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왜 수잔 손택이 궁금할까

 

예술 비평에 관심이 높아진 요즘 평론가이며 소설가인 그녀에 대한 강독회가 너무나 반가웠다. <우울한 열정>을 가지고 진행됐던 1차 강독회의 자극이 남달랐던 이유도 있었다. 문학, 음악, 공연 등 문화 예술을 다방면으로 즐긴 그녀를 느끼며 든 감정은 '안심'이었다. 또한 그 속에 담긴 비평글이 나의 리뷰와 너무나 다른 데에서 받은 자극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 자극은 내가 쓰는 글쓰기에 대한 전반적 검토를 가져왔고, 수준을 높여야 된다는 생각과 결심에 이르게 됐다.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예술을 대하는 시야는 여전히 그대로인 듯 하다. 물론 글을 쓰기 위해 예술을 즐기는 건 아니지만, 감상에 있어서도 한계를 느낀 듯 하다. 아니 어쩌면 더 본질적인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노력하는 중일지도.

 

어찌됐든 이번 강독회를 통해 나는 그녀가 예술 작품을 어떻게 대했는지 알고 싶다. 무엇을 어떻게 느끼는지 그 시선을 알고 싶다. 그 표현인 명료한 글이 어떻게 나오게 되는지 궁금하다. 결국 그녀를 통해 ''를 알고 싶은 거다. 어떻게 즐기는 걸 위해 성장해야 할지......

 

 

[수잔 손택(Susan Sontag)]

 

 

2. 박력으로 밀고 나간

 

첫 시간, 선생님이 준비하신 파일로 그녀를 알기 위한 접근을 먼저 시작했다. 3가지 키워드를 통해 알아본 그녀는 물론 그녀에게 접근한 방식까지 흥미로웠다. 한 작가의 시선을 알기 위해서는 역시 그녀를 알아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 키워드는 박력, 로큰롤, 지성주의이다.

 

<수잔 손택의 말>이라는 책에서 그녀 스스로 자신은 무식하다고 한다. 16살에 명문 버클리 대학에 입학하고 후에 시카고와 하버드에서 문학과 역사, 철학을 전공했던 사람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은 일견 겸손으로 비쳐진다. 정말 그런 걸까? 그녀의 기질로 보건대 그건 사실로 보여진다. 물론 보통사람이 아닌 최고 지성인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말이겠다.

 

손택 예술의 핵심은 감수성의 회복이다. 공감은 그녀에게 자연스런 애정의 방식이다. 그녀를 지칭하는 수많은 닉네임 중 '새로운 감수성의 사제'라는 말에는 예술의 내용을 해석하기 보다는 감성으로 형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녀를 말한다. 논리적 사고의 틀 안에서 정확한 이해를 추가하기 보다는 자신이 알고자 하는 바에 대한 지식 탐구에 열정을 바친다.

 

, 손택은 지적인 작가로 분류하기 보다는 밀어 붙이는 힘이 강렬한 박력적인 작가로 봐야 한다. 물론 일반인의 지적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다. 그녀가 암이라는 불치병을 대할 때의 태도를 생각하니 그대로 와 닿는다. 예술의 탐하던 모습이나 인권과 사회 문제에도 거침없이 뛰어든 행보 역시 뒷받침해준다.

 

 

[<해석에 반대한다> 영문 표지]

 

 

3. 로큰롤에까지 빠져든

 

<수잔 손택의 말>을 보면 로큰롤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다. 문학과 예술에 심취했었을 그녀가 공부했을 때의 시대인 1950년대에 로큰롤을 학교에서 가르쳤을 리가 없다. 그 음악의 탄생 자체가 그 시대 즈음이기 때문이다. 옥스퍼드에서 수학하고 있었을 1957년 영국에서 초기 영국 밴드들의 로큰롤을 접했다.

 

클래식 예술에도 빠져 있던 그녀는 이혼은 물론 학계까지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결심에 이르게 된다. 로큰롤의 어떤 점이 그녀를 이렇게까지 이끈 것일까? 어린 시절 들었던 향수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정신인 재즈와 블루스는 물론 미국 남서부 지방을 중심으로 둔 컨트리와 가스펠이 뒤섞인 복잡한 형태가 사로잡았을 것이다.

 

인간과 인생의 복잡성을 본질로 인식하는 그녀에게 또한 뒤섞여 새로운 리듬과 멜로디를 들려주는 음악, 로큰롤이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클래식으로 불려진 고급문화 외에도 대중문화에서도 예술성을 찾아내는 계기가 되었다. 양쪽 문화 모두에 관심을 가져본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던 그녀에게 로큰롤은 두 세계 모두에 열광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주었다.

 

 

[<수잔 손택의 말> 영문 표지]

 

 

4. 이끌린 감성을 넘어 지성을 겸비한 탁월함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문화적 계층을 구분하지 않고 좋아하는 '감성적 정직함'이 있다. 자신의 흥미에 대해 정직하고 이끌리는 진실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항상 되묻는 거 같다. 늘 진지하게 본인을 탐구하는 태도에도 '자기애'가 숨겨져 있다.

 

그녀의 스펙으로만 보자면 지성으로도 누구에게 뒤지지 않겠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본인의 관심사에 이끌리는 박력을 지닌 인물이다. , 아도르노, 벤야민 등의 지성적 인물과 비교하자면 지성보다는 감성이 앞선다. 훌륭한 이들은 자신이 지닌 본질적 특성에 깊숙이 파고든다.

 

탁월한 이들은 개인 고유한 재능 뿐 아니라 반대적 특성까지 아우르는 수준에 이른다. 손택이 바로 그러하다. 감수성에 더하여 지성주의를 추구했다. 양극적 가치를 모두 아우르는 통합적 모색과 혼융을 위한 노력이 그녀의 탁월함이다. 감성의 이끌림에 휩쓸리지 않고 지성적 호기심까지 이루었다.

 

 

[<은유로서의 질병> 영문 표지]

 

 

5. 그리고 하나 더.... 개인적 이벤트를 보편적 공통사로 끌어 올리는 사고방식

 

내게는 하나 더 흥미를 이끈 그녀의 특성을 발견했다. 자기 경험으로 사유하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개인의 이벤트로만 끝나지 않는다. 보편적인 진리까지 이루어낸다. '아이와 싸운다면?' 이라는 경험을 통해 내 아이 뿐만 아니라 아이의 삶 전반에 대한 관심과 사유를 갖는다.

 

42살 유방암에 걸려 불치병 판정까지 받았던 본인의 경험은 <은유로서의 질병>이라는 책으로 나왔다. '비평을 어떻게 써야 될까?'라는 질문에 빠져 있던 내게 이건 하나의 힌트로 다가온다. 공연을 보고 난 후 내게 다가온 감명은 개인적이지만, 또한 보편적일 것이다.

 

그 두 부분에 대한 융합, 거기에 리뷰에서 비평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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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마담 2015.12.07 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