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좋아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생각하면 글쓰기 보다 삶의 기록을 남기는 걸 좋아한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 해요. 마음이 울컥되거나 동요되었을 때, 누군가에게 자랑하고픈 영화나 공연을 봤을 때, 남기고픈 여행 등의 경험을 했을 때 등을 만나면 늘 남겨 놓으려 합니다.

 

누군가는 멋진 사진으로 혹은 그림으로 남기지만, 제 경우에는 두 가지 모두 실력도 없을 뿐더러 흥미가 많지 않아 글로 남기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고 남겨 놓으려는 표현법이 없어 글을 쓰는가 싶다면 오산입니다. 빈 여백이 검은 색의 글씨로 채워지는 순간 순간을 즐기죠.

 

의미로운 글들로 채우면 더 짜릿합니다. 어느 때면 공책 4~5장을 쉬지 않고 쓸 때도 있는 데 진이 다 빠져 버릴 정도가 돼요. 처음에는 정자로 반듯한 글씨를 자랑하지만 2 페이지 정도가 넘어가면 흘림체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미 손가락에는 힘이 빠졌지만 가슴과 머리에서는 글이 계속 나오는 경우지요.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의 해학(출처: 경향신문)]

 

 

결국 제가 쓰는 글은 모두 제 경험에서 나옵니다.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 라는 독특한 책 역시 그 점을 여실히 짚어내 깊은 동감을 느꼈어요. 제목을 보고는 무슨 말을 하는지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읽어 보니 문학은 삶에서 태어난다는 점을 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요.

 

주로 '절망', '불안', '이별', '사랑' 등의 감정과 '여행', '전장', '풍류' 등의 경험을 통해 풀어 내고 있습니다. 저자 이승수씨의 일방적인 의견으로만 꾸며진 게 아니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세계 고전 소설, , 그림 등을 통해 설명하며 꺼내보이고 있어요.

 

특히, 삶 속에서 문학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고전 소설과 시 등을 통하여 알려줍니다. '한 사형수가 옥중에서 지어 형장을 향해 아리랑고개를 오르며 부른 노래가 <아리랑>이고'(P169, 유폐 중), '이렇게 보니 <수호전>, <로빈훗>, <임꺽정>, <장길산> 등의 소설은 모두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동경에서 태어난 것이다'(P195, 동경 중)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의 절규(출처: 경향신문)]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불안한 감정, 상황, 아픔 등은 물론 행복과 기쁨, 즐거움 모두 문학의 씨앗인거죠. 기쁨을 배가 되고 슬픔은 반으로 나눠질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대작가가 되지 않더라도 일상의 도움이 되는 거죠.

 

문학이란 늘 즐겨야 되는 줄 알았고 상상력의 산물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작가란 매우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대작가들이 쓴 대작들 역시 본인들의 경험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한 각성을 가져왔어요.

 

출발점이 특출난 능력이나 재능에 있는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각자의 소중한 경험이나 느낌, 감정으로 시작하는 거죠. 작품의 마침표를 어떻게 찍느냐에 훈련된 능력이 필요한 게지 시작하는 건 모두 똑같은 선상에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by 왕마담 2014.11.24 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