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Maison en Petits Cubes from look on Vimeo.



단편 애니메이션 "나무블록의 집".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안시 크리스탈(the Grand Prize)를 탔으며,
아카데미에서는 Best Animated Short Film 부문을 석권했다.

이번 주말 짧은 12분에서 오는 긴 감동의 여운을 느껴보세요.
제 집에 방문해주신 분들에 대한 선물입니다^^
지금... 당장... 행복하자구요~^^




노회하고 외로운 주인공인 할아버지가 담배파이프를 물고 익숙하지만 힘빠진 몸놀림으로
와인을 목축이고 있다. 배경이 눈에 띄는데 집밑으로는 모두 바다인 점이다. 곧 잠이 들어
아침에 눈을 뜬 할아버지는 친구나 다름없는 담배파이프를 물고 침대에서 발을 내려 디딘다.
곧 방이 물에 차있는 것을 알고 이미 많은 경험으로 해본 듯한 경험많은 숙련공과 같이
옥상에 올라 벽돌을 한층 한층 쌓아올려 또 다른 방을 만든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추측해
보건대 바다는 점차 차오르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층을 모두 쌓아올린 할아버지는 곧 어제까지 묶었던 방에서 소중한 기억이 담긴 액자들과
짐 등을 건져올리는데 실수로 담배파이프를 물 속으로 떨어뜨린다. 그것은 한층씩 입구 안으로
빨려들어가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을 때까지 떨어진다. 아무 대사없는 화면에도 그의 실망감이
나의 가슴 속에 파고든다. 건져올릴 짐을 모두 윗층으로 올린 후 다른 파이프를 찾아 입에
물어보지만 잃어버린 파이프가 못내 그립다. 그 때 눈에 들어온 잠수복!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던 그는 이내 잠수복을 입고 한 층씩 밑으로 내려간다. 이 때 한층 씩 그
경계를 그어놓은 입구를 열어내어 들어가는 장면은 흡사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듯 하다.
한 층씩 매려가던 그의 눈에는 익숙했었지만 세월의 물길이 그를 잠식하며 수면 아래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하나씩 발견한다.



딸의 결혼식, 새로운 가족,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일상 속에 묻혀져 있던 그의 소중한 파편의
기억이 살아나고 있다. 곧 그의 지나온 삶을 말해주고 있다. 배경인 바다와 점차 물 속에 잠겨
쌓아올린 집들은 세월 속에 지나온 삶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 높이가 제각기인 많은 집들은
또 다른 사람들의 쌓아올려진 삶일 것이다. 우린 모두 지금 시간의 벽들을 쌓아올리고 있지
않은가? 세월의 물이 쌓이면서 일상 속 우리의 소중한 기억과 추억이 곧 벽돌이 되어 하나씩
쌓아지듯이 말이다.



나는 지금 어떤 종류의 벽돌을 쌓고 있는가? 단정하고 네모난? 혹은 둥그스름한? 아니면
흙의 모양을 간직한? 어쩌면 제멋대로 생긴 벽돌을 쌓고 있지는 않을까? 그러나 벽돌을 쌓고
있다면 그것으로도 삶을 살고 있다 말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벽돌 하나 쌓지 않고 방안에서
물길이 점차 내 목을 침범하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단정한 벽돌을 쌓고 싶다. 거대하고 화려하지 않지만 단단하며 알맹이가 꽉 찬 흙으로
만들어진 벽돌에 누구의 색도 아닌 나만의 색을 입혀내어 차근차근 쌓아올리고 싶다.
소중한 추억과 기억의 벽돌이 쌓아올라가면 비록 물 속에는 잠기겠지만, 그런 아름다운
어제로 또 빛나는 오늘의 벽돌을 쌓아올리고 싶은 것이다.
가끔 삶의 물결이 거세어질 때는 잠수복을 입고 아름다웠던 나의 집을 돌아볼 것이다.
그런다면 거세어진 물결 앞에 놓인 인생과 삶이라는 와인 잔에 건배하듯 살아갈 용기를 얻게될 것이니까...

by 왕마담 2010.07.2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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