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일. 휴가 1일차. 날씨 맑음
1) 고속버스터미널, 커피빈에서...
  4분차이로 해남행 버스를 놓쳤다. 이런~
  지금 나의 기분은? 예상보다 담담하다. 그것은 어제의 경험이 한 몫한다.
  어제 퇴근 시간에 인사드리고 퇴근 및 휴가 다녀오겠다는 직원에게 농담이었겠지만,
  야근하고 가라는 팀장의 말을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퇴근했다.
  물론, 팀장은 저녁에 술한잔 같이 먹고 싶어했나 보지만, 나는 싫었다.
  그런 그에게 퇴근하면서 한마디 했다. '휴가가는 부하직원에게 꼭 그러셔야 마음이 편하세요?'라고,
  그 왈, '편하다, 상관없다' 그 말을 듣자마자 그냥 인사하고 퇴근했다. 인사를 받던 말던...
  그는 아마도 그의 존재로 부하직원들이 눈치보는 걸 즐기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를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경험들에 나는 더욱 내 자신을 확고히 할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 인해 내 삶이 휘둘리는 것은 정중히 거절하겠다.

2) 미황사 도착! 생각보다 아담함.
  나는 바뀐 환경에 잠시 적응하지 못하고 버스에서 보다 낮은 집중력을 보였다.
  미황사의 템플스테이를 신청한 목적에 다시 한 번 뒤돌아봐야겠다.
  외국인과의 같은 방 사용에 마음이 들뜨지 않고 나의 여유로움과 함께 '나'를 돌아보자

3) 스님과의 차담시간
  '나' 지금 이 글을 쓰고 있고,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존재! 그것이 진정한 '나'라는 것!
  어려운 화두다. 하지만, 아주 조금은 이해가 일순 가기도 한다. 난의 뽀족한 부분을 보고 '괴롭다'고 인식하게
  만든 존재. 그 존재를 떠올려 보자. 그렇게 자연스럽게 지속하면 그 존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남들을 도와줄 수 있는 그 무엇이라면 그것이 바로 사명이고, 소명이지 않을까? 그렇게 조금씩 맑은 물이 나의 그릇에
  떨어뜨리면 스님의 말씀처럼 나의 그릇의 물이 남들에게도 대접해 줄 수 있는 깨끗하고 맑은 물로 넘치고도 남지 않을까?
 


2. 21일. 휴가2일차. 날씨 흐리고 오후부터 비 많이오고 바람 강함
1)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기본기는 무엇일까? 프로토콜, Network 구성/디자인, 전기, 회로이론

2) 주지스님과의 오전 차담시간!
  - 마음을 낸다는 것!
   나는 순간순간 어떤 마음을 내면서 살고 있을까?
   기쁨과 슬픔, 고요함과 성냄, 설레임과 두려움 등 어느 하나의 마음만을 내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나는 어떠한 마음을 내며 살고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마음을 낼 것인가?

  - 나의 존재로 주변이 어떻게 변하는가?
   처음 미황사는 마을(어부)사람들이 무척 정성을 다하여 수Km 밖에서 부터 공양할 음식을 미황사까지 머리에 얹고
   한 번 내려놓지 않고 절까지 와서 내려놓을 정도로 생각하는 절이었다. 그런데, 미황사에서 음악회를 열었더니 사람들에게는
   친근함으로 오는 절로 손꼽힌다. 미황사는 아주 조금 그 행동을 다르게 했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매우 변하였다.
   개인도 마찬가지! 나의 존재는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감흥을 주는가?

  - 깨달음이 완벽해질 때까지 지혜로움이 다할 때까지 수행과 공부만 하여야 하는가?
   아니다. 순간순간 더 지혜로운 쪽으로 결정하면서 살아라. 그러면 그 길의 끝에 갈 것이다.
 
