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다수의 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저도 영화 감상 전 스포를 증오하는 바, 아직 보지 못하신 분 중

스포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는 게 마음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

 

 

 

 

감상포인트

1. 상상만 했던 해전이 생생한 영상으로

2. 최민식표 이순신 장군

 

 

 

, 당신이 먼저?

 

아쉽네요. 몇 년 전 시나리오 작가가 된다면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작품을 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명량해전을 비롯하여 한산도해전 그리고 노량해전을 관통하면서 장군의 업적은 물론 영화적 재미도 함께 생각은 해봤었는데 김한민 감독님이 먼저 만들었네요.

 

교과서로만 알던 이순신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보며 바뀌었습니다. 이후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읽으며 영웅의 강인함을 지닌 사람으로만 알았던 인식에 변화를 가져왔어요. '~ 그도 인간이었구나' 고민과 번뇌 그리고 배신에 대한 아픔에 대해 똑같이 느끼는 인간, 이순신.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어휘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이가 바로 장군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적인 아픔을 극복하고 세계 전쟁사에 길이 남을 걸출한 성취와 함께 성웅으로 거듭 태어나니까 말이죠. 승승장구했지만 강직한 성품으로 원칙을 지켜 아부를 몰라 신하들의 시기를 부르고 군주의 의심을 사 죽음과도 같은 고초로 내몰린 이후 명량이 다가옵니다.

 

 

[영화 <명량> 예고편]

 

 

거두절미, 명량으로!

 

영화는 거두절미하고 명량해전이 발발하기 진적과 직후를 다루고 있어요. 장군에 대한 고문으로 오프닝 신이 열리지만 잠시 일뿐 곧 12척의 판옥선, 두려움에 떠는 군사들, 수군을 폐하고 육군에 합류하라는 어명만이 함께 하는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장군이 나오며 잠시 소강 상태였던 전쟁은 정유년 재개됩니다.(정유재란)

 

역사 자체에 충실하며 새로운 해석을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해전에 대한 리얼리즘을 어떻게 살리고 그 속에서 장군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보여주기 위해 힘쓴 듯 했어요. 단지, 탐망꾼 임준영(진구씨)과 벙어리 정씨 여인(이정현씨)와의 짧지만 묵직한 당시 지아비와 어머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가장 매력적인 건 바로 고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해전신이라고 생각해요. 전투에도 스토리를 담아 조선 수군이 어떻게 두려움을 용기로 극복해 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대장선이 위기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판옥선 안의 모든 총통을 집중하여 빠져 나오는 장면은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네요.

 

 

 

 

미사여구 쏙 빠진, 담백함!

 

장군이 말했을 어휘들이 배우 최민식씨를 통해 우렁찬 듯 담담한 출사표는 마음을 울립니다. 좀 더 화려하거나 우렁찬 여느 장군의 모습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도 있으나 백의종군 직후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니 심정이 어땠을 지 짐작할 수도 없을 듯 하네요.

 

미사여구가 쏙 빠진 담백함에 녹아 있는 처절함을 엿볼 수 있는 장면도 있습니다. 해전을 앞둔 시기 거북선이 내부의 배신자 때문에 불탈 때 부르짖음에 코끝이 찡해지더라고요. 그러면서도 '~ 이순신 장군 본인이 직접 거북선과 같은 역할을 하는구나' 그제서야 대장선의 역할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들 이회는 시종일관 이순신 장군의 또 다른 내면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본인의 ''을 이해하지 못하는 군주에 대한 원망, 눈 앞에 자기 살길에 바쁜 백성들과 병사들에 대한 안타까움, 위패도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 죄스러운 아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보여지죠.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 나오는 명량해전]

 

 

리더, 이순신!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짧은 시간 동안 명량해전에만 집중하여 보여준 건 좋은 전략인 듯 합니다. 대다수 관객이 역사의 큰 흐름이 어떠하리라 공유된 듯 만들어진 시나리오는 지루하지 않더군요. 다큐가 아닌 영화인데도 인간으로 느꼈을 절망과 고뇌 그리고 피곤이 담담하게만 그려진 점은 아쉬웠습니다.

 

해전신에서는 영화 음악이 귀를 사로 잡더군요. 긴장과 함께 통쾌함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종병기 활> <타워>, <코리아>의 음악 감독이었던 김태성씨의 음악은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 익숙했던 OST와는 비슷한 듯 다른 웅장한 느낌이 영화의 재미를 배로 만들었습니다.

 

소설 <칼의 노래>를 읽은 직후 현충사를 갔던 적이 있어요. 장군의 큰 칼을 보고 싶어서. 들기도 벅차 보일 정도입니다. 백성에 대한 충, 부모에 대한 효, 전승을 거둔 능력, 어질고 성실하며 공정한 마음 그와 같은 리더를 원하는 시대가 영화의 거침없는 흥행을 부르는 요소 중 하나인 듯 하여 후손으로서 송구스럽기까지 하네요.

 

by 왕마담 2014.08.05 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