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소개팅 어림 잡아 20번 이상, 내 사랑은 어뒤?

 

이성과의 사랑에 목메어 사는 건 아니나 애정을 나눌 사람을 못 만나 아쉬운 한 해였다. 선과 소개팅 등은 들어오는 대로 어떤 일보다도 높은 우선순위로 만나 보지만, 3~4번 이상 만난 적은 드물었다. 내가 마음에 들어 하면 상대방이 금방 시들해지거나 혹은 그 반대였다.

 

'내게 어떤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주변 사람 거의 대부분이 짝을 만나 결혼을 하는데 여전히 싱글로 남아 있어 자연스레 비교됐다. 철저한 독신주의도 아닌데. 요즘은 조급하거나 다급하지는 않다. 누구를 만나 함께 걷는다는 건 같이 서로의 행복과 성장을 돕는다는 말이다.

 

점점 더 자유로워짐의 기분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은 욕망도 이성과의 사랑에 걸림돌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것을 포기할 정도의 매력적인 이성이 아니라면 좋아하는 활동으로 다시 돌아가게 될 공산이 크다. 또한 아직도 이 나이에 누군가에게 고백을 했다가 퇴짜 당할 때를 상상하면 아찔하다. 민망하여 뭐 하는 짓인가 싶기도 한데 그게 바로 심장이 펄떡이는 삶이 아닐까?

 

이성의 마음을 얻기 위한 도전, 서먹함을 무릎 쓰고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행위와 비슷한 활력을 주는 듯 하다. 성공이든 실패든 인정을 받든 못 받든 1차적인 스스로 만족하는 모습은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접근해야겠다. 다가가는 과정에서 누리게 될 설렘, 망설임, 뻘줌함 등의 다양한 감정을 느낄 행동들, 그게 잘 사는 거 아니겠는가?

 

춤추고 노래하고.... 리드미컬 일상

 

시작은 춤이었다. 스페인에서 접했던 플라멩코, 우연히도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배울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첫 날은 무엇보다 부끄러움을 넘어서야 했다. 어찌나 다른 사람의 눈치가 보이던지. 게다가 남자가 별로 없다. 실제로는 남자가 출 때 정말 멋진 춤인데 잘못 변질된 듯 하다.

 

사실 춤에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리듬에 맞추어 몸을 흔드는 건 내겐 어렵지 않다. 문제는 노래였다. 뮤지컬을 좋아하여 아리아를 멋지게 부르는 모습을 보면 나도 그렇게 부르고 싶은 욕구가 참지 못할 정도로 올라온다. 그런데, 음치다. 그것도 보통 음치가 아니다. 1:1로 배우는 건 꽤 비싸 뮤지컬 동호회의 발성반을 신청했다.

 

'아아아아아~' 발성 연습을 하는 것도 내겐 쉽지 않았다. 그 떨리던 순간이란..... 우선 실력보다는 얼굴에 철판을 까는 게 필요했다. 그래야 남 앞에서 부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용기가 좀 더 생긴 것일까? 평소 성악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문화센터에서 초급반이 생겼기에 덜컥 등록을 해버렸다.

 

노래하고 춤추는 걸로 돈을 벌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단지 누군가의 눈치 보는 것을 극복하고 내 일상의 활력을 더하고 싶었을 뿐이다. 더하여 남 앞에서 조금은 뽐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졌으면 했는데 기대 이상의 활기를 주었다. 춤추고 노래할 때의 흥겨움이 나의 삶에 들어온 것이다.

 

 

[두근두근 신나고 흥겨웠던]

 

유니컨, 전문성이 아닌 관계에서 찾은 자유로워짐의 초석!

 

처음부터 유니컨은 힘들었다. 1인 기업가로서의 초석을 다지는 전문성을 갖기 위해 시작했는데 엉뚱하게도 관계적으로 힘겨움이 몰려들었다. 맞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듯 했다. 약올림과 쓸데 없는 농담이 난무했고 나서야 할 데에는 서로 미루기 일쑤였다.

 

와우(4)에서 느꼈던 일체감과 서로의 으쌰으쌰스러움은 찾기가 전혀 힘들었다. 비싼 수업료만큼의 절실함도 찾기 어려웠다. 아마 이것들은 내가 원하기는 하나 나 역시 그런 모습을 찾기가 어려워 다른 사람들에게 찾으려 했던 것일 수도 있다.

 

삐지기는 일쑤였고, 어느 모임보다 경직됐다. 극복의 힌트는 진솔함이었다. 몇 차례 나의 힘겨움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를 농담으로라도 판단하려 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하고 짜증을 내고 화를 낼 때도 있었다. 그들은 나의 그런 감정들을 이해하고 기다려 주었다.

 

힘겨운 상반기가 지나가고 여름 휴가를 다녀온 직후 나는 점점 더 내 모습을 찾아 갔다. 더 이상 그들에게 기대어 묻어 가려는 마음을 버리기 시작했고 목말랐던 그들의 인정을 포기했다. 나대로 살기를 원했다. 일단 내 자신의 노력 없이 원했던 공동체의 끈끈함에 대한 기대를 버리니 점차 자유로워졌다.

