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풍광 속에서 여행하며 자신의 내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내면으로 역시 여행한 작가가 쓴
'사람풍경'. 책 제목인 '사람풍경'을 '내면풍경'으로 바꾸어 불러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많지는 않지만 '정신'과 '마음', '성격', '기질' 등을 다룬 책들에서 보아온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들은
이해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쉽게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제대로 알고 있지않다는 증거일
것이다. '사람풍경'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음으로 느끼는 가장 기본적이라 할 수 있는 감정의 단어들을
알기 쉽게 표현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주는 탁월함인 '나'를 비추는 거울로서의 역할을 해준다.

 작가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 중 만나는 갖가지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감정의 변화 하나 하나를 세심히
관찰했다. 그리고 그 감정들이 발생하여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지켜본다. 그것은 삶의
터닝포인트라 말해도 될 만한 '정신분석'을 받아 자신에 대한 정보를 이미 인식하고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곳곳에 '정신분석'을 받기 전의 유아적 모습인 본인을 담담히 그려내는 작가의
아픔이 느껴졌다. 진솔함이 풍기는 경험과 자신의 과거를 보여내며 설명하는 단어들은 마음으로
들어온다.

 마음으로 들어온 바로 그 단어들은 '나'의 유아적 모습을 또한 들추어낸다. 내가 어떨때 화를 잘내고
또한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왜 타인에게 의존하고 또한 질투하고 시기하는지 등을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한 어떤 모습으로 커왔는지를 생각하도록 해주며 앞으로 어떻게 자신을 믿고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힌트를 준다. 정답이 아닌 것은 작가 본인만의 이야기일 뿐이기에.

 '나'에게 건강하지 못한 상태의 감정들을 인식했다고 해서 완전히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을 바라면
그것은 너무 큰 기대일 것이다. 자신을 또한 피곤하게 만들 수 있을테니. 나 역시 책을 읽으며 내가 커왔던
가정이 좀 더 다른 모습이었다면... 이라는 헛된 상상을 해보았다. 그러면 지금 내가 부족하다고 여기는
혹은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내면을 강화하고 또한 건강하게 만들 수 있었을까?... 역시나 헛된
공상이고 망상일 뿐이다. 단지 과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듯 또한 나의 내면 세계를 인식하여 휘둘림없이
'나'로서 살아갈 수 있으면 된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때때로 불안과 두려움을 느낄 것이고 때론 의존하기를 바랄 것이며 사랑과 인정받기를
원할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끊임없이 갈등하고 또한 일상 속에서 부딪힘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는
것을 인식하고 갈등함과 부딪힘을 조절해 나가며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이제 나는 내가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며,
아름답기도 하고 추하기도 하며,
정의롭기도 하고 비겁하기도 하며,
이기적이기도 하고 이타적이기도 하며....

그런 얼룩덜룩하고 울퉁불퉁한 존재로서
존엄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 사람 풍경 - 중

by 왕마담 2010.12.0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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