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과 함께 뮤지컬을 봤습니다. 제가 우연찮게도 공짜와 다름없이 구할 수 있었던 티켓으로 인해 보게 되었지요. 그러나, 티켓 교환을 좀 늦게 해서인지 원래 VIP석이었는데 모두 매진되어 어쩔 수 없이 R석에 앉아 보게 되었습니다. 아쉽더군요.

 

 간만에 만난 지인과 반가워하기 바쁘게 공연 시작 2분도 채 남지 않아 바삐 공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금방 조명이 꺼지고 공연은 시작했지요. 사실 뮤지컬을 보러 간 것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앞서 두 번은 모두 대형 뮤지컬이었고 이번은 연극에 가까운 소형 뮤지컬이었습니다.

 

 극 초반 몰입도가 낮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자꾸만 앞서 보았던 두 대형 뮤지컬과 비교되기 시작했습니다. 공연장 크기, 음향, Live가 아닌 녹음된 사운드, 족히 백 명 가까운 군무와 몇 명의 춤, VIP 혹은 S석이 아닌 R석 등의 비교는 어느덧 함께 온 지인에게 좀 더 나은 환경으로 초대하지 못한 미안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러나, 연극과 비슷한 친관객 성향의 공연, 유명 배우들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열정, 스토리가 주는 감동 속으로 빨려 들어가 클라이맥스에서는 눈물이 고일 정도로 푹 빠졌습니다. 규모의 차이는 분명 있지만, 느꼈던 감동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그 때 저도 모르게 그냥 무심코 지금에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나게 되었습니다.

 

 그 날의 경험은 오늘, 지금을 살라는 아주 많이 읽고 들었던 문구를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이미 과거의 경험을 떠올려 비교하며 그 날의 감동을 온전하게 느끼지 못할뻔했던 작은 경험이 늘 책 속의 활자로만 보아왔던 지금에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느끼게 합니다.

 

 일상을 변화시킬 무언가의 결정과 그 결과를 앞두고 있으면 지금의 일상들을 등한시하는 경향을 보이는 를 발견했습니다. ‘‘결정을 하고 나면그리고 결정한대로 되면그 다음에 하자.’라는 마음으로 이후의 일상만을 바라보고 어느덧 그 속에 살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한다면 그건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에 살고 있는 것이지요.

 

 퇴직휴식그리고 다른 길을 계획하고 결정했습니다. 제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생업이기에 도통 다른 요소들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회사에서 최대한 마무리를 잘하기 위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려 하나 이미 길 떠난 마음을 잡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금을 살기 위해 마음을 다시 붙잡아야 함을 느낍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 살기보다는 지금 여기에서 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이제 겨울이네요.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입니다. 늘 튼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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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by 왕마담 2011.11.2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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