 

이 효과는 하반기 유니컨 뿐만 아닌 여러 개의 동호회 모임과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자유롭게 했다. 늘 여러 사람들이 모이거나 누군가를 만나면 인정을 받아 돋보이고 싶어하는 욕망을 버리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의 진정한 장점을 긍정하며 인정받기보다는 인정하려 노력했다. 그 효과가 바로 follows ship의 재발견이 아닐까 싶었다.

 

Leadership 만이 최고의 가치로 알고 있었으나 제대로 된 follow ship 역시 모임에서는 필요했다. 앞에 나서는 사람을 질시하고 질투하며 '얼마나 잘하나 두고 보자'는 마음보다 그들을 진정으로 응원해주는 마음을 갖기가 어렵기는 했지만 노력해서 얻게 될 때의 효과는 남달랐다. 쓸데없는 감정의 에너지 쓰임을 벗어나 진정 함께 놀 수 있는 기반을 닦기 시작한 것이다.

 

New Vision, 놓아 버리기의 가벼워짐

 

영화 연출과 스토리 작가, 늘 생각했던 비전인데 무엇 하나 노력한 적은 없었다. ? 의문이 들고 책임도 의식했지만 막상 몸은 움직여지지 않았다. 생각하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꼭 하는 편인데도 불구 하고 말이다. 어쩌면 그건 내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거대하여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들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내려 놓기가 쉽지 않았다. 무엇 하나 해본 거 없이 몇 년을 품어왔던 생각을 버리기란..... 대신 리뷰 쓰는 건 즐겁기는 했다. 그 속에서 새로 발견되는 내 모습들을 바라 보거나 세상의 비밀을 하나 정도 알게 될 때의 기분은 유쾌했다.

 

영화 감상과 소설책을 읽는 등은 하나의 도구였다. 그 속에서 내가 자유로워지거나 성장할 요소들을 찾아낼 성찰적인 힌트를 주는..... 희석쌤과의 미팅 이후 확신이 섰다. 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보아왔던 '', 그의 말씀은 중했다. 처음부터 나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3~4년을 품어 왔던 무거웠던 생각 하나가 걷히는 순간이었다. 덩달아 리더의 말 한 마디가 얼마나 중할 수 있는지를 접했다. 처음부터 나의 길이 아니라고 느꼈지만 3~4년을 꾸욱 참아 왔던 모습은 '인내'의 힘겨움을 간접 체험하도록 했다. 불과 얼마 전이라도 말했다면 ''는 튕겨져 나갔을 것이기에.....

 

 

[여정 마지막 날 이른 아침의 프라하의 까를교 산책, 가장 기억에 남는]

 

 

프라하 여행, 망설였지만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

 

시간이 되면 여행을 많이 다니자 생각했다. 작년 여름 휴가도 일주일을 쉬었는데 귀차니즘과 망설임 때문에 그냥 집에서 빈둥빈둥 보냈었다. 이번에도 그 만큼의 시간이 주어 졌는데 어디라도 떠났다 오지 않으면 너무 아쉬울 듯 했다. '프라하' 여행을 생각했는데 그나마 싸게 구했어도 백만원이 넘었다.

 

먼저 든 생각이 비행기 값만큼이나마 내게 남는 여행일까? 라는 손익계산이었다. 백만원 넘어 이백만원 가까이들 텐데 그 정도 돈으로 서울에서 좋아하는 공연이나 맘껏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과연 그 만한 비용을 들여 갈만한 것일까 싶었다.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마음으로 떠난 여행. 아직 결혼하지도 않은 지금이 아니면 이렇게 쉽게 다녀 올 수 있을지.... 어려울 것이다. 여행.... 이 자체 역시 내겐 너무나 ''를 발견하는 순간이다. 매 순간 부딪히는 낯섦에 대한 나의 반응, 그리고 혼자 부딪혀 원하는 것을 얻어 내는 이 모든 순간이....

 

이번 프라하 여행은 유럽의 도시 여행을 연속으로 갔다 와서 인지 익숙함이 많아졌다. 스페인 여행보다 흥미로움이 떨어졌었다. 그러나 여행, 또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더욱 더 원하는 곳으로. 아직 다리에 힘이 들어 가는 지금 곳곳으로 떠나 보는 것이다. 혼자 혹은 함께.

 

회사 생활, 구속 받지 않아 대신 양심껏 일해야 돼

 

언제부터인가? 회사 생활이 나의 삶 전체가 아니라고 판단했던 때가. 물론 내겐 중요한 구성 요소임에 틀림 없으나 전부는 아니다. 이 생각은 '회사 생활 역시 내 삶' 이라고 역설적으로 주장해 주었다. 특히 근무 시간 뻘 짓거리에 대한 경각심을 키워 주었다. 그래서 일이 없을 때는 당당하게 내게 중요한 일들을 한다.

