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책,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비수 같은 말 한 마디

 

가끔 사람들은 나 역시, 별 생각 없이 던지 한 마디에 울컥하기도 하고 뒤 돌아 울기도 한다. 그 사람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있다면 ... 그 한 마디를 쉽게 할 수 있을까? 특히, 조언을 한다고 하지만 그건 나의 시야에서 하게 된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 조언이나 충고를 하게 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게다가 금방 까먹는다. 자신이 한 말을...... 하지만, 상대방은 끔찍하게 그 단어가 비수가 되어 꽂힌다. 가슴에. 밤새 그 상황에서 받아 치지 못한 걸 자책하며. 또 화를 냈다면 그 정도 일로 짜증을 내거나 진지해진 거 자체로 내 자신이 무척 좀스러워 보인다. 또한 삐친 걸로 보일까 겁나기도 하다.

 

혹자는 마음이 약하고 유리 가슴 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에게는 약한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을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접점이라면 그 사람은 말 한마디에 쉽게 동요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접점은 다르다. 또 다른 사람은 그 접점이 커서 매우 쉽게 가슴 언저리에 말 한마디가 얹히게 되는 게다.

 

 

 

 

 

목적 없는 분풀이, 부메랑 같은 편지 한 통

 

어느 날 토니 웹스터에게 전해진 친구 에이드리언의 자살 소식에 놀란다. 철학적 사유와 그에 걸맞은 지성을 갖춘 친구였기에 그를 선망하고 인정 받기를 원했었지. 자신의 여자친구였던 베로니카 역시 헤어진 후 그와 사귄다는 소식에 멀어졌다. 둘 모두에게 그리고 자신이 갖고 있던 콤플렉스 그리고 분노 속에서 헤어져 나오고 싶었다.

 

철저하게 토니 웹스터의 기억을 토대로 작성된 이 소설의 가장 큰 중심 맥락의 이야기가 바로 위에 썼다. 이를 중심으로 많은 기억들을 살려내며 이야기는 시작되고 종결되지만, 흐릿한 안개 속을 헤치는 듯하다. 늘 합리화 시키는 사유 속에 빠진 토니, 어느 날 에이드리언에게 베로니카와의 교제를 허락해달라는 편지를 받는다.

 

토니의 기억 속에는 없던 편지를 자살 소식을 들은 이후 다시 만났던 베로니카에게 받는다. 그 속에는 어린 시절 배신으로 인한 화와 질투 속에서 퍼부은 답장이 있었다. 그 치기 어린 저주가 그 둘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운명을 만들어 버린 훅마법처럼 왔다.

 

 

 

[줄리언 반스, 샤프하다. 왠지 에이드리언 퓔^^]

 

 

역사,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

 

주요 굵직한 사건은 사실 베로니카와의 이별, 썼다고 생각한 허구의 편지, 질투와 분노로 실제의 편지 그리고 에이드리언의 자살이다. 이 사실들은 토니의 기억에서 하나씩 재생되어 간다. 시간이 지날 수록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바와 다른 사실과의 만남 속에서 개인을 떠나 인류의 역사가 만들어진 진리 자체를 비꼬는 듯하다.

 

'역사란 언제나 승자의 편이다'라는 비슷한 말을 들어 봤다. 개인의 기억 역시 마찬가지다. 진실을 맞대려는 평범하지 않은 노력이 없는 한 자신에게 편하고 유리하게 생각할 뿐이다. 처음에는 합리화하는 불편함이 있겠지만 결국 이질감도 없이 그렇다고 믿어 버리는 진실이 되어 버린다.

 

늘 진실을 추구하던 에이드리언의 선택은 자유의 극단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더 공감되는 이는 비루하기까지 할 수 있는 토니 웹스터이다. 역사? 아니 위에서 말한 승자는 무엇인가? 결국 살아 남은 자들의 훈장이 아닐까? 그들이 소싯적을 하나씩 떠올리며 말하는 회고록이 바로 역사라 불리어지지 않을까?

 

 

 

[기억하면 떠오르는 영화,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

 

 

에필로그, 존버 정신

 

회사 생활에 지친 예전 힘을 얻었던 말 중 하나는 바로 '존버정신'이었다. 존나게 버티는 놈이 이기는 거다'라는 뜻이다. 다들 아실 거라 생각하며.... 모른다면 직장 생활이 편한 거?.... Pass~ 결국 승자는 버티는 사람이다. 일단 살아 남아야 역사를 쓰던 회고를 하던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난 에이드리언과 같은 지성을 갖추고 싶다. 그러나 토니가 무의식 중에 갖추고 있는 존버 정신이 더 좋다. 둘 중 무엇 하나를 택하라고 하면 끝까지 살아 남는 끈기를 더 선호할 거다. 하지만, 기억하자. 그 끝나기를 택하기 전 더 선호할 수 있는 선택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분량도 적당히 얇으나, 그 내용이 가볍지 만은 않다. 그렇기에 노벨 문학상,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했을테지. 스릴러의 재미까지 있다. 읽기는 편하다. 하지만 그 의미를 하나 하나 찾아내기에는 솔직히 쉽지 않았음을 시인한다. 번역한 최세희씨의 옮긴이의 말을 많이 참고하여 리뷰를 썼다는 점을 밝힌다.

 

 

 

[기억을 주제로 고른 노래,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유치한가? 쩝~ 존.버.]

by 왕마담 2014.04.04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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