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메가박스에서 봤었던 뮤지컬 실황 영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들이었다. 런던 로얄 알버트홀의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특별공연>과 뉴욕 브로드웨이의 인기 공연 <지킬 앤 하이드>를 봤다. 이번에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했었다는 <멤피스>가 상영했는데 들어본 적 없던 뮤지컬이었다. 뮤지컬 티켓보다는 싸지만 일반 영화보다 비싼 가격 때문에 혹 재미없을까 예매하기 망설였었다.

 

그런 우려를 조금 불식시켜 준 것은 2010년 토니어워드 베스트 뮤지컬상을 포함하여 4개 부문을 수상했다는 점이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매년 새롭게 개막하여 상연된 뮤지컬과 연극 작품들에 부분별로 수여하는 상이다. 일명 토니상으로 불린다. 베스트 뮤지컬상을 수상했으니 작품성은 인정되었다는 것으로 믿고 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없어 돈 아깝다는 본전 생각은 들지 않겠다 싶은 마음이었다.

 

뮤지컬의 배경은 1950년대 미국 남부의 멤피스다. 블루스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이곳은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비 킹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곳의 유명 DJ 드웨이 필립스의 실제 얘기를 참고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 KKK단의 소굴이기도 했단다. 매일 암살 협박을 받던 킹 목사는 결국 이곳의 한 모텔에서 암살되었다고 하니 왜 흑인의 애완이 서린 대표적 도시가 되었는지 이해되는 듯싶기도 하다.

 

 

[휴이와 펠리시아의 투 샷]

 

백인이지만 흑인 음악을 좋아하는 휴이. 그는 흑인들만 출입 가능한 재즈바에 갔다가 곤경을 치를 뻔하지만 그곳에서 여가수 펠리시아를 만난다. 딱 봐도 주구장창 지루한 음악만 틀어대던 방송국은 휴이를 DJ로 앉히게 되면서 유명해진다. 흥겹고 소울 가득한 노래와 음악으로 청취자를 사로잡는 휴이의 선곡 덕분이다. 사랑하는 펠리시아를 게스트로 출연시키면서 자신 뿐 아닌 연인의 성공까지 돕게 된다.

 

휴이가 방송국에서 어떤 DJ 대신 흑인 음악을 틀었다가 내쫓기는 장면이 있다. 백인 음악으로 바꾸어 방송하지만 청취자들의 열렬한 호응으로 결국 휴이가 DJ가 된다. 물론 청취자들은 백인. 이 장면에서 백인과 흑인의 차별이라는 큰 주제보다는 어디서든 큰 조직 속에서 의사결정권자들의 선입견이 결국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청취자들이 원하는 니즈를 자신의 고정관념으로만 판단하는 어리석음에 대한 생각이 문득 정말 문득 들었다.

 

극의 긴장감을 주는 흐름은 백인과 흑인의 문화와 정서의 충돌 속에 있다. 인종에 대한 차별을 넘어서려는 휴이의 열정은 늘 벽에 부딪힌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까지 그와 부딪히며 좌절할 것도 같지만 휴이 특유의 제스쳐와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펠리시아는 물론 그 주변의 사람들까지 감염시켜 서로가 서로의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잘 담아냈다.

 

 

[휴이와 펠리시아가 노래 부르는 모습, 혼신을 다해 부르는 펠리시아~ 지못미^^]

 

 

휴이 역을 맡은 차드 킴벌을 보는 내내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생각났다. 비슷했다. 특유의 없어 보이는 제스츄어까지 더해지니 ... 하지만, 겉모습만 그렇게 보일뿐 내면에는 그가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들어찼다. 킴벌은 연기와 노래로 휴이라는 사람의 열정적인 내면 세계를 잘 보여주는 듯 보인다. 그의 열정을 대표하는 곡, <The music of my soul>, <Memphis lives in me>.

 

미국에서 이 뮤지컬이 흥행에 성공하는데 있어 한 몫한 사람은 펠리시아 역의 몬테고 글로버다. 내내 유쾌하지만 그녀의 감성 충만한 노래는 뭉클하여 울리는 뜨거움이 있다. 높이 올라가는 음역대에 힘과 에너지가 폭발하 듯 터져 나오는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시원스럽기도 하고 좀 애잔하기도 하고 감동스러울 때도 있다. 그녀가 부른 <Someday>, <Colored woman>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이 역할로 완전 무명에서 스타로 발돋움했다고 한다.

 

 

    

[Someday, 첫 사진은 저렇지만... 뮤지컬 실황 뮤직비디오]

 

 

그 외에도 많은 인물들이 부르는 R&B, Rock'N'Roll 등의 뮤지컬 넘버가 극의 흐름에 자연스레 달라 붙는다. 넘버들이 모두 좋아 검색해봤더니 작곡은 조 디피에트로(Joe Dipietro)와 데이빗 브라이언(David Bryan)이 했다고 한다. 좀 동떨어진 얘기지만 디피에트로가 뮤지컬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던지는 "첫째, 공연을 많이 봐야 한다. 둘째, 무조건 써야 한다. 셋째, 주변 말에 신경 쓰지 마라."라는 메시지는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의 작품은 <멤피스> 외에도 <All Shook up>, <I love you> 등이 있다.

 

특히나, 가장 좋았던 노래를 꼽으라면 펠리시아가 크게 성공하고 멤피스로 돌아온 직후의 때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펠리시아와 같이 가지 않았던 휴이는 이제 보편화된 쇼로 인해 인기가 거의 사라진 상태. 펠리시아는 멤피스에서 컴백쇼를 하게 되는데 이때 화해를 청하며 같이 공연하자는 권유를 한다. 머뭇거리는 휴이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부르는 노래, 바로 <Steal Your Rock'n'Roll>이다. 다른 사람의 Rock을 쫓으려 하지 말고 자신만의 Rock과 인생을 찾아 즐기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해피 엔딩을 암시하는 이 노래가 끝난 후 공연 자체가 바로 끝나며 커튼콜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참 깔끔한 마무리여서 좌석을 나설 때까지 노래가 가슴에 잔잔히 파묻힌다.

 

 

         

[Last Scene의 Steal Your Rock'n'Roll, 노래 자체로 해피엔딩을 보여주며 공연 자체가 마무리됨]

by 왕마담 2014.07.2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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