 순식간에 바꿀 수 있는 깨달음을 한 순간에 얻을 수 있나요? ‘터닝 포인트란 평소 생활하는 일상에 숨어 있는 듯 보입니다. 어느 순간 우연히 우리에게 온 것이 아니라 평소 꾸준히 만들어 놓은 순간들이 모여 기존의 ''를 무너뜨릴 큰 힘으로 찾아오도록 만든 것, 그것이 터닝 포인트가 아닐까요?

 

다가오는 한 주, ''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킬 터닝 포인트가 숨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매 순간 깨어있는 한 주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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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http://wangnet.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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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안녕하세요. 왕지상입니다. 이 편지는 한 주 한 주를 보내면서 겪은 일들과 그 느낌을 매우 개인적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자주 만나지 못하니 이런 소식이라도 나누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수 많은 스팸 메일 중 하나를 더 추가할지 모를 우려를 뒤로 하고 보냅니다. 이런저런 회신을 주신다면 더욱 좋을 일이지요. 그러나 저러나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by 왕마담 2013.08.19 0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