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다수의 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저도 감상 전 스포를 증오하는 바, 아직 보지 못하신 분 중

스포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는 게 마음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

 

 

 

 

김애란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을 봤습니다. 조로증에 나이 16살이나 신체는 이미 80대의 노인이 되어 버린 아름이(조성목)와 부모님의 이야기를 다루었어요. 원작인 책으로 접한 지는 벌써 몇 년 전이라 꽤 기대가 컸던 영화였기는 하나, 많이 울 듯해서 살짝 망설였습니다.

 

어찌 됐든 '하고 싶은 걸 한다'는 욕망에 이끌려 극장에 갔어요. 생각보다 나이 어린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또래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아름이 아빠 대수역을 맡은 강동원씨 팬들인 듯 했습니다. 추석 명절 가족을 타킷으로 했던 만큼 역시 가족이 함께 보는 분들이 다른 영화에 비해 유독 많았어요.

 

생각했던 것 보다는 원작의 디테일한 감성은 많이 살리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현실적인 판타지 영화처럼 보여 내용이 완전히 다른 <7번가의 선물>과 전반적인 분위기가 비슷했어요. 제목을 그대로 썼기에 원작을 얼마나 잘 재현해냈느냐가 연출의 관건인 듯 했습니다.

 

 

 

 

중심이 되는 대체적인 이야기는 큰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엄마 미라(송혜교씨)가 임신했을 때 학교 친구들이 찾아오는 장면이 순간에 흐름으로 지나간 게 많이 아쉽더군요. 그 외 아빠 대수가 아들을 놀리는 고등학생들과 싸우는 장면은 꽤 길었습니다. 잔잔한 흐름의 영화에서 액션이 보여지는 그 나마의 장면이기 때문인 듯 했어요.

 

극의 유일한 악역을 맡은 이는 별다른 설명 없이 스스로의 상처를 보고 아빠가 용서하는 장면은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소주까지 같이 마시다니. 대수의 순진이 표현된 것이었을까요? 곧 본인의 아버지 김갑수씨를 찾아가는 것도 즉흥적이었으나, 부모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모습에서 진한 여운이 들었습니다.

 

소설을 압축하기에 바쁜 듯 보였어요. 영화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나 여운, 스토리텔링이 없던 듯 보여 아쉬웠습니다. 예를 들면 아름이가 아빠의 택시를 같이 타기 위해 넘어야 할 모험거리 등에 대한 편집이 있었으면 좋았을 듯 해요. 엄마의 존재감이 약했고 아름의 마지막 선물인 대수와 미라의 러브 스토리에 대해서는 밋밋하게 그려져 안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주제를 밟고 가볍게 터치했어요. 아름이가 자신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어른스러운 모습과 짱가역을 연기한 백일섭씨의 친숙한 느낌은 보기 좋았습니다. 자식을 먼저 보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을 짐작하게 하여 가족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며 늙어 가는 지금을 어떻게 소중하게 보내게 할지 생각하게 하네요.

 

 

by 왕마담 2014.09.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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