  3) 산책
   곤충들이 갑자기 내 옆으로 다가올 때마다 깜짝 놀랬다. 그 깜짝 놀라게 하는 놈이 누구일까?
   깜짝 놀란 것 또한 나이지만, 정말로 놀라게 한 것은 '곤충'이었을까?
   아니다. 그 놈이 '참 나'일 것이다. 배고픔을 느끼며, 생각하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놈! 두려운 마음을 갖게 하는 놈!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거기에 두려운 마음을 갖는 놈! 그 놈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4) 회사, 일 그리고 나
   나는 일상 속에서 하는 나의 행위가 타인들에게 도움과 그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유익을 주면 충분히 보람을 느낄거라
   생각한다. 나는 현재 Network 장비를 만드는 회사에서 해당 장비들이 잘 만들어졌는지를 검증하고, 해당 시스템을
   고객의 기준에 맞추어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런데, 만족감이나 보람이 느껴지지 않고 고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고객 기준에 만족치 않아도 만족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또한, 지금의 회사가 그것을 간접적으로 요구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렇다면 이 업무로 내가 만족할
   만한 보람을 얻기 위해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장비를 만들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개발자와 관리자는
   어느정도 팔 수 있을 만하다고 생각하면 검증하고 나온 문제점을 귀찮아하고 피곤해한다. 연구소장도 마찬가지다.
   검증하는 것 자체가 단지 test 업무로 보고 있다. 여기서 나는 검증이라는 업무를 연구/개발 단계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객과의 업무조율까지 하는 팀이다. 연구/개발의 길을 내보이고, 품질을 높이기 때문이다.
   But, U사의 현재 모습은 현장장애 문제처리도 아주 느리고 해결의지가 빈약하다.
   그렇다면 내가 만족할 만한 U사는 어떤 회사?
    - Access Network 품질과 안정성 세계 1위.
    - 직원과 고객 만족도 세계 1위
    - 발명과 특허 세계 1위
   그러면 달성하기 위한 나의 역할은?
    - Best 검증을 통한 품질향상과 고객만족 Up
    - Best 검증에 걸맞는 Skill Up
    -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 (의사결정권자가 되기 위한 준비)
 
  5) 내 삶의 지배 가지는 무엇인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 " 거침없이 원하는 대로 살고 싶다"
   아침에 주지 스님의 말씀처럼 '지혜로움이 가득찰 때까지 행하는 것을 보류할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 더 지혜로운
   길을 찾아라'라는 말을 진정한 내 모습(상)을 찾을 때까지 멈추어 있지 말고 매 순간 특히 선택의 순간과 어떠한
   상황 속에서 '더 나다운 것'대로 행동한다면 결국에는 나 답게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6) 나, 왕지상은 정직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순간에 충실하고 탁월함을 지향하며 상호이익을 거침없이 추구한다.
 
  7) 나에 대한 정보
   - 역사의 영웅들을 좋아한다.
   - 실제 성과가 있는 영웅이라면 그 사람의 기질에 상관없이 흥미를 가지게 된다.
   - '리더십'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항상 떨린다.
   - 사람들을 돕고 싶다. 물질적인 것도 좋지만 정신적으로...
   - 내 자신이 리더가 되어 리더십을 연구/개발/실험/검증 하고 싶다.
   - 현 시대 위대한 기업의 리더들을 그 성과와 기질에 상관없이 흥미를 갖는다.
   - 인문에 대한 호기심이 기술에 대한 것보다 크다.
   - 현 직장의 리더급의 결정과 행동에 관심이 많다.
   - 내가 현 직장의 리더들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역할에 걸맞는 행동을 보여주지 못할 때
      큰 실망감과 무기력함을 느낀다.

 8) 세번째 차담 시간!
   나는 승목스님을 기억할 것이다.
   종교가 실제 세상에 대하여 해야할 일들에 대한 그의 치열한 고민들. 그 역할에 대한 성실한 고민들.
   생활에 대한 소박함과 종교에 대한 자기반성. 그리고 규율에 대한 유연함 등
   그와의 두 시간여의 차담시간 동안 나는 그를 알고 싶어졌다. 나는 그에게 순간순간 제 자신이 되어 살아가는 것에
   대해 물어보려 했지만, 그의 '더불어 살아가기'에 대한 얘기에 나 또한 다시 한 번 내 자신을 되돌아 봐야 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가 말하듯이 내 자신에게서 좀 더 편안해질 수 있도록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겠다.

3. 22일. 휴가3일차. 날씨 비오고 바람 강함
 1) 주지스님과의 마지막 차담
   불어오는 바람과 따뜻한 녹차는 나의 마음을 한없이 풀어주고 사람들 속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있었다.
   편안함과 그윽한 자유로움, 비오는 날의 진정한 다도(녹차)의 맛을 조금은 알 것 같다.
 
 2) 미황사를 떠나는 길
   비가 많이 온다. 들어오는 길은 날씨가 좋았는데...
   다시 올라가는 길에는 비가 많이 온다.
   하지만, 이 가슴 한 켠의 따뜻함을 잃고 싶지 않다.
   내가 찾고 싶던 '나' 자신을 온전히 찾아 시원함을 맛보고 싶었던 그런 경험은 없었다.
   하지만, 세상에 나가서 순간순간 더 지혜로운 길, 더 나다운 길을 찾아나서겠다는 마음가짐 하나를 안고 돌아간다.

휴가, 미황사의 템플 스테이에는 나는 '나'에 대해 고민하고 그 답을 얻고 싶었다.
하지만, 더 많은 질문들을 가지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미황사에서의 마지막 날 차담시간에 느낀 녹차 한잔의 따뜻한 행복함과 아늑함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나의 일상을 처음대한 것처럼 진심으로 만져보고 맛보고 실험해봐야겠다.



by 왕마담 2009.03.14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