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연주회 때의 '폼만 프로' 였던 모습^^]

 

 

성악 초급반을 시작한지 벌써 반 년이 넘었습니다목소리가 중저음이라 테너나 바리톤 음색으로 노래를 부르면 어떨까조금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어요. 자연스레 성악에 관심이 갔었습니다. 문제는 노래를 너무 못한다는 것이었지요. 하늘이 낸 음치였습니다. 수업이나 제대로 따라갈지 창피만 당하는 것은 아닐지 싶었지요.

 

뮤지컬 동호회에서 배운 기초발성반 2개월 수업이 그래도 용기를 복돋아 주더군요. 더 망설이면 아예 주저 앉을 듯 하여 무작정 등록했습니다. 역시 수업료를 입금하면 첫 수업은 나가게 되네요. 뻘줌함을 많이 느끼기에 첫 발걸음이 어려운 듯 합니다. 그 때만 넘기면 다음은 어렵지 않게 걷잖아요.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첫 수업, 발성 연습부터 어리둥절하더군요. 방법이 여러 가지였어요. 그 동안 가장 기본적인 한 가지만 알았거든요.(리뷰-노래보다 어려운 발성 연습) 그건 시작이었으니 더 움찔했던 건 배울 노래들이었습니다. 처음 배운 곡은 '까타리 까타리'로 알려진 <Core 'ngrato(무정한 마음)> 이었어요.

 

 

 

[Salvatore Licitra의 Core 'ngrato]

 

 

이태리 남부 나폴리 민요로 가사 읽는 거 자체가 고역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제주도 방언처럼 외국어 같은 사투리라고 하여 원체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음에 맞추어 고음을 내거나 박자를 맞추는 등 '' 부르는 게 문제가 아니라 부르기라도 하는 게 난관이었습니다. 잘못 등록했나 싶었지요.

 

수업은 학기마다 작품 발표회를 합니다. 그 동안 배운 노래나 자신이 부르고 싶은 곡을 지인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불러 보는 것이지요. 생각만 해도 어찌나 떨리던지요. 그래도 해야겠다는 만용과 같은 용기가 났습니다. 제가 택한 곡은 처음 배운 가곡 수업에서 강렬한 첫 인상을 받았던 <Core 'ngrato> 였습니다.

 

본래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넘버 중 하나인 <맨 오브 라만차>를 부르려고 했습니다. 청중들이 계속 비슷한 노래만 들으면 질릴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지요. 그 속에서 좀 튀어 보이는 곡이라면 주목을 더 받지 않을까 싶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네요.

 

 

 

[Core 'ngrato 초기 연습, 교수님께 지도 받는 모습 가감없음. 내심 안 들었으면 좋겠음!]

 

 

좀 더 생각해보니 어디서든지 자신있게 부를 수 있는 가곡 중 한 곡 정도는 갖고 있는 게 더 나을 듯싶었습니다. 또한, 배운 곡 중 하나로 연습해야 짧은 시간 더 잘 준비할 수 있을 듯 했지요. 발표곡을 다시 바꾸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제가 노래 부른 것을 녹음해서 다시 들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손발이 오그라들더군요. 내가 부른 노래를 들어야 하다니. 하지만, 좀 더 잘 부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다 잘 안 되겠지만 그 중 무엇이 가장 안 되는지를 알아야 하니까요. 일단 멜로디였습니다. 너무나 딱딱하게 노래 부르더군요. 그냥 목소리만 크게 내고 있었던 것이지요.

 

차츰 발음도 어려웠던 가사를 외우고 멜로디를 입혀 보기 시작했습니다. 잘 되었을까요? 노 코멘트 하겠습니다. 그러나, 일상이 흥겨워지더군요. 긴장스러운 발표회를 위해 준비를 하는 내내 입에서 흥얼대는 노래로 인해 제 매일은 노래가 되었습니다. 기분이 업되고 활기가 넘쳤지요.

 

 

 

[1st 학기 연주회 동영상, 침이 ]

 

 

이 곡은 (잘 모르지만) 제가 봤을 때 무척이나 멋들어짐을 보일 수 있는 곡 같았어요.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중반의 'Core Core 'ngrato' 부분은 떠나간 여인에 대한 절실한 마음을 최고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그러나, 못하는 이 마음.... ~~~) 마지막의 'Chiu' 역시 마찬가지 이지요. 위, 살바토르 리키트라의 노래를 들으면 이해가 갈 것입니다.

 

그래도 학기 연주회를 해서 였을까요? 또 다른 독서 모임 동호회에서도 불렀습니다. 신년회 모임을 하는데 오프닝 축하 공연을 하게 된 것이지요. '나 원 참~~' 컨셉은... '왜 무대는 프로만 서는가?', '못 불러도 설 수 있잖아!' 였습니다. 듣는 분들에게 '나도 하겠다'라는 마음을 드리면 성공이였지요.

 

아니나 다를까, 부르고 나니... 폭소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떨렸지만 재미가 있었습니다. 정말 자신없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노래였거든요. 여전히 음치이지만 남들 앞에서 흥분되어 부를 수 있는 노래 한 곡이 있다는 거, 두근거리는 일상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지금 역시 노래 부르는 맛에 푹 빠졌습니다. 노래 한 곡 한 곡을 배우고 부를 때의 그 떨림을 남겨두고 싶네요.

 

 

[독서 모임의 동호회, 신년회 모임 때의 모습, 뭔가 좀 나아진 거 같으면서도 더 건들되었던 듯 한....ㅋ]

 

by 왕마담 2014.05.1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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