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에 가면 주문을 어떻게 하시나요? 마음에 드는 음식을 시키시나요? 혹시 적당한 메뉴를 고른 적은 없으신지요? 저는 먹고 싶었던 게 파스타였는데 다른 분이 파스타를 시키면 피자를 선택했고 혹은 스테이크나 샐러드 등 파스타와 어울리는 음식을 시켰던 적이 많습니다.

 

회사 동료들과 식사할 때도 대체로 다른 분들이 고른 음식을 시켰습니다. 늦던 빠르던 다른 분들과 비슷하게 먹게 되니 먼저 먹거나 동료들이 모두 먹고 있을 때의 기다리는 뻘줌함을 피할 수 있지요. 오지랖이겠지만, 여러 명이 서로 다른 종류를 시키면 식당 아주머니한테 괜히 미안한 감정이 드는 점도 한 몫 했습니다.

 

요즘에는 예전과 달라졌습니다. 먹고 싶은 걸 시키지요. 다른 분들이 메뉴를 잘 고르지 못할 때 혹은 세트 메뉴가 있어 적당하게 시킬 수 있는 상황이 되어도 '먹고 싶은 걸 먹자'고 합니다음식 맛이 기대 만큼 아니더라도 '아까 그거 시킬걸~'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더군요.

 

 

[푹 빠져 있는 <플라멩코의 세계>]

 

 

음식 뿐 아니라 일상 역시 적당히 보내느냐, 욕심껏 사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듯 합니다. 일하고 사람들 만나고 취미를 즐기고 공부하며 영화나 뮤지컬과 같은 공연물을 찾아 다니고 또 그것들을 블로그에 담느라 나름 바쁘지요. 재미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스펙트럼이 너무 넓은 듯 해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늘 무언가 공부 하지만 전문가로 인정받을 만한 분야는 없고, 즐기는 취미로 무대에 설 것도 아니며, 파워 블로거도 아니지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려면 한 분야를 10년 이상 꾸준하게 연습하고 단련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제는 상식처럼 생각되는 '10년 법칙'이지요.

 

초점과 효율 없이 여기저기 흩뿌리는 열정과 정력이 아까운지 주변 사람들 중 충고를 아끼지 않는 분들도 계십니다. 조언을 요약하면 '하나의 활동에 집중하는 게 어때?' 이지요. 관심이 없다면 조언과 충고도 없을 터, 우선 고마웠습니다. 그 말씀에 고개도 끄덕여졌어요. 움켜쥘 성과를 내야 한다면 말입니다.

 

 

[생기를 불어 넣는 활력소, 성악 클래스]

 

 

지금 하고 있는 여러 활동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취미를 내려 놓고 성과를 낼 수 있는 하나의 활동에 초점을 맞춰야 하나?' 싶었지요. 곧 여러 질문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 그렇게 하려고 하지?'

'성과를 위해'

 

'그 성과를 이루면 뭐가 좋아져?'

'타인에게 인정받고 독립과 자유를 이룰 수도 있잖아, 운 좋으면 돈도 많이 벌 수 있을 거야'

 

'뭘 위해 그것들을 얻으려 하지?'

'행복해질 수 있잖아'

 

'지금은 행복하지 않아?'

'꼭 그런 건 아닌데 남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성과는 없잖아'

 

'남들에게 인정받는 게 행복의 유일 조건이야?'

'그건 아닌데.... 받으면 좋잖아~'

 

'그 성과라는 것을 위해 지금 당장 즐겁고 재미있는 활동들을 포기해야 할 정도야?'

'...........................'

 

 

[멈출 수 없는 책읽기]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 보지만, 역시나 '아니올시다' 였습니다. 걸출한 성과물 내지 못해도 지금 내 가슴을 울리는 활동이라면 무엇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관심사의 넓은 스펙트럼을 즐기며 욕심껏 사는 것, 적당한 다른 메뉴를 택하기보다 먹고 싶은 걸 고르는 주문이 되지 않을까요?

 

잠시 동했던 거라면 자연히 떨어져 나가겠지요. 아니라면 오래도록 마음이 울리는 활동이 되지 않을까요? 삶의 질을 높이는 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달라지기도 하지만, 어떤 활동을 하며 보내는 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욕심껏 산다는 건 마음껏 산다는 뜻일 수도 있을 듯 하네요.

 

마음의 이끌림을 따라가는 한 주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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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http://wangmad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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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안녕하세요. 왕지상입니다. 이 편지는 한 주 한 주를 보내면서 겪은 일들과 그 느낌을 매우 개인적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자주 만나지 못하니 이런 소식이라도 나누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수 많은 스팸 메일 중 하나를 더 추가할지 모를 우려를 뒤로 하고 보냅니다. 이런저런 회신을 주신다면 더욱 좋을 일이지요. 그러나 저러나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나는 나는 음악, 뮤지컬 <모차르트> 중 by 임태경]

by 왕마담 2014.04.2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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