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다수의 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저도 감상 전 스포를 증오하는 바, 아직 보지 못하신 분 중

스포를 싫어 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는게 마음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

 

 

[포스터]

 

 

 

이야기의 스릴있는 짜임새가 좋았습니다. 서론이 길지 않고 관객이 푹 빠질 만한 요소들을 잘 엮어 놓았더군요. 전반부에는 뜬금없는 시체를 숨기기까지의 과정이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박창민과의 대결에 치중하며 얽히고 설킨 줄을 한 번에 풀어 버린 느낌이었습니다.

 

꼬일 대로 꼬인 상황을 풀어내는 맛이 일품이었지요. 설명만 하느라 지루할 수 있지만 박창민이라는 인물의 과거와 현재를 쫓으며 묘사로 풀어 내어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 상황에서 고건수는 악에 박칠 대로 받쳐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죠.

 

연기 잘하는 두 배우의 열연이 큰 몫을 차지 하는 거 같습니다. 찌질 하게 보이지만 살기 위해 아등바등 되는 모습의 고형사에 대해서는 공감이 일어나더라고요. '내가 만약 저 상황이었다면...' 아마도 뺑소니를 한데다가 음주 측정에 걸려 감사도 피하지 못했을 때의 짜증이 폭발할 듯한 그 표정과 연기는 상상만 해도 아찔할 마음을 대변해주더라고요.

 

 

[끝까지 간다 예고편]

 

 

조진웅이 연기하는 박창민의 첫 등장은 관객이지만 그 카리스마에 압도 당했습니다. 전화로만 협박하던 친구가 갑자기 자기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다짜고짜 고형사의 싸대기를 갈구는 그 힘있는 연기는 순간적으로 ''하게 만들더군요. 곧 화장실에서의 냉철한 액션을 보며 고형사가 과연 대항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게 만들 정도로 강한 캐릭터를 보였습니다.

 

<본 트릴로지> <아저씨>와 같은 현란한 손기술의 액션은 없더라고요. 힘으로 싸우는 우직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물고 묶고 싸대기에 화장실에 내려 꽂는 모습 등 리얼함이 돋보였지요. 하지만, 고형사가 이광민의 후배를 협박하는 모습은 조금 괴리감 있게 느껴졌습니다만 전체적인 극의 흐름을 망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고형사의 미행을 뿌리치는 박창민의 자동차 신은 색달랐어요. 신호등이 바뀌어도 움직이지 않는 차량을 이용하여 상대를 약 올리는 듯한 기발한 설정이 남달랐습니다. 곳곳에 그런 호흡들이 있더군요. 관 속에서 울리던 핸드폰 벨소리도 비슷한 효과를 주었습니다.

 

 

[저승사자 같은 느낌 박창민 역의 조진웅]

 

 

마치 할리우드 영화와 같은 깨알 유머들이 넘쳐 나네요. 무엇보다 기억나는 건 폭탄 신이었습니다. 신임 청장에게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었는데 예상보다 폭탄의 화력이 컸던 거지요. 게다가 반장이 새로 산 차에 옮겨 붙은 인형까지... 한 번에 끝나지는 않고 꼭 어떤 반전을 이어가는 듯한 모습은 유머까지 이어지더라고요.

 

감독이 누굴까 싶었습니다. 아주 예전에 보았던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찍은 감독이네요. 그 외에도 <그 놈은 멋있었다>의 조연출과 각본으로 참여했습니다. 가벼운 연애 이야기를 찍었던 감독이 어떻게 이런 액션 영화를 연출할 수 있었을까.... 무척 궁금해졌어요.

 

인터뷰 했던 내용들을 보았더니 이 각본의 초고가 나온 건 2009년이었으나, 전작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선입견으로 투자유치가 힘들었더군요. 이후로도 몇 년간 초고를 고치고 다시 쓰며 각본만으로도 재미 있는 영화를 이미 만들었습니다. 이후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거죠.

 

 

[영화를 미친듯 이끌어 가는 고건수의 이선균]

 

 

감독 김성훈씨는 데뷔작으로 완전 말아 먹은 이후 약 7년 간을 절치부심했었던 듯 합니다. 두 번째 기회가 온다면 자신이 재미있다고 여기는 영화를 찍겠다고 다짐을 많이 한 듯 해요. 그래서 <끝까지 간다>의 시나리오가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 하고 싶어서 신나게 했다는 말이지요.

 

이 점은 감독뿐만이 아닌 듯 합니다. 이선균씨와 조진웅씨 역시 본인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감독이 오케이 사인을 보내도 다시 찍었다고 하더군요. 특히, 아파트에서 마지막 액션 신은 연기자 본인들의 의지를 앞세워 4일 밤을 새워가면서 찍었다고 합니다.

 

경찰의 비리로 시작해서 비리로 끝나는 영화라 좀 씁쓸함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비리 자체가 유쾌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그럴 정도로 경찰과 형사,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제 속에도 그리고 우리 관객들에게도 쌓여 있는 듯 합니다. 그렇기에 고건수와 그의 동료 형사들에게 대한 연민이 일어나기도 하죠.

 

뜻하지 않았던 한 편의 즐거운 영화와 유쾌한 연출자 그리고 연기자들과 만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불신에 대한 용인으로 인한 끄덕여지는 모습은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까지 덤으로 들었던 영화 <끝까지 간다> 였습니다.

 

by 왕마담 2014.06.06 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