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의 까를교, 산책길에서 한 컷]

 

 

 

프라하는 동유럽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도시 중 하나이다. 도시 전체가 '유럽의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불릴 만큼 문화유적들로 가득하다. 또한, 야경의 고요한 화려함은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가끔은 듣는다. TV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그런 불길에 기름까지 붙는 격이 되었다.

 

오를로이 천문시계와 까를교는 그 명성만큼 엄청난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돌다리인 까를교를 오후 시간에 방문한다면 발딛을 틈없이 사람들이 북적거려 고딕양식의 조각상은 커녕 다리 위의 악사나 화가들 구경하기도 어렵다. 천문시계는 어떤가, 매시 정각 벽시계에서 마치 인형이 공연하는 듯한 구경거리를 위해 광장을 가득 메우니 제대로 구경하기가 어렵다.

 

사람들에게 지친 나는 까를 교의 입구 앞의 수많은 사람들에 기겁하여 무작정 다리를 돌렸다. 강을 따라 산책길이 형성되어 있었다. 1~2Km 유유자적 걸어가며 슬슬 멀어지는 까를교와 우뚝 솟아있는 프라하 성을 바라보는 맛이 좋았다. 이름 모르는 각종 양식의 건물들과의 조우 역시 반가웠다.

 

 

[오를로이 천문시계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 매우 조금 모인 이례적인 날 (날씨가 좀 꾸리꾸리했다)]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기자 조금은 떨어져 있을 곳에서의 기타 연주 소리와 노래가 들렸다. 익숙한 팝송이 나오자 마음이 동했다. 천천히 그곳을 향해 걸었다. 보트나 배를 타기 위해 강으로 내려가는 선착장을 개조한 펍이 있고 거리의 악사가 음악과 노래를 안주 삼아 팔고 있었다.

 

다리도 쉴 겸 그곳으로 들어갔다. 갈증이 많았는지 시킨 맥주 한 잔을 벌컥벌컥 시원하게 들이켰다. (잠시 얘기를 돌려) 국가별 1인당 맥주 소비량은 체코(프라하는 체코의 수도^^) 20년 연속 1(2012년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정말 맛있고도 특유의 맥주 맛을 느낄 수 있다. 들리는 얘기로는 유럽 최고는 독일이 아닌 체코라는 소리가 있다.

 

프라하의 맥주 얘기(포스팅 예정)는 또 다음에 하기로 하고, 유명한 팝송들을 여러 곡 연주하고 노래 부르니 어느새 나와 비슷한 감성을 느꼈을 여행자들이 하나 둘 자리를 차지했다. 곧 기타 하나로 <ViVa La Vida>가 연주되기 시작됐다. 등골에서 시작하여 팔뚝까지 소름이 좌르륵 돋았다. 좋아는 하지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노래가 거리의 악사에게 기타 하나로 그것도 잘....

 

 

[이름 모를 펍에서의 맥주 한 잔하며 프라하 성을 감상, 미술관이 따로 없었다]

 

 

 

Viva La Vida 2008 COLDPLAY 4집 타이틀 곡이다. 워낙 유명하기에 리듬이 익숙하다. 스페인어이며 영어로는 Long live life라는 뜻이기에 '인생은 계속 지속된다'라는 말이다. '인생이여 만세'라고 번역되기도 하는데 더 마음에 든다. 가사는 어느 왕의 몰락을 다루었는데 밴드가 진실을 밝히지 않아 나폴레옹과 샤를 10세의 이야기라는 추측이 대세.

 

듣는 순간 내 마음도 '인생이여 만세'였다. 음악 한 곡 그것도 유명 아티스트도 아닌 거리의 악사와 기타 하나의 노래 한 곡으로 프라하 여행은 어느덧 가장 멋진 순간을 맞고 있었다. 특유의 유쾌한 선율에 몸을 맡겨 춤추고 싶었지만 .... 차마 그럴 용기는 내지 못하고 발과 머리로만 앉은 채 구르고 끄덕이며 박자에 놀 뿐이었다.

 

못추면 어떠하랴, 마음은 이미 행복한 흥겨움으로 가득 찼는데.... 눈물 한 방울이 주르륵 떨어진다. '이 순간도 곧 지나가겠지?'라는 헛되고 아쉬운 감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영원히 잡고 싶지만.... '지금'이란 사실 없는 게 아닌가? 저 강물처럼 늘 흐르니. 그저 순간을 마실 뿐.... 음악이 끝나자마자 남은 맥주를 단번에 마셨다. 이번엔 좀 씁쓸한 맛이었다.

 

 

[COLDPLAY의 Viva La Vida]

 

 

 

 순간 하나를 위해 프라하에 온 것일 수도 있다. '비싼 비용을 들인 여행 무얼 얻어가야 하나' 라는 소비자의 심리는 날라갔다. 어느 곳에 언제 있느냐 보다 그곳에서의 ''라는 사람으로서의 느낌에 집중할 뿐, 여행자...... 그래, 난 인생을 노래하는 여행자, 잘 부르는 것은 상관없다. 단지, 뭐라 부를지는...... 내게 달렸다.

 

 

 

 

[Agustin Amigo(acoustic guitarist)'s Viva la V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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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마담 2014.03.3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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