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다수의 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저도 감상 전 스포를 증오하는 바, 아직 보지 못하신 분 중

스포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는 게 마음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

 

 

 

 

많이 끌리지는 않았지만, 음악 감상실과 비슷할 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 <쎄시봉>을 봤습니다. 지금까지 쎄시봉이라는 이름은 윤영주와 송창식씨가 포함된 트리오나 듀엣으로만 알았는데 음악 감상실이었네요. <토토가> 90년대 복고 열풍 전부터 쎄시봉의 70년대 포크 음악에 대해 심심찮게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몇 곡의 노래 외에는 크게 관심이 가지 않는 장르 중 하나였어요. 무슨 생각으로 이 영화가 보고 싶었는지 몰랐습니다. 단지 좋아하는 음악이며 메가박스 코엑스의 상영관 중 음향시설이 좋은 M2관에서 한다는 게 큰 매력으로 여겼던 듯 해요.

 

젊은 송창식(조복래씨)이 쎄시봉 무대에 처음 서며 부르는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 나오는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을 들으면서 푹 빠지게 되더군요. 아무래도 성악을 배우는 입장에서 훅 끌리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후 라이벌 의식이 생긴 윤형주(강하늘씨)의 미성이 비교되며 화음을 이루게 되더군요.

 

 

 

테너와 고음의 미성, 이 둘 사이를 중재하는 역할은 주인공 오근태(정우씨)의 중저음입니다. 실제 메스컴을 타지 않았던 쎄시봉의 한 인물을 토대로 만들어진 가상이지요. 이들의 사이 민자영(한효주씨)이 끼어들면서 초반부는 경쾌한 음악의 흐름과 같은 재미를 선사합니다.

 

쎄시봉의 변화와 오근태와 민자영의 아기자기한 연애 얘기의 중반을 지나면서 영화는 급하게 무거워져요. 배우로서 성공하고 싶은 욕망에 유명 영화 감독과의 결혼을 택한 민자영을 중심으로 오근태의 실의가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는 쎄시봉의 대마초 사건이 결부되죠.

 

왜 오근태가 이들의 이름을 대었는지는 영화 종반부에 나오게 됩니다. 심히 짐작되는 이야기죠. 민자영을 보호하기 위한 이야기... 격한 오열이 서로를 휘감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 공감이 떨어졌습니다. 이왕 허구로 만든 이야기 조금 더 이들을 휘감을 수 있는 스토리를 엮었다면 어땠을지 아쉬웠어요.

 

 

 

하지만, 1990년대로 시간이 넘어 오면서 나오는 김윤석, 김희애씨는 무척 반가웠습니다. 정우와 한효주씨의 이미지를 그대로 이은 연기를 통해 낯설지 않게 캐릭터에 녹아 들도록 만들더군요. 김윤석씨의 절제된 감정을 표현하는 역할은 언제 봐도 일품으로 여겨집니다.

 

TV <불후의 명곡>에서도 몇 번 들었던 적이 있었던 <하얀 손수건>,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이젠 잊기로 해요>, <조개껍질 묶어> 등의 포크송이 듣기 좋았습니다. 이 노래들과의 추억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을 듯한 영화 <쎄시봉>이었습니다.

by 왕마담 2015.02.1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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