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제가 쓴 글이 필요에 의해 월간지에 실리게 됐습니다. 진실한 소통에 의해 친밀함이 더 깊어졌다는 경험을 담은 내용이지요. 신기했습니다. 제 글이 많은 사람이 볼 잡지에 실리게 되었다는 점이. 그리고 기뻤습니다. 제가 살았던 모습이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듯 느껴졌기 때문에. 또한 즐거웠습니다. 많은 글을 접했을 기자에게 솜씨가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하지만, 부끄러웠습니다. 과연 지금의 나는 그 때의 글과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말입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여전히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분기별로 정기모임을 갖고 있으며 카톡방을 만들어 매일 수다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번 9월 모임은 1 2일로 가깝고 풍광 좋은 곳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을 핑계로 못간다고 했지요. 아직 짝이 없다는 점과 친구들의 부인과 아기들을 대하는 것이 마음과 달리 표현이 서툴기 때문입니다. 괜히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까 염려스러웠고 거기에 더해 이런 저런 일로 에너지가 많이 떨어져 있던 상황이기도 해서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친구 돌잔치가 있어 모임 전 고등학교 친구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잔치가 끝난 후 자리를 옮겨 술 한잔을 했지요. 이런저런 얘기들 오가다가 9월 정기모임을 10월로 옮기는 것이 어떤가에 대한 안건이 나왔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벌초 등의 가족행사가 많으니 변경하여 더 많이 모일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였지요. 그것이 도화선이었는지 곧 목청을 세운 의견들이 오갔습니다. 유독 격렬하게 감정을 내보이며 의견을 내는 친구와 얘기를 나누다 '너는 왜 자꾸만 가족 모임에만 빠지냐?'고 묻더군요.

 

애써 변명을 하기 보다 사실 좀 부담스럽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곧 친구의 돌직구에 바로 넉다운 당했습니다. '지상아~ 삼촌으로서 친구들 함께하는 가족 모임에 와서 조카들 과자 하나 사주는게 뭐가 그렇게 어렵고 부담스럽냐?'라는 말이었습니다. 술기운이 싹 걷힐 정도로 정신이 바짝 들었기에 순간 '' 했습니다.

 

'관계'의 기본은 그저 다가오는 자연스러움이라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더 친밀해지려는 노력을 한 것 보다는 내 자신에게 피해가 될 때나 바로 잡기 위한 애를 썼던 것 듯 싶습니다. 대소사에 참석하고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내고 술자리에서 같이 마시고 함께 노는 것이 친구로서 하는 행동의 전부로 알고 있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월간지에 실린 글은 누군가 읽게 될 때 더 깊어질 친밀함을 위한 '관계'의 올바른 예로 삼기 위함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글쓴이는 글만큼의 삶을 살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당시 한 순간에만 냈던 용기가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뒤돌아 참고 삼을 만한 더 키워진 친밀함의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 경험을 살려 더 풍성한 관계 쌓기를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그것이 이미 공개된 글의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애써 자기 합리화를 해봅니다. 지인들과 조금 더 친밀해지는 한 주 보내시기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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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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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계에 장, 대로

 

by 왕마담 2012.09.1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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