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 홉킨스 대학의 리처드 맥시 교수의 서재]

 

 

 

뒤적거리다 만 책을 빼고는 한 해 총 18권을 읽었습니다. 한 달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접했네요. 독서 모임을 하다 보니 얼마간 강제성도 있어 이 정도이니 만약 나 혼자서 본다면 얼마나 줄어들었을까 걱정스런 마음이 듭니다. 올해는 한 달에 두 권 총 24권을 읽는 게 목표인데 벌써 1 11일 손에 든 책은 진도 나갈 생각을 못하니 아쉽네요.

 

양도 중요하긴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제대로 읽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기억으로 남는 게 전혀 없다면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아쉽잖아요. 핵심만이라도 제대로 알자는 각오로 읽다 보니 진도가 더디긴 합니다. 그래도 양보다는 질, 하지만 한 달에 두 권.

 

0. 읽었던 책들

 

비소설 어떻게 배울 것인가 by 존 맥스웰

소설 등대 by 자크 아탈리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by 줄리언 반스

소설 햄릿 by 셰익스피어

비소설 성찰하는 삶 by 제임스 밀러

소설 리어왕 by 셰익스피어

비소설 어떻게 살 것인가 by 사라 베이크웰

소설 베니스의 상인 by 셰익스피어

비소설 수상록 by 몽테뉴

비소설 다상담 by 강신주

비소설 감정수업 by 강신주

비소설 다윗과 골리앗 by 말콤 글래드웰

비소설 호미 by 박완서

비소설 삶을 변화시키는 질문의 기술 by 마릴리 애덤스

비소설 내릴 수 없는 배 by 우석훈

비소설 인문학의 꽃, 역사를 배우다 by 로버트 V.다니엘스

비소설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 by 이승수

비소설 철학을 권하다 by 줄스 에반스

 

 

 

 

10. 비소설. 내릴 수 없는 배 by 우석훈

 

<88만원 세대>를 썼던 경제학자 우석훈씨가 2014년에 쓴 책입니다. 세월호 침몰 사건을 통해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짚어 냈어요. 아직 다른 책을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생태경제학'이라는 전공을 보면 저자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경제적 지식을 밀어 넣는 책을 쓴 듯 합니다.

 

세월호 사건을 '참사' 잊히기 전에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면밀하게 관찰했어요. 조선 왕국인 우리나라가 왜 일본에서 이 배를 수입했어야 하는지를 따지며 경제적 관점을 얘기합니다.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의 책임감이 비행기장과 스튜어디스들에 비해 떨어지는 이유를 보면 긍정할 수 밖에 없었어요.

 

문제점을 얘기하면서도 모범적 사례를 꺼내 국가에서 관리해야 할 기업의 조건을 묻습니다. 국민의 안전이 중요한 일에 대해 회사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가용할 수 없는 일이죠. 이 책을 읽으며 세월호의 참사에 대한 비극이 부른 사회적 구조와 문제에 대한 이해에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9. 비소설. 호미 by 박완서

 

'담담한 고백 속에 묻어 있는 진심'이 무엇인지 고민하게끔 했던 산문집 <호미>는 가슴을 울렸습니다. 어찌 보면 박완서선생님의 다른 책에서도 이런 의미를 읽을 수 있을 듯 해요. 1975년 불혹의 나이로 등단한 이후 일상을 세밀히 관찰한 눈으로 이면의 진실을 소설을 썼기 때문입니다.

 

책 제목이 <호미>인 건 산문집 중에 있는 한 편의 글, 호미 예찬에서 비롯됐어요.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농기구 중 하나입니다. 자연의 작은 꽃 하나 나무 잎 하나와도 말하는 그녀에게 김매기를 할 수 있는 호미는 어쩌면 글과 같을 지 모르겠어요. 꽃밭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김매기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글쓰기 때문입니다.

 

위안을 주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다는 저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어요. <마음을 담은 편지>라는 컬럼인지 편지인지 정체를 잘 모르는 글을 몇 년째 월요일마다 보내고 있는 제게 그녀의 글은 본보기를 보여 줍니다. 삶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주었다는 어진 글의 소망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네요.

