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다수의 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저도 감상 전 스포를 증오하는 바, 아직 보지 못하신 분 중

스포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는 게 마음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

 

 

 

 

유명한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을 이제야 봤습니다. 2007년부터 <빅 코믹 오리지널>에 연재 중인 아베 야로가 그린 만화를 바탕으로 만들었어요. 만화책은 아직 접하지 못했습니다. 2014 12 24일로 시즌 3의 마지막 편이 방송되었으며, 올해 1월 일본에서는 극장판이 개봉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베토벤 바이러스>와 비슷한 오케스트라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가 유명하여 한 번 봤다가 특유의 과장된 몸짓과 어투 등으로 실망만 대차게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후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좋아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는 선호하지 않는 편이죠. 사실 선입견이긴 합니다. 모든 작품들이 과장되지는 않기 때문이죠.

 

<심야식당>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짧은 상영 시간이었습니다. 드라마치고는 매우 짧은 30여분의 런타임이 보기 쉽도록 했어요. 그 짧은 시간에도 가슴을 찌를 듯한 감명이 인상 깊었습니다. 풍기는 분위기는 진지하기 이를데 없었죠. 1화를 보고 나자마자 이 드라마의 팬이 되었습니다.

 

 

[심야식당 오프닝]

 

 

드라마 한 편당 하나의 음식과 내면 속에 간직한 이야기를 갖고 연출했어요. 심야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내면의 그리움으로 간직한 추억을 주문한 음식으로 채워집니다. 그걸 가능토록 하기 위해 이 식당은 돼지고기국과 술(식당이기에 딱 3잔만 가능하다) 정도만 팔고 나머지는 주문식 요리죠.

 

이야기만큼 주된 메뉴인 요리는 매우 소박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빨간 비엔나, 계란 말이, 고양이 밥, 오차즈케, 감자 샐러드, 버터 라이스, 가츠돈, 달걀 샌드위치, 소스 야키소바, 정갱이 구이와 라면이 시즌 1에서 나온 요리들이지요. 혹시 본인의 추억이 깃든 음식들도 있습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버터 라이스'는 어렸을 때 먹어봤어요. 간장 조금 섞어서. 물론 비엔나 소시지도 도시락 반찬으로 넣어가는 날이면 대박 쳤습니다만 그리 많지는 않아 추억이랄 게 없었습니다. 주인공들의 추억 혹은 현재와 앞날을 채우는 이야기들 역시 우리의 그것들이 풍기는 감정을 많이 담은 듯 해서 공감을 일으키는 듯 했어요.

 

 

[식당의 주인이자 요리사, 마스터]

 

 

~ 식당은 자정부터 아침 7시까지 합니다. 그렇기 때문일까요? 손님들 역시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야쿠자, 권투선수, 스트리퍼, 탤런트 지망생과 고학생, 노처녀 삼총사 등이지요. 그들이 시키는 음식과 함께 풀어 놓는 이야기들은 때론 가슴을 찡하게 하며, 먹먹하게 하며, 또한 미소를 짓게 합니다. 음식처럼 말이지요.

 

독특하게 이 드라마는 매 회 연출 담당자가 바뀌더라고요. 같은 사람이 연속된 회를 건너 뛰어 맡기는 합니다. 풍부한 이야기의 소재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한 사람이 고심해서 만드는 건 맥락이 꾸준하여 좋지만, 이런 드라마의 특성은 참신하지만 깊은 진국이 우러난 이야기가 핵심입니다.

 

그 중심을 잡아주는 이가 식당의 주인이자 요리사인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이지요. 개인적으로는 그의 사연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그의 왼쪽 눈가에 일직선으로 그어진 칼의 상흔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회를 볼 때마다 의문스럽더군요. 무뚝뚝한 듯 하지만 손님 한 분씩 따뜻하게 배려해주는 모습은 서번트 리더십까지 떠올리게 합니다.

 

 

[은근히 중독있는 수다로 친근한 노처녀 삼총사]

 

 

단점이라면 뭐라도 먹고 싶게 만듭니다. 방송 시간도 자정이 넘었을 때니 본방 본 사람들은 더했겠지요. 특히 드라마가 끝난 후 게스트 캐릭터가 등장하여 요리를 설명하는 코너가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캐치프라이즈와 동떨어지게 마음은 채워도 허기는 채울 수 없는 점, 다이어트 중이라면 필히 유념해야 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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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마담 2015.06.20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