 

이게 좀 강해졌는지 때론 업무를 준비하고 대비하며 성찰해야 할 시간에도 일이 없는 줄 알고 다른 활동을 한다. 이건 좀 아닌 듯 싶다. 그것까지 모두 끝낸 후에야 삶의 다른 구성 요소에 해당하는 일들을 하는 게 어떤가. 양심껏 일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렇지 않으면 퇴근할 때면 찔려서 에너지가 down 된다.

 

뮤지컬 즐기기, 이거 정말 재미있어~

 

올해 보았던 뮤지컬은 <레미제라블>, <위키드>, <맨 오브 라만차>, <시카고>와 같은 대형 뿐만 아니라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와 같은 소형까지 합쳐 모두 5편을 보았다.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받은 감동으로 매 년 분기별 한 편 정도는 보자 라는 결심을 충분히 채웠다.

 

혹자들은 너무 비싸다고 한다. 인정한다. 그렇지만 뮤지컬 한 편 당 약 20개의 넘버들을 어디선가 들을 때면 감상할 때 받았던 감동이 고스란히 살아난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과연 비싼 걸까? 그 감동은 평생을 함께 나아갈 텐데. 게다가 직접 부른다고 생각하면? 결코 비싼 편이 아닐 수도 있다. 잘 감상한다면 말이다.

 

 

[강의, 의무나 책임이 아닌 흥겨움과 호기심으로]

 

강의? 취미 생활 중 하나 처럼

 

아무래도 남 앞에 서는 일이 내게 맞을 수 있는가 보다. 수업의 일환으로 강의 실습을 해보았는데 너무나 즐거웠다. 내가 그 동안 느끼고 발견한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하고 싶은 대로 전달했더니 재미는 배가 되었다. 특히, 성찰로 발견한 것들을 통하여 다른 사람의 동기를 유발시키는 작업은 두근두근거렸다.

 

해당 경험을 토대로 전문성이 녹아 있는 강의는 아니나 교양으로 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강의안을 만들려고 한다. 예전에는 남 앞에서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지금은 '노래' ''을 추듯 '강의' 역시 즐기는 무대로 만들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런데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내용에는 ''가 포함되어야 한다. 그래야 일단 내 자신이 즐기고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흥미가 떨어졌다. 강의안을 만들고 시나리오를 짜며 실제 강연장에서 진행할 때의 모든 순간이 두근거림으로 채워지려면 경험과 성찰로 발견한 그 무엇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잘 쓸까? 보다 잘 살까?’ 고민하게 만드는 마음을 담은 편지

 

1년은 총 52주다. 365일을 7일로 나누어 계산하며. 그러나 한 달에 4주로 12개월을 계산하면 48주가 된다. 1주일에 한 통씩 보내던 마음 편지는 총 42통을 썼다. 나다운 성실함을 발휘했더라면 이 수치는 좀 더 올라갔을 테지만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보내지 않았던 순간들이 있었음을 밝힌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보내는 성실도 중하지만 내용의 충실과 좀 더 잘 쓰는 정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친밀함에 대한 아쉬움에 시작한 편지가 ''를 말해주는 하나의 콘텐츠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를 꾸미기 위한 노력을 하기는 싫다. 단지 지금보다 좀 더 잘 썼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든다.

 

'마음을 담은 편지'가 주는 효과는 참 크다. 일주일에 대한 성찰은 물론이고 ''를 다시 되돌아 보아 발견해 가는 과정이 되어준다. 그 속에서 나는 점차 자유롭고 성장해 갈 수 있는 요소들을 얻게 될 때가 크다. 또한 관계 속에서 무엇보다 진실함을 유지하게 해주는 힘이 되어준다.

 

올해 처음 썼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책으로 엮어 지인들께 선물로 드리려 했으나 그러지는 못했다. 원고를 모으는 노력이 결정적으로 아쉬웠다. 사실 다시 쓰거나 수정할 생각은 없기에 그렇다. 무엇보다 먼저의 가치로 내세우는 점이 진솔함이기에 이미 썼던 그대로를 간직하고 싶다.

 

때로는 편지 보내기가 민망하고 두렵다. 이 내용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할지. 가끔씩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내용으로 쓰여지기에 그들에게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싶을 때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삶을 살아내는 순간들을 남기고 싶고 나누고 싶은 욕심이 크다.

 

'글을 어떻게 하면 잘 쓸까?'라는 고민이 들기도 하지만 그 보다 먼저 드는 생각은 '어떻게 하면 더 잘 살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겐 글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거 같지는 않다. 단지 내 삶에 대한 흔적을 글로는 남길 수 있는 노력을 계속 해낼 의지는 있으니 다행이다. 언젠가 이 편지는 내 개인의 역사가 될 터이다.

 

 

 

by 왕마담 2014.01.0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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