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열띤 마음으로 멘토와 덜컥 약속부터 해버렸습니다. 12 21일까지 음악이나 공연 관련 비평문을, 선생님은 문학 작품 평론문을 써서 나누어 보기로 했죠. 또한 저는 음악과 공연 비평가를 모집하고 있는 문화예술 월간지 <객석>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리뷰나 후기와는 다르게 '비평'이라 생각하고 쓰니 힘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좀 더 아는 척을 해야 할 거 같고, 어렵게 써야 할 듯 했어요. 한 두 줄만 써서 읽어 보아도 무거웠습니다. 11월에 약속했는데 12월 초중순이 되어가도록 어떤 작품을 써야 할 지 선택도 못했죠.

 

기존에 썼던 리뷰를 손보아 제출하기에는 성에 차지 않더군요. 즈음 감명깊게 봤던 작품 중 발레리나 강수진씨의 은퇴작 <오네긴>이 있었는데, 음악과 무용 두 가지를 다루어야 하는 데에서 오는 부담 덕분에 몇 줄 쓰고는 진도를 나가지 못했습니다.

 

12월 초에는 <KBS 교향악단 정기연주회>를 관람할 기회가 있었어요. 브람스가 단 한 곡만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과 유명한 베토벤 합창 교향곡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공연을 접하고 뭔가 남길 의욕을 느끼지 못하면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 싶었어요. 예습을 했습니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들어 본 적이 없어 유튜브를 통해 감상하고, 작곡가와 작품에 대해 알아봤어요. 나중에는 악보를 다운로드 받아 보았습니다. 비록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지만 친해지는 데에는 으뜸이더군요. 베토벤 9번 교향곡 역시 전 악장을 모두 들어보고 악보를 봤습니다.

 

공연 관람 도중 분위기가 산만하면 쉽게 집중하지 못하는데, 하필 옆 아저씨가 어찌나 부스럭거리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현악단의 연주에 빠져든 듯 집중됐습니다. 오케스트라 공연을 그렇게나 몰입했던 적은 처음이었어요. 역시 합창 교향곡 4악장 '환희의 선율과 송가'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그 뜨거운 감명을 비평으로 이어가려고 했지만 어렵더군요. 음악의 구성이나 리듬 그리고 멜로디 등을 주관적인 느낌으로만 얘기할 뿐 이론 설명이 안되니 다시 리뷰 수준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비평이나 평론에서 중요한 부분인 평가에 대해서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했어요.

 

어떤 게 좋은 음악 공연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제야 선생님이 되던 안되던 객석 평론가상에 제출까지 해보자는 의도 중 하나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모자라는 부분을 직접 느껴 볼 기회를 만들자는 의미였을 듯 해요. 부끄러움을 무릎 쓰고 이왕 쓴 거 제출까지 했습니다.

 

작년 12월 말이 발끝에 차일 듯 한데 벌써 12월 말이네요. '어떻게 살았나?' 싶은 질문이 자연스레 드는 요즘, 삶에 대한 비평을 한다면 기준은 무엇이 될까요. 사람마다 다를 테니 나만의 기준, 그 가치에 따른 평가는 각자의 몫이 될 듯 합니다. '나는 과연 잘 살았나?' 생각이 짙어지는 연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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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http://wangmad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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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안녕하세요. 왕지상입니다. 이 편지는 한 주 한 주를 보내면서 겪은 일들과 그 느낌을 매우 개인적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자주 만나지 못하니 이런 소식이라도 나누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수 많은 스팸 메일 중 하나를 더 추가할지 모를 우려를 뒤로 하고 보냅니다. 이런저런 회신을 주신다면 더욱 좋을 일이지요. 그러나 저러나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by 왕마담 2015.12.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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