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구글]

 

 

1.

지난 시간 모더니즘 문학 사조를 공부한 이후 프란츠 카프카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본 시간을 가졌습니다. 프라하 여행에서 직접 카프카의 생가를 방문했던 적도 있었지만 유독 관심이 가지 않는 작가였죠. '하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심 조이스에 대해 더 알고 싶기도 했어요.

 

모더니즘 문학 사조에 가장 들어 맞는 작가는 바로 프란츠 카프카라는 말을 듣고 그의 책을 읽었습니다. <>(웅진씽크빅)은 분량으로 놀래키더군요. 난해한 내용이 복잡하기도 해서 짧은 시간 이해하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바로 <변신/시골의사>(세계문학전집)라는 책을 손에 들었죠.

 

책이 아닌 문학 블로그 등에서 자주 보던 <변신>의 첫 구절,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잠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추응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다짜고짜 어떤 설명도 없이 바퀴벌레 같은 해충으로 변했다니.... 무관심이 호감 이상의 관심으로 바뀐 순간이었지요.

 

 

[프란츠 카프카]

 

 

2.

모르면 전혀 인식할 수 없다고 합니다. 카프카에 관심이 가는 순간 그의 성과물들이 얼마나 대단한 성과로 칭송되는지 알 수 있었죠. 밀란 쿤데라, 에리히 프롬, 알베르 카뮈 등 이름만 들어도 고전 문학의 걸출한 작가들 모두 그의 위상을 드높이며 연구하고 관찰하고 깊이 다시 읽으며 자신의 철학을 세우기 바빴습니다.

 

어떤 점이 그의 작가적 위대함을 보여 주는 걸까요? 다시 <변신>의 첫 문장을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는 어떤 설명도 없이 단 한 문장으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이어갈 긴장감을 발생하고 증폭시키죠. 또한 리얼리즘적인 묘사를 하면서도 내용은 환상적 이야기입니다.

 

간결하게 사실주의 시대 작가들도 혀를 내둘러 칠 묘사를 하는 카프카는 최소한의 단어로 정확한 정황을 포착하는 솜씨가 일품이죠. 환상적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스토리가 함께 합니다. 관찰력과 표현력에 이어 세상사에 대한 진실에 있어 깊이 있는 이해를 하는 작가라 부를 수 있죠.

 

 

 

 

3.

카프카의 일상은 오직 문학을 위한 시간으로 점철되었습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근무한 후에는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한 후 산책을 하죠. 이후 새벽까지 글쓰기가 계속 되었다고 합니다. 회사에서도 인정받았다고 하니 맡은 의무나 책임을 허투루 하는 사람은 아닌 듯 하네요.

 

새벽에 글을 쓸 힘을 위해 살면서 보편적인 즐거움이라 말할 음악, , 술 등의 기쁨을 포기합니다. 머릿속에 들어 있는 세계관을 토해내 듯 썼죠. 허위의 세계를 뛰어 넘어 진실에 도달하려는 의도의 표현입니다. 카프카에서 문학과 삶은 대립이 아닌 문학이 곧 삶이죠.

 

카프카의 작품은 수수께끼의 연속이라고 말합니다. 왜 그렇게 썼는지 이유를 알 수는 없죠. 하지만, 창작할 때의 진지함과 출판을 꺼리고 3대 장편소설과 중요한 단편소설을 포함한 걸작들을 불태워 없애달라는 유언을 보면 수수께끼 같은 문학을 통해 진실이라는 또 다른 수수께끼에 다다르기 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읽기 편했던 단편 모음집]

 

 

4.

모더니즘의 발생 원인 중에는 구속되어 있고 조직화 되어 있는 모든 것들에서 해방되고픈 욕망이 있다고 하네요. 그렇게 보면 난해하기 짝이 없는 카프카의 문학은 확실히 대표 주자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진실에서 역설로, 의미가 전이되고, 인용의 왜곡과 반전이 일어나며, 통상적인 의미가 사라지는 그의 작품이죠.

 

카프카는 늘 인식하지 못하는 진실을 의식한 듯 보입니다. 인식하지 못하는 한 그 곳으로 도달할 수 없죠. 사상적 발언과 감각적 지각이 늘 제한적인 표현으로 기술되거나 의문시되는 특징이 출발점입니다. 또한, 현실과 꿈을 동일한 세계로 처리하죠. 일상의 현실을 변형하여 현실에서 신비를 창조해냅니다.

 

그의 꿈 세계는 내면을 말해요. 관찰이 불가능한 내면세계는 체험될 뿐 묘사할 수는 없습니다. 꿈과 같은 서술 형식은 묘사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최상의 수단일지도 모르죠. 이러한 서술형식은 곧 비유적 표현을 말합니다. 카프카에게 비유는 파악할 수 없는 것은 파악할 수 없다고 표현하는 것이죠. 혼란 그 자체가 표현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5.

<변신/시골의사>은 단편집 모음 책이죠. 이중 마음을 사로 잡은 글은 <변신>, <돌연한 출발>, <콘도르 독수리> 입니다. 변신은 개인적 생각으로는 카프카 자신의 트라우마를 작품으로 표현한 듯 했어요. 특히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가족에게 소외된 그를 간접적으로 본 듯 합니다.

 

<돌연한 출발>은 단 2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글입니다만, 강력한 힘을 갖고 있어요. 자신이 평소부터 어떤 구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각별히 조심해야 할 듯 했습니다. 제가 그랬죠. 당장 저를 묶고 있는 것들을 떨쳐내고 어떤 길을 떠나야 할 거 같은 감정이 들었습니다.

 

<콘도르 독수리>는 선생님에게 설명 듣기 전까지 그런 뜻이 숨어 있을지 짐작 못했어요. 내 발등을 쪼아대는 독수리, 결국 내 속으로 들어와 죽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도 불현듯 나타나 상처를 내게 되는 삶의 부딪힘 들을 표현했어요. 마치 카프카 그 자신이 지나온 길에서의 상처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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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마담 2015.06.03 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