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시작의 어색함을 가지고 있는데 벌써 마지막 수업이네요. 총 정리하는 복습 차원의 수업 그리고 각자 얼마나 늘었는지 곡을 택하여 발표해야 합니다. 잘 부르던 못 부르던 쉽게 생각했는데 수료를 축하해주러 오신 많은 선배님을 보는 순간 '~ 이거 장난 아니구나' 싶었어요.

 

 

첫 수업, <박연폭포>를 불렀습니다. 마지막 주차 발표곡도 이 곡을 할까 하다가 멋 내고 싶은 마음에 칸초네를 골랐어요. 처음 고른 곡은 <Core 'ngrato>입니다. 6주차 수업 전 연습하시는 걸 들으시고 높은 음이 많아 갑작스레 부르면 성대가 상할 수 있으니 곡을 바꾸는 게 낫겠다는 조언을 주셨지요.

 

아는 곡을 모두 말씀 드렸더니 그 중 <O del mio amato ben>이 낫다는 선택이 주어졌습니다. 내심 가장 껄끄럽게 생각했던 노래였죠. 다른 칸초네에 비해 매우 높은 음은 없으나, 드라마틱하게 불러야 했습니다. 게다가 문화센터에서 불렀던 원음보다 낮은 음으로 선택해서 편했으나 낯설었지요.

 

 

[노래도 떨리는 데 사회까지... 흑]

 

 

 

발표회 날 반주에 맞춘 연습을 할 때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은 몸에 힘을 빼도록 했습니다. 나름 이 정도면 괜찮겠는데 싶었어요. 막상 실제 제 차례가 다가오니 점점 더 떨렸습니다. 드디어 무대에 서니 욕심이 나더라고요. '잘 부르고 싶다'.

 

그저 배운 대로 불러보자는 마음이 더 편했을 텐데 욕심이었지요. 몸에 힘이 들어가니 목이 뻣뻣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부르기 직전 호흡을 마시는 데 가슴으로도 숨을 빨아 들이는 게 느껴졌어요. 결국 첫 음을 내는 데 연습 때와 다르게 나와 당황스러웠습니다.

 

'이게 아닌데...' 속마음은 다시 부르고 싶었어요. 그러나 시작했는데 어찌 멈출 수 있겠습니까? 그대로 내 달렸습니다.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래 가사가 생각났어요. 감정이 증폭됐습니다. 이게 또 쥐약처럼 작용했어요. 하이라이트 고음 부분에서 감정에 휩쓸려 예전 불렀던 높은 음이 나와버렸습니다.

 

 

[8주간의 동거동락(?)을 함께한 동기기수]

 

 

피아노와의 불협화음에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으악~' 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마무리는 감정을 한 껏 담아.... 2절에 와서야 '이제 모르겠다' 싶었어요. 부르면서도 어설프게 느껴지는 무대였습니다. JS 스튜디오에서의 첫 발표회가 이리 지나가더군요. 아쉬웠습니다.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내가 잘 부르는지 못 부르는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냅다 달려버리기 일쑤였어요. 피아노 반주도 들리지 않아 내 안의 나름 박자에 맞춰 불렀습니다. 틀리기 일쑤였죠. 선생님이 특히 강조하던 골성음에 함몰되어 불렀습니다.

 

바뀐 게 느껴졌어요. 노래를 잘 불렀다기 보다 배운 대로 하려는 노력에 더하여 골성이 빠진 듯 했습니다. 반주가 어떻게 나오는지, 공명 포인트는 어디로 형성되는지, 내 상태를 조금이나마 관찰하며 부르게 되더라고요. 물론 생각이 많아져 힘들기도 합니다.

 

 

[바쁜 개인 일정을 모두 비우고 축하해주러 달려온 선배님들과 함께, 작지만 큰 파티였습니다^^]

 

 

저의 경우 지난 7주의 결실이 이게 아닌가 싶었어요. 자아도취에서 빠져 나온 걸 깨닫게 된 걸로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알게 되어야 실력이 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저만 제자리 걸음인 듯 느껴졌습니다. 함께 무대에 오른 동기님들의 무대는 뚜렷하게 성장한 모습을 봤어요.

 

리듬감이 살아 있던 정인형님, 처음 쑥스러워 하던 모습에서 열정적인 열창을 보여준 한영주님, 무대에서 살아나는 임흥빈님, 지난 주까지 못 부르겠다던 모습이 결국 깜짝쇼를 보여주기 위했던 이미애님, 목감기가 걸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음에도 음을 타던 천재 장현정님, 그리고 설명이 거추장스러워지는 소프라노 조원경님.

 

아쉽게도 일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오경인님만 함께 했었다면 더욱 풍성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바톤을 이어 선배님들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우리 선배님들은 엄살쟁이였어요. 무대에 서기 전 '아우~ 누가 되는 거 아냐?'라며 손사레를 치셨지만, 결국 모두 너스레였습니다. 다들 프로 같은 아마추어였어요.

 

 

 

[아~]

 

 

 

조촐할 줄 알았지만 기수의 마지막 발표회는 JS에서 갖는 작은 음악회였습니다. 파티였지요. 그건 하나라도 더 제대로 된 성악을 알려주고 싶은 선생님, 함께 참석해주신 선배님들 그리고 열정 가득한 동기님들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팔로우업반>을 함께 하기로 했어요. 지금보다 더 나아질 내 모습에 벌써 두근 기대가 됩니다.

by 왕마담 2014.11.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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