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다수의 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저도 감상 전 스포를 증오하는 바, 아직 보지 못하신 분 중

스포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는 게 마음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

 

 

 

 

좋아하는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가 주연한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를 봤어요. '내일', 어떤 뜻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전 시종일관 Tommorow 가 떠올랐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이게 My work 라는 뜻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해설 없이 포스터만 봤을 때의 짐작이 잘못됐습니다.

 

스토리는 직장인이 겪을 수 있는 끔찍한 내용을 담았으나 시종일관 담담하게 그려졌어요. 관객의 감정을 동요시키기 위한 장치가 하나도 없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여주인공 산드라를 맡은 꼬띠아르의 연기 또한 시종 일관 담담했습니다그에 반하여 감독이 '이게 현실이다'라고 강하게 외치는 듯 느꼈어요.

 

얼마 전 개봉하여 비정규직에 대한 애환을 담은 영화 <카트> 생각도 났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의 특성이 어떻게 해서든 눈물 코드를 극적으로 배치하죠비슷한 내용이지만 연출을 맡은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는 다른 시야로 풀어 냈습니다.

 

 

[예고편]

 

 

복직을 앞둔 산드라는 동료들의 선거 결과로 해고되었다는 전화를 받으며 혼란에 빠지죠. 사장이 '산드라의 복귀' 혹은 '1000유로'라는 보너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는 선거한 것입니다. 자신이 없을 때 벌어졌기에 공평성이 떨어진다는 말로 겨우 설득하여 월요일 다시 한 번 재선거를 하게 돼요.

 

남은 시간인 주말을 이용하여 동료들에게 자신 대신 보너스를 택하지 말아 달라는 설득을 하게 됩니다. 타인에게 도움 청하기에 익숙한 사람이 누가 있겠냐 마는 산드라는 유독 힘들어 하더라고요. 한 명씩 찾아 다니게 되니 왜 1000유로의 돈이 필요한지 각자 또 다른 각각의 이유로 살고 있습니다.

 

이미 끝난 일로 다시 찾아와 죄책감을 건드리는 산드라가 좋아 보일리 없죠. 그런 환경을 잘 알고 있는 산드라는 더 힘들어 합니다. 신경 안정제를 먹는 시간이 더 빨라지죠. 그녀를 걱정하는 남편은 후회 없는 싸움을 하라고 잔소리 같은 격려로 그녀를 일으켜 세웁니다.

 

 

[연출했던 다르덴 형제]

 

 

초반에는 지루하여 졸았으나, 그녀의 복직에 찬성하는 사람이 조금씩 많아지며 이야기는 긴장감 있는 스피드를 보여줘요. 권력을 쥔 CEO의 제안 하나에 산드라는 팀과 회사의 분위기를 해치는 사람이 됩니다누군가의 피해를 감수하며 자신을 복직시켜 달라는 말이 힘들어 먹던 신경안정제를 통해 자살까지 시도했던 그녀입니다.

 

주말 동안 16명 중 9명 이상의 동의표를 얻으려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그녀는 점차 변해요자신이 만든 게임 룰이 아니라는 걸 설명하는 겁니다. 본인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걸 설득하죠. 영화 말미에서는 한 번 싸워보겠다는 의지가 얼굴에서도 보이는 듯 했습니다.

 

결국에는 8:8로 지고 말죠. 사장님이 부릅니다. 회사 사기를 생각하여 2개월 후 계약직에 있는 사람을 재계약 하지 않고 그녀를 복직시키겠다며. 보너스도 주고. 하지만 그 계약직은 그녀에게 동의한 표를 준 사람입니다. 잠깐의 고민도 하지 않고 거절하며 직접 자신의 발로 회사를 나오는 그녀.

 

 

[남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

 

 

웃는 모습이 별로 없던 산드라는 남편과 결과를 통화하며 활짝 웃습니다. 싸우길 잘했다고. 그토록 바라던 일자리를 다시 손에 넣을 수 있었지만 그랬을 때에는 자신이 지금까지 싸워왔던 의미를 잃게 되죠. 본인의 가치를 택하며 멀어지는 그녀의 모습에서 경쾌함을 읽습니다.

 

 

by 왕마담 2015.01.1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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