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던 사람들과 헤어져 혼자 길을 나선다는 것은 참 쉽지 않다. 카미노 길(산티아고 가는 길) 위의 혼란스러운 길을 만났을 때 의지되는 마음 그리고 누군가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많은 안도감을 준다. 그런 의지되는 평안한 마음을 버리고 다시 혼자 길을 나서는 것은 참 어렵다.

처음 부르고스에서 카미노 길을 시작할 때 만났던 친구들과 이틀 정도 함께 걷고 헤어졌을 때와 4 명의 스페인 친구들(사진의..)과 하루를 함께 걷고 헤어졌을 때, 그리고 한국인 동생과 함께 걷다가 헤어져 혼자 걷는 오늘이 그랬다.

낯선 길 위에 혼자라는 사실은 뭔가의 큰 부딪힘으로 다가왔다. 누군가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로움이 있는 반면 외로움과 혼란스러움이 더욱 커지고 내가 가는 길이 정말 제대로 가고 있는지 자기의심 역시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티아고까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다시 혼자 길을 나섰다. 그것은 얼마전까지 일상 속에서 아무런 소통없이 그저 함께라는 자체로 느꼈던 나의 값싼 평안함을 벗어나기 위해서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by 왕마담 2012.01.06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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