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플라멩코'를 처음 접했던 곳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여행했을 때다. 약 한 달 간 신나게 걷고 마드리드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생소하기만 했던 '플라멩코'를 꼭 봐야할까? 싶었지만 그래도 스페인에 왔는데 ... 라는 생각에 여러 사람들에게 안 되는 영어와 바디랭귀지를 총 동원해 가장 유명하다는 플라멩코 Bar를 찾아갔다.

 

그곳은 식사나 음료 혹은 와인이나 맥주 등을 마시면서 플라멩코 공연을 보는 곳이다. 좀 일찍 도착해서인지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자리를 앉아 와인을 홀짝이며 조금은 지루하고 피곤한 몸으로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이윽고 분명 아줌마와 할아버지 그리고 젊은 청년이 단상을 올라갔다.

 

뭐지??? 싶었다. 곧 할아버지는 노래를 불렀고 주변으로 기타와 비슷한 악기로 음악을 연주했는데 전혀 춤출 수 있을 거 같지 않았다. 음악 때문에 흥에 겨워 나오는 몸짓이 춤이 아니던가? 하지만, 곧 무용수들의 사파테아도(플라멩코 슈즈로 구두 발끝과 발꿈치로 마룻바닥을 세게 또는 가볍게 차는 기교)가 힘차게 울리자 마자 빠져들기 시작했다.

 

 

[가장 마음을 설레게 했던 공연단 사진, 아름다움과 매력이 공존하는~ 까오~^^]

 

 

음악이 주를 이루고 춤이 그 속에 녹아들 줄 알았는데 그 예상을 한참 빗나갔다. 춤이 음악을 완성시켜 주고 있는 듯 보였다. 사파테아도와 엇 박자의 박수, 그리고 캐스터네츠를 통한 리듬은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며 긴장시키고 시원한 쾌감을 안기기도 했다. 또한 발레와 비슷하기도 한 느리며 절도있는 우아한 동작은 멋을 가미시켜 주었다.

 

아줌마들과 청년 한 명에게 한 눈에 '' 갔다고나 할까! 뭐랄까... 참 이유를 말하기가 어렵지만... 스토리와 사연을 춤으로 표현해내는 듯 보였다. 사람의 감정을 팽팽하게 응축시켰다가 풀어주기를 반복했다. 이렇듯 내 안의 에너지를 갖고 노는 춤사위가 신기했다.

 

어느 날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 공연 예매 알림을 봤다. '~ Bar에서 본 댄서들이 그 수준이었는데 이런 국립 공연단은 어느 정도일까?' 궁금했다. 보고 싶은 열망 곧.... 카드를 꺼내게 만들었다. 사실 예매 후부터 기다려지는 공연 중 하나였다. 스페인 현지에서 구경했던 그 열정적인 열망을 또 불러낼지 알았기 대문인 듯 하다.

 

 

[귀여워 보이는 플라멩코 사진^^]

 

 

역시나 첫 시작부터 군무로 시작된 발레단의 '플라멩코'는 강렬했다. Flamenco 라는 이름은 스페인어로서 불꽃을 뜻하는 'flama'에서 비롯된 은어라고 한다. 불꽃과 같이 강렬하지만 리스크가 존재하는 긴장을 함께 공존하는 느낌을 잘 표현하는 단어같다.

 

예상은 들어 맞았다. 현지이기는 하지만, Bar에서 봤던 모습과는 차이가 많았다. 젊은 사람들로 구성된 공연단의 플라멩코는 그때 봤었던 공연을 훌쩍 뛰어 넘었다. , 내 감정과 신체의 긴장을 주었다가 다시 이완시키고, 시원하게 만들고도 또한 클라이막스를 위한 지루함이 그대로 전달됐다.

 

무엇보다 댄서들의 몸 자체가 무척 아름다웠다.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들까지 군살 하나 없어 보이는 그 몸에서 관능적이었다가 우아함을 같이 표현해내는 모습은 발군이었다. 발레와 비슷한 동작과 박자를 맞추는 발동작과 캐스터 넷츠, 엇박의 박수 게다가 그들의 화려한 의상까지 제대로였다.

 

 

[공연 현장, 우측 아래 사진은 스페인 마드리드 플라멩코 Bar에서 찰칵^^]

 

아쉽게도 발레단이라는 이름때문에 '발레'를 기대했다면 실망했을 수도 있을 듯 하다. 물론 중간에 이 공연단의 성격으로 플라멩코 외에 현대 무용이나 발레같은 춤이 함께 했다. 하지만, 아예 한 가지만을 전문적으로 추는 모습과는 달랐다. 플라멩코와의 함께 하는 무대로서의 모습이 완벽해 보였다.

 

흔히, 플라멩코는 집시의 애환을 담은 춤이라고 한다. 확실히 춤 자체가 마냥 흥겹지만은 않다. 몸짓 자체에서 슬픔과 기쁨, 환희가 공존한다. 또한, 투우사의 기백을 보여주기도 하며 여성이라도 다른 춤들과는 달리 남자의 리딩에 의존하지 않는다. 때론 부딪혀 긴장하고 때론 함께 즐거움을 표현한다.

 

이렇듯 춤만으로 구성된 공연을 본 것은 처음인 듯 했다. 처음에는 재미 있을 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좀 지루해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우려였다. 1시간 50분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흠뻑 빠져 있었다. 공연 기간이 11 6 ~ 10일까지로 너무 짧았던 것이 아쉬웠다. 여유가 좀 더 있었다면 또 보러 갔을 텐데. 다음 공연이 벌써 기다려진다.

 

 

[첫 장면이 2막의 시작, 매우 강렬함^^ 감탄이 절로~^^]

 

by 왕마담 2014.03.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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