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냥 혹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직접 만져보니 일단 그 크기에 놀랬다.
허벅지 뒤의 그 큰 멍울은 또한 가슴의 묵직한 멍울을 만들었다.
출장때문에 한 주 늦게 간 병원에서의 허리 골다공증 치료를 받은 후
담당 의사에게 멍울을 검사하자고 말씀드렸다. 곧 검사 예약 일자가
잡혔다. 초음파 검사면 된다고 하였다. 검사 일자에 초음파 검사를 받고,
몇 일 후 검사 결과를 토대로 상담을 받았다.

수술이 굳이 필요해 보이지는 않지만, 생활하기에 불편하다면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주었다. 나는 곧바로 수술 날짜를 잡기로 했다. 날짜를
잡은 후 수술을 위한 각종 검사를 위해 또 날짜를 잡아야 했는데, 간호사와
주치의에게 부탁하니 오전 중에 중요한 검사 하나를 할 수 있으니 그것을
먼저 하고 피검사 등은 오후에 받으면 된다고 했다. 하루 중 오후를 모두
썼다. 그래도 하루에 검사를 받았으니 다행이다. 그 중 아직도 기억이 남는
것은 어머니의 폐활량 검사였다. 어찌나 폐활량이 안나오시던지. 그리도
담배를 끊으라 말씀 드렸건만 ... 흠 ... 놀려드렸다. 안그래도 아들한테
미안하셨던지 그 마음이 조금은 풀린 것 같았다.

입원 후 이틀 있다가 수술 했다.

간단한 수술이라고 의사가 거듭 말씀해주셨지만, 막상 수술실 앞에서면
참... 마음이 약해진다.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대기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술실 안에서의 그 느낌을 알기에 대기실에서의 기다리는 시간은 참... 거지같다.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고 해도 수술 당일에는 역시 옆에서 이것저것 챙겨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은 내가 직접 수술을 해보았으니 그 불편함을 몸소
알았던 것이다. 수술 당일 집게 가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그저 귓잔등으로흘리고
옆 보호자 간이 침대에서 잠을 잤다. 피곤해서 잠이 잘 올 것 같았지만...
자다깨다 자다깨다 많이 설쳤다. 역시 나의 잠버릇...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잘 못자는
버릇은 고약하고 불편하다. 어디든 내가 있는 곳이 집인데 말이다.

간호사가 허리 마취를 하셨기에 수술 후 12시간은 몸을 움직이면 안된다고 특히 머리를

들면 안된다고 베개도 사용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래서, 간만에 아들 노릇 하겠다고
작정하고 소변통도 준비했다. 어머니는 소변이 마려우셨던지 자꾸 뒤척이신다. 하지만,
아무리 아들이라고 해도 그것은 아닌지... 간호사의 신신당부를 귓잔등으로 흘려들었다.
결국 아예 참는 것보다 병실 안에 있는 화장실에 얼릉 다녀오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그래야 방귀도 빨리 뀌고 물이라도 먹을 수 있을테니. 화장실 가려고 어머니를 일으켜
세웠더니 같은 병실의 다른 환자들이 난리를 친다. 곧 머리 아플거라고. 허리 마취를
하고 난 후 12시간 전에 머리를 들면 두통이 장난아니라고 겁을 준다.
처음에는 좀 걱정스러웠지만,
곧 어머니와 나는 그 소리들을 모두 귓잔등으로 흘려들었다.
가지 않으면 그대로 볼 일 보라고?
입장바꿔 생각하면 나라도 두통이 나을 듯 싶었다.
최대한 빨리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을
목표로 행동반경을 계획세우고 실행했다.
결국 두통은 오지 않았다. 거~ 보시라우요.

여전히 병원의 입원과 수술, 퇴원 게다가 주치의를 만나 살뜰한 상담을 받는 것은 힘들다.

병원의 가장 큰 아쉬운 점이다. 그래도 2인실 병동 밖에 없다고 했다가 입원 당일 5인실
병실이 비어졌다고 하여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시리 부담스레 생각하실
어머니였기에 말이다. 그런데 가끔 얄밉게도 생각이 든다. 그렇게 아들 고생시켰다는
말씀을 하시려면 처음부터 건강에 신경을 당신이 먼저 쓰면 얼마나 좋을꼬...라는...

아무튼 이래저래 수술은 잘 끝났다.

5월과 6월 휴가를 몇 일을 썼다. 회사에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삶의 우선순위로 본다면
당연한 걸. 좀 더 열심히 일하면 될테야. 쿨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머니한테도
짜증이 좀 났다. 모든 것에 큰 의욕을 보이시지 않으니. 쩝. 그래도 짜증은 내지말자.
내어봤자 결국 둘 모두 마음이 상하는걸. 혹여 짜증내서 내가 싫어한다고 병을 숨기면
더 큰일이다. 소우 쿨~. 그 생각을 하면서 어머니께 한 마디 했다.
'나이 많이 들면 아픈거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 아프면 아프다고 하세요~ 숨기지 말고.'
'돈도 별로 비싸지도 않으니까' 속으로 한마디 더 했다. '편하게 삽시다~'^^

그런데, 삼성동에 있던 병원이 신내동 봉화산 근처로 이사가서 ...

병원 다니기가 참 ... 거시기 하다.
차 살 이유 하나 추가했다.
이유는 수 십가지인데 언제 살거야?ㅋ

by 왕마담 2011.06.22 13:08
| 1 2 3 4 5 6 ··· 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