 

 

 

 

8. 비소설. 철학을 권하다 by 줄스 에반스

 

철학을 기술로 접근한 책입니다. 저자는 사회불안장애와 우울증으로 많은 고생을 했어요.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새로운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고 담담하게 고백합니다. 받았던 치료와 비슷하다는 고대 그리스 철학을 공부하며 일상 속에서도 해당 개념을 사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네요.

 

어느 하나의 철학을 지지 하지 않습니다. 각각의 서로 다른 개념 심지어 라이벌에 파벌까지 이뤘던 개념을 모두 다루었어요. , 일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혜라면 어느 누가 주장했던 써먹기 위해 기술적으로 접근했습니다. 더불어 철학자가 어떻게 살았는지 궤적을 쫓는 재미도 있어요.

 

무의식적인 믿음을 관찰하여 바꿀 수 있는 '소크라테스 방법론', 스토아 학파를 통해 본인이 직접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하여 대하는 '회복 탄력성', 헤라이클레이토스가 권하는 사색 기술인 '큰 그림 효과' 등은 제게 직접적인 도움을 준 철학이자 기술입니다.

 

 

 

 

7.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by 줄리언 반스

 

노벨과 공크르 문학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생각보다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분량은 약 150여 페이지 정도로 짧은 편이며 쑥쑥 읽히나 의미를 단번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살아남은 자가 역사를 지배한다'는 말이 떠오른 결과입니다. 어느 날 받은 편지 한 통으로 주인공 토니는 어렸을 때의 기억을 하나씩 끄집어 내죠. 대칭의 또 다른 주인공 에이드리언과 만나는 순간마다 비교되는 기억의 진실은 역사적 관점까지 비꼬는 힘을 갖고 있는 듯 느꼈습니다.

 

존버 정신으로 똘똘 뭉친 토니에게 더 정이 가는 건 어떤 이유때문일까요?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기억 역시 객관적이기보다는 내게 편할 주관으로 똘똘 뭉쳐 있을 테죠. 한 국가의 역사마저 이와 비슷할 것입니다. 진정한 진실과 기억에 대해 회의해보고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준 소설이 됐네요.

 

 

 

 

6. 비소설. 다상담 by 강신주

 

무엇보다 '혼자살기'에 대해 무쟈게 반성하게끔 만든 책입니다. 어린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자기 자신에게만 함몰되어 있는 상태를 꼬집었기 때문이죠. 그건 사랑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배치로 보였습니다. ''에게서 나온 사람만이 타인과의 교감이 중요한 사랑에 대해 동의할 수 있겠죠.

 

<사랑, , 고독>에 대한 부제가 함께 있는 1권만 읽었습니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의 한 코너에서 시작한 상담이<벙커>라는 특강 프로그램을 거쳐 책으로 엮이게 됐죠. 철학을 손에 쥐고 두리뭉실한 상담이 아닌 돌직구를 날리는 스타일로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용기'라는 힘을 얻었어요. 관계에 있어 이런저런 합리화를 통해 다가가지 않았던 적이 많았는데 그것들 모두가 용기가 없었다는 사실을 받아 들일 수 있었습니다. 실제 책을 통해 이성과의 만남에 있어서도 앞날을 걱정하기 보다는 지금의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하게 되었어요.

 

 

 

 

5. 소설. 리어왕 by 셰익스피어

 

인간 본성과 가족에 대한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만든 책, <리어왕>입니다. 어이없는 질문과 아첨으로 자신의 재산을 딸들에게 물려주죠. 막내딸 코델리아만이 당시 진정성있지만 정치력이 없는 대답으로 무일푼으로 프랑스 왕과 결혼하게 됩니다.

 

재산을 물려준 두 딸에게 번갈아 가며 살기로 결정한 리어왕은 곧 버림받는 신세가 되어 광인으로 변하게 되죠. 이 어처구니 없는 인물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을 담고 있습니다. 단물이 곧 단검이 되어 나를 찌른다고 하여도 입에 발린 소리를 좋아하는 나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아버지를 버리고 자매끼리 칼을 맞대고 싸우는 등 돈과 편의 앞에 가족의 의무도 등한시하는 세태는 그때 역시 별다를 게 없었나 봅니다. '참 말도 안 되는 얘기다'라고 말할 수 없는 인간성을 보여주기에 셰익스피어가 왜 대단한 작가로 손꼽히는지 알 듯 하네요.

