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하고 아쉬웠습니다.

 

1. 

제 능력에 대해 실망했습니다. 3주 간의 집중 구상, 1주일이 좀 넘는 기간 구상에 맞춘 PPT를 들었지요. 전면 수정을 1회했고 7차례에 걸쳐 시나리오와 세부적인 멘트 등이 수정되었습니다. 인지연에 맞추어 만들었다고 나름 신이 났지요. '~ 이 정도면 처음 했을 때보다 다른 건 몰라도 감동의 여운을 더 전달하겠다' 싶었습니다.

 

처음 '다크나이트 라이즈' 오프닝 신을 보여줄 때 '이게 아니네' 싶었습니다. 분위기가 느슨해지는 걸 느꼈어요. 7분의 차이가 그리 크구나 싶었지요. 이후 그 신에서 쓰인 OST를 들려 주고는 어디에 쓰인 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때 당혹했지요. 한 두 분은 눈치챌 줄 알았습니다. 그제서야 '~ 강의하기 전 실험 해볼 걸'하는 시험이 들었지요.

 

내가 느끼고 알고 있는 것을 전달하기에 급급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걸 어떻게 청중이 알 수 있도록 전달하기 보다는 끄집어 내기에만 신경을 많이 썼네요. 아쉬웠습니다. 어렵게 만들고 또 쉽지 않게 자리를 마련했는데 그런 식으로 아무 느낌도 전달해주지 못한 제 자신에게 실망했어요.

 

 

 

2.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제 자세와 태도에 대해 실망했습니다. 말을 할 때는 '사실선' '감정선'이 있는데 저는 자꾸만 감정으로만 치우쳐졌습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쉽지 않더군요. 사실만 받아들이려 노력했지만, 강의를 준비한 만큼 속은 상했습니다.

 

게다가 감정이 상하는 만큼 사실은 잘 들어오지 않고 '거봐~ 너가 무슨 강의야~' 라는 내 자신에 대한 열등감이 폭발했어요. 또한, '이런~ 창작 컨텐츠 만들어나 봤어?'라며 반발심이 들었습니다. 이런 내 모습이 미웠어요. 바보 같았지요. '왜 나는 명기형처럼 쿨하지 못할까?', '병용이 처럼 자연스레 받아들이지 못할까?' 라는 비교가 일어 났습니다.

 

듣기 좋은 말은 '으레 하는 말'이라 판단하여 듣지 않고, 듣기 싫은 말은 말 그대로 합리화하여 떨쳐 버리려는 내 모습에 실망했습니다. 표정이 굳어지는 건 피드백을 하는 유니컨들이 싫은 게 아니고 그걸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 때문인 것이지요.

 

3. 

주옥같이 생각하는 OST들을 가지고 제가 느끼는 감동스러움을 전해주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영화음악을 들으면 생각나는 영화의 장면 장면들 그리고 그때의 감정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했지요. 내가 뭘 말할지에 대해서만 신경 쓴 시간들이 아쉬웠네요. 황금 같은 금요일 저녁의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그 재미 있고 스릴감 넘치고 감명 깊은 영상들이 그저 지루하게 느껴지게 전달한 게 너무 아쉽습니다.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처음에는 그걸 몰라주는 청중이 안타까웠으나, 그건 제 책임을 타협했을 뿐이네요. 세심하게 준비하지 못하고 그저 제 수준에서 생각하고 준비했던 시간이 아쉬웠습니다.

 

 

 

[청중들이 듣고 싶어했던 영화 OST들]

 

삼키기가 참 썼습니다.

 

몸에 좋은 약은 쓰지요. 삼키기 싫을 정도로 썼습니다. 컨텐츠를 구상하고 만드는 노력이 들었던 만큼 말이지요.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눈물이 났습니다. 분하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하고 밉기도 하고 아쉽고 안타깝고 실망했기 때문입니다. 집에 도착해 가방을 정리하다가 강의안이 눈에 띄었는데 꼴도 보기 싫더군요.

 

다음날 메가박스 M2관에서 '그래비티'가 하더군요. 또 봤습니다. 처음 봤을 때보다 더 울었습니다. 산드라 블록이 다시 용기를 내는 신과 라스트 신에서 말이지요. 집에서 '레미제라블'을 또 봤어요많이 울었지요. 저는 어떤 감정이 생기면 파생되어 수 많은 감정이 생깁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말이지요. 그럴 때면 넘어진 겁니다. 주저 앉은 것이지요. 강의뿐만 아니라 독서력과 글쓰기 모든 것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듯한 내 모습이 싫어졌습니다. 일에도 공부에도 취미에도 무엇 하나 제대로 못하는 제 자신이 보였지요. 이게 저입니다. 하나의 감정이 일상 전체를 휘감아 버리지요. 이럴 때는 부끄러워도 울어야 합니다.

 

강하고 센척하면 할수록 주저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 뿐이거든요. 어찌 보면 참 작은 일 하나였지만, 그 동안 쌓였던 감정들이 기폭제가 되어 한 꺼번에 터진 것입니다. 이게 저는 참 싫었습니다만 제 자신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나마 하게 되니 조금은 관리하게 될 줄 알게 된 듯 해요. 유니컨 여러분들께 감사함을 전해요. 왜냐고요? 그래서 다음과 같은 목표가 생겼거든요.

 

 

[무수한 피드백, 그만큼의 애정]

 

또 다른 자기 발견, 그리고 강의를 통한 목표가 생겼습니다.

 

'~ 내가 청중들보다 강의 컨텐츠(내가 전달하려는 영화와 영화음악에 한해서)에 대한 감성이 더 예민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기에 기준을 ''로 잡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내가 감동을 내 식으로 풀게 아니라 청중에 맞추어 풀어야겠습니다.

 

어제까지의 강의는 '하고 준다'에 의의를 둔 것 같아요. 받아 들이는 건 청중의 몫이라 생각했지요. 그저 내 식대로 풀어 내기에 급급했습니다. 그걸로 나만큼 감동받으리라 생각했던 게지요. 설레서 전날 잠을 설칠 정도로 말입니다. 앞으로의 강의는 '느끼고 얻게 해준다'로 의의를 두어야겠어요.

 

좀 오만할 수도 있으나, 일상을 퍽퍽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쫄깃한 느낌과 구체적 지식 그리고 색다르게 일상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 장면 하나에도 울컥하고 음악 한 곡에도 눈가가 빨가지는 이 감성을 내가 아닌 청중, 각자의 삶 속에서 끌어내도록 말입니다.

 

열 두 꼭지 모험 중 두 번째 모험

 

올해는 매 달 모험을 하기로 목표했지요. 1월은 와우 신년회에서의 사회 보기와 노래 부르기 였지요. 두 번째인 2월은 바로 오늘의 강의였습니다. 제 목표의 가치 중 하나는 '성공보다 실패지향'이지요. 딱 들어 맞는 모험 데이였습니다.

 

생각보다 노력한 만큼 실패를 받아들이는 데에 자연스럽지만은 않았지만 말이지요. 하지만, 이게 중요한 밑거름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피드백 이후 연주가 따로 해준 말처럼 말이지요. 열정만으로 감동을 주기에는 너무나 미약했던 강의, 인정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약속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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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1) 3월 이내 받은 피드백을 토대로 두 번째 강의 안을 다시 만든다.

약속2) 상반기 이내 시리즈 강의 안을 모두 만들어 론칭에 도전한다.

 

 

by 왕마담 2014.03.22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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