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낀 한산도]

 한산도의 망산에 올랐다. 님의 정신을 이어받으려는 많은 사람들
이 산에 올라 한산도를 감싸고 있는 방패와 창처럼 생긴 많은 섬들의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이곳에 홀로 오르니 산과 섬 전체에 나 혼자
있는 듯 하다. 길은 낯섬에서 어느덧 익숙함으로 열리고 있으며
익숙함은 낯섬으로 변하고 있었다.
 
 산 정상 즈음에는 잠시 땀을 식히라는 듯 소박한 정자 하나 서있다.
그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구분되어지지 않는다.
애초에 하늘과 바다 한 몸이었다는 듯. 두려움과 설레임의 첫 길 역시
애초에 한 몸이 아니었을까? 그 두 가지를 구분짓는 것 역시 인간의
욕망은 아닐런지. 혼돈이 변화고 변화 속에 질서가 보일 것이고 곧 그
또한 혼돈으로 변하는 것이 아닐까?
 
 숨이 가득차고 무릎이 아파온다. 하지만, 그의 넓은 마음을 닮은 듯
산은 시종일관 포근하다. 흙은 적당히 푹신하고 간간히 내게 다가오는
솔향은 바다내음을 닮았다. 그곳을 걷는 사람 나 혼자였다. 혼자 걸으니
나의 걸음을 내 마음대로 한다. 쉬고 싶을 때 쉬고 천천히 걸을 때 걷고
잠시 멈출 때 멈춘다. 그 누구의 걸음을 쫓아 걷지 않는다. 그저 내 마음에
동하는데로 걸을 뿐. 길은 그저 그곳에 있다. 길은 걸어야 나의 길이 된다.
 
 쓰면서 쉬고 쉬면서 쓴다. '나'는 나를 글로 남기고 있다. 글이 곧 삶이
되는 순간이다. 땀이 식어 몸이 차가워 질 때 다시 걷는다.
 
 무릎이 구부러질 때마다 허벅지가 떨려온다. 선착장 뱃소리가 들리더니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다가온다. 어느덧 허기 역시 다가왔다. 힘들수록
땀이 많아질수록 머리가 맑아진다. 일상을 생각한다. 어느덧 흐릿하던
하늘에 해가 보였다.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는 듯.


                   [망산에서 바라본 안개낀 주변 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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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휴가 때 한산도에 갔다가 망산을 올랐습니다. 산을 오를 계획은 없었는데,
문득 산행을 하고 싶은 생각에 올랐습니다. 홀로 산을 오른 것도 처음이었고 산에서
그 누구도 만나지 못했던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홀로 산을 걷는 사치를 마음껏 누렸습니다.
 
 한산도를 들어가는 방법은 배를 타고 가는 것인데 매 시간마다 통영여객터미널에서
다니니 그리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습니다. 저는 아침 7시 첫 배를 타고 갔습니다. 마침
날씨는 보슬비가 내렸고 흐릿하였습니다. 흐린 날씨에 기분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는데
멀리 안개에 둘러쌓인 한산도를 보았을 때의 포근한 기분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먼저 제승당과 수루, 충무사에 들러 이순신 장군을 만나고 마을의 버스를 타고 섬의
반대방향으로 드라이브를 즐겼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선착장으로 오는 것을 망산을
거슬러 온 것이지요. 등산길과 산책길 그리고 트랙킹 코스가 적절히 마련되어 있어
아주 기분좋게 2시간에서 3시간 정도를 걸을 수 있습니다. 산 정상 즈음에 가면 주변에
보이는 섬들과 바다는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멀찍이 보이는 한산도 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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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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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 위에서의 인증샷 (잘 안나와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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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마담 2010.04.2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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