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전사적으로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팀이 속해 있는 본부장님 역시 회사 내 다른 자리로 가기로 되어 있습니다. 옮기기 전 팀이 못내 불안하셨던지 고참급인 과/차장급과의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팀의 안정화를 위한 선후배 간의 원활한 관계를 위하기 위하여가 그 목적이었습니다. '허심탄회'함을 조건으로 내세운 자리는 잠시의 회의 후 식사와 술자리로 이어졌습니다.

 팀장, 본부장님은 과/차장급과 대리/사원들 간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후배들이 일하는 그 속으로 푸욱 들어가서 늘 함께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결국 먼저 퇴근하지 말고 '보듬어 챙겨라'라는 것이었죠. 참으로 옳은 말씀이었지만, 그 속에 숨겨진 정치적 의도와 배경을 짐작하기에 반감이 들었습니다.

 알딸딸한 술기운이 더해지면서 유연한 자세를 견지하자는 제 마음이 허물어졌습니다. 하나씩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얘기했습니다. 기억이 점차 흐려집니다만, 제가 말하고자 한 내용은 이것입니다. '회사가 지금과 같이 직원들에 대해 늦은 퇴근을 강요하고 성과보다 일하는 시간으로 공헌을 판단하는 것'이 계속된다면 직원들의 불만은 항상 내재되어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고 조급함으로 보여주기 위한 뭔가를 하려고만 하는 것은 결국 제자리를 맴돌 뿐이라는 것 혹은 어쩌면 제자리로 돌아오면 다행일지 모르겠지만, 성취없는 잦은 변화의 피곤함은 서로의 불신의 늪으로 빠지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술자리를 아주 불편하게 만드는 얘기였지만, 지금의 '위기론'과 '선후배간의 불신'은 조작되어 만들어졌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누군가 자신이 원하는 데로 사람을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 정치적으로 상황을 만들고 있음을 말했던 것이죠. 그 움직이게 하려는 의도가 회사의 성과를 위해서였겠지만 그 안에는 개인적인 욕망의 이기적 욕심이 숨겨져 서로간의 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왔고 지금의 대화도 그 연장선임을 말했지요.

 제가 기억하고 있는 대답은 '어리다'라는 내용의 훈시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 등에 대한 설명 등 이었습니다. 다음날 눈을 떴을 때 지독한 숙취와 찾아온 것은 '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실망감'과 '허심탄회'함에 대한 배신감이었습니다. 충동적 판단을 하고 싶은 욕구가 턱 밑까지 올라와 참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왜 우리가 서로를 비교하고 질투하며 시기하는 상황 속에서 증오를 키워가면서 일을 해야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사람 개개인을 들여다 보면 참 좋은 사람들인데 말입니다.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찾는 생각에 집중한다면 지금 실망을 주는 이런 일들은 제게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나를 둘러싼 세상과의 대립에서 오는 실망 또한 내 삶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는 통합적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 같습니다.

 글을 쓰면서 그리고 생각에 도움을 받은 책은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입니다. 추천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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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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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마담 2011.08.1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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