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요즘 자연스레 비평이나 평론가들의 시선이 궁금했습니다. 예술의 내용 보다 어떻게 전달되는지 형식이 중요하다고 말한 <해석에 반대하다>라는 책을 지은 수잔 손택 읽기는 많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어요. 15살이나 16살에 명문 버클리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이후 하버드, 파리대학, 옥스퍼드, 소르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교에서 수학했어요. 하위문화로 취급되어 온 문화적 현상을 소위 고급문화와 견줄 수 있는 지위를 부여했다. 해박한 지식과 비판적 관심으로 문학, 연극, 영화, 사진 등에 걸친 평론 뿐만 아니라 소설, 에세이, 희곡, 시나리오 등의 저작은 지성인들의 관심을 집중 시켰어요.

 

이 대목에서 우선 문화예술의 섭취에 놀랐습니다. 또한, 걸출한 성과의 평론이나 작품들을 꾸준히 써왔다는 사실에 마음이 동요했어요. 근래 다방면에 대한 문화예술 관심이 부담스러웠습니다. 하나라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 자꾸 이것도 저것도 접하고 싶은 마음에 '집중하자'며 호기심의 확장을 막으려 했기 때문이죠.

 

 

 

 

2.

 

수잔 손택은 어떻게 문화예술의 여러 분야와 인권과 사회 문제에도 탁월한 감각과 시야를 넓혀왔을까 궁금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본인의 흥미와 호기심을 채우는 데 무척 적극적인 기질이었어요. 또한, 모든 음악을 다 듣고, 모든 미술 작품을 다 봐야 하며, 모든 위대한 문학작품에 정통해야 한다는 엄청난 갈망이 따랐습니다.

 

예술을 제대로 이해하겠다는 의식을 가진 손택은 읽고 싶은 책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읽은 후에 표시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모은 장서가 무려 1 5천권이고, 미술과 건축, 극장과 춤, 철학과 정신의학, 의학과 종교의 역사, 사진, 오페라 등을 다룬 책들이죠. 또한, 스크랩하는 고질적인 습관으로 인해 책에는 신문스크랩이 가득 끼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막연하게 문화예술을 동경하던 ''를 반성케 하더군요. 시간을 일부러 나서라도 관심의 영역에 대해 실질적 지식을 채워야 하나, 영역의 원은 넓지만 그 안은 텅텅 비어 허무한 지금의 ''와 다른 손택의 열정에서 어떻게 걸어야 할지를 봅니다. 이 사람을 알면 그 만큼 궁금해졌어요.

 

 

 

 

3.

 

행동하는 지성인으로서 그녀의 행보 또한 거침 없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의 허위, 미국의 은폐된 역사, 아메리칸 드림의 실상을 <파르티잔 리뷰>에 비판을 기고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어요. 국제 펜클럽 미국지부 회장을 맡을 시기인 1988년에는 서울을 방문해 한국 정부에 구속문인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인도 출신의 작가 '살만 루시디'가 이슬람을 비판한 '악마의 시'로 이란 종교당국으로 부터 사형선고를 받자 미국 문학계의 항의 운동을 주도했죠. 사라예보 내전 시기인 1993년에는 전쟁터인 사라예보에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막 올려 인간성을 고취시키려는 노력을 합니다.

 

문화예술을 인간의 삶 속에 녹여내려는 노력이 보였어요. 단순히 감상하고 즐기는 그 이상의 활동입니다. 사실 재미있게 관람하거나 감상하며 본연의 인간성에 호소하기만 해도 세상은 좀 더 여유롭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어요. 생계가 충족되어도 이겨서 돈과 권력 등이 우선인 경쟁시대에서 인문주의를 어떻게 전파하고 싶어했는지 보입니다.

 

 

 

 

4.

 

무덤가 산책을 자주 했다는 그녀의 얘기를 들었어요. 우리는 묘지가 항상 지방의 음침한 어떤 곳에 있지만, 유럽은 대도시 안에 같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리의 몽파르나스에 그녀가 안치된 이유는 아무런 유언도 남기지 않았기에 아들이 가장 사랑하던 도시의 공동묘지로 모신 이유라고 하네요.

 

그녀는 죽음을 두려워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삶의 애착을 가졌죠. 41살 유방암이 발병되어 불치병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시에도 성공률 10%가 되지 않은 수술을 결정하고, 강인한 의지로 그 불치병을 이겨냅니다. 생명을 연장하는 일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체계적으로 밟아 나갔어요.

 

71살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도 본인이 죽는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기에 유언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조금의 피곤함에서 나만의 비전이라고 믿는 공부가 흔들리는 제 모습이 참 가소로워 보이더군요. 위대한 사람이 따로 있지는 않을 텐데. 나의 의지력은 손택에 비하면 참 약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5.

 

손택의 사유는 삶으로부터 시작되죠. 본인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 철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지금 겪고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라 하지만 강한 영혼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있는 그대로 볼 수 없습니다.

 

'손택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주제로서 첫 강의를 들었는데 생각 외로 큰 사람을 만난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지식과 시선은 둘째치고 그녀가 갖은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에 대해 만족스럽습니다. 내면의 열정에도 질이 다른 듯 느껴졌죠. 의지적 측면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같이 읽을 책 <우울한 열정>에 나오는 7명의 문화예술가들은 거이 모르는 사람이죠. 기대되는 바는 수잔 손택이 바라보는 이런 문학가나 예술가 그리고 작품 등에 대한 시선과 사유가 어떨지 무척 궁금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나의 시선 또한 넓힐지 그녀를 통해 깨닫길 바라며 다음 강의를 기대하게 되네요.

 

by 왕마담 2015.05.2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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