 

 

 

 

4. 비소설.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 by 이승수

 

어찌 보면 박완서선생님의 <호미>와 비슷한 이유로 손꼽히게 됐을 책입니다만, 훨씬 더 강렬하게 받아들여 순위가 높습니다. 나의 삶에 있어 감명 깊은 순간을 남기기 위한 도구인 글쓰기에 대해 칭찬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문학을 얘기하지만, 결국 삶을 말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세계 문학과 그림, 시 등을 통해 저자들의 삶이 어떻게 작품으로 남았는지 보여주죠. 주제 역시 다양합니다. 불안, 아픔, 슬픔 등은 물론이고 여행, 전장, 풍류 등의 경험 역시 문학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려주죠. 거룩한 것이 아닌 우리네 바로 옆에 있는 문학으로의 접근에 대한 시각을 주어 고마웠습니다.

 

 

 

 

3. 비소설. 삶을 변화시키는 질문의 기술 by 마릴리 애덤스

 

덕분에 삶이 변화되는 걸 느낍니다. 올바른 질문이 올바른 답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자주 내면의 평화를 깨게 될 심판자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이나 사건, 이벤트에 닥치면 '심판자의 길' '학습자의 길'을 선택할 수 있죠.

 

거기에 도움을 주는 게 바로 질문의 힘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상황에 대해 '누구 탓이야?'라던가, 누군가 내게 지적을 했을 때 '나를 싫어하는가?', '잘못했나?' 싶은 것들이 심판자의 질문입니다. 반면 '이 상황에서 배울 수 있는 게 뭐지?', '내가 원하는 건 뭐야?'라는 등은 학습자의 질문이죠.

 

이 하나 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은 책입니다. 쉽게 판단에 빠지는데 관찰로 돌려 내 자신이 그 상황에서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질문해 볼 수 있는 여유를 얻었어요. 책의 말미에는 '질문사고 워크북'을 통해 7가지 질문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이를 통해 성장을 위한 변화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겁니다.

 

 

 

 

2. 비소설. 다윗과 골리앗 by 말콤 글래드웰

 

말콤 글래드웰은 피터 드러커나 파올로 코엘료, 알랭 드 보통과 함께 좋아하는 저자 중 한 명입니다. 만시간 법칙을 다룬 <아웃라이어>를 읽으며 푹 빠졌어요.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이라는 적나라한 부제를 갖고 있는 책, <다윗과 골리앗> 2위입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지금 갖고 있는 한계가 진정한 한계인지 고민해볼 수 있었죠. 그리고 내게 있어 강자란 누구인지 고민해볼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제게 있어 강자란 개인 시간을 뺏고 억압하는 요소라고 생각했어요. 강자가 누구고 이기고 싶은 현실이 두리뭉실해서 학습에 대한 효과는 떨어졌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1위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하지만, 약점과 역경 그리고 쉽게 힘이라고 규정하는 권력이나 권위 등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 어떤 일을 진행하는 데에 맞닥뜨린 한계를 보면 저자의 생각처럼 바꾸어 생각해볼 시선을 하나 얻었다고 할까요? 말콤 글래드웰에게서 가장 배우고 싶은 능력입니다.

 

 

 

 

1. 비소설. 어떻게 살 것인가 by 사라 베이크웰

 

몽테뉴의 대표작 <에세(수상록)> 속의 지혜 20가지를 뽑아 정리한 책입니다. 수상록도 읽기는 했지만 어려워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 책은 무엇보다 잘 읽혔어요. 속에 든 내용도 가볍지 않아 또한 즐거웠습니다. 저자는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며 다방면의 책과 친하게 지내며 글쓰기 자체가 습관이었다고 하네요.

 

첫 장인 '죽음을 걱정하지 마라'를 읽으며 감동받았습니다. 가장 두려운 죽음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이유를 몽테뉴의 낙마 사고를 통하여 친절하게 알려줘요. 그의 체험상 죽음으로 이르는 길은 고통스럽지 않고 어느 때보다 평안한 상태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이상하게 '죽음이 편하다고?'라는 반문 보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두려울 필요가 없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사실 하나가 인생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긴장하기 보다는 기대하는 마음이 더 들었어요. 근원적인 두려움에 대해 조금 편안해졌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spirate pur, spirate(불어라 산들바람) by James D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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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마담 2015.01.13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