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로 현 직장에서 근무한지도 벌써 반년이 지나 9개월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제 적응도 어느 정도 했지만 종종 낯선 상황에 마주칠 때 역시 생깁니다. 또한 그런 상황 속에서 익숙하지 않은 제 자신 역시 발견하게 되지요.

 

지난 주 업무 중에는 당사 시스템에 대해 협력사 교육 준비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직접 실습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장비 출고를 해당 영업사원에게 요청 했었지요. 일찍 준비를 하기 위해 넉넉한 일자에 신청하고는 이틀 후 장비실 담당자에게 확인 전화를 드렸더니 신청이 안되어 있더군요. 담당에게 연락했더니 아직 신청하지 못했다고 대신 신청해달라고 문자로 답이 오네요.

 

그 문자를 보던 순간 벌써 몇 번 이런 식으로 제게 업무가 미뤄졌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니 기억도 기억이지만 당시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쌓여져 올라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엉뚱하게도 리퍼받은 지 얼마 안된 아이폰에게 화를 풀었더니 아까운 마음에 더 화가 나네요. 또한 불평과 불만이 속사포처럼 다른 사람들도 들으라고 입에서 뿜어져 나왔습니다. 어렵지도 미묘하지도 않은 일 같지도 않은 Task를 그런 식으로 처리하게 끔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어느새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얼른 밖에서 차 한잔하고 제정신 차리고 사무실에 들어와 앉았지만, 이미 상한 마음이 쉽게 회복될 리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틀 전 업무 요청 시 별다른 말도 하지 않았던 그 분의 모습이 떠올려졌습니다. 그 모습 속에 앞으로 그런 일은 알아서 하라는 뉘앙스를 담은 듯한 고의적 일 미루기라고 판단하려는 제 모습 역시 함께 보았습니다.

 

공교롭게도 다음 날 또 비슷한 일이 생기니 미칠 지경이더군요. 이번에도 또 담당은 그 분이었지만 그리 작은 일이 아니었지요. 클레임 고객을 상대해야 했었습니다. 기술적으로 그날까지 처리해야 할 일을 연구소에서 마무리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는 쳇바퀴 돌았듯 제자리로 돌아와버렸습니다. 먼저 고객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간만에 듣는 큰소리에 멘탈이 약해지더군요. 추후 진행 사항을 오전 내로 회사 의사결정권자로부터 메일로 받고 싶다고 하더군요. 자리에 있지 않았던 담당 영업사원께는 즉시 해당 사항을 정리하여 메일로 보내고 전화통화를 했지요. 또한 담당 본부장님께는 직접 말씀을 드렸지요. 혼자 말씀 드리면 약발이 약할까 싶어 팀장님과 함께 말이지요. 일단 일단락 됐을 줄 알고 다른 업무를 봤습니다. 영업 본부장님도 더 신경 쓰지 말라고 했으니 안심도 되었지요.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문자가 한 통 왔습니다. 해당 문자는 클레임 고객이 담당 영업 사원에게 메일을 기다리고 있다며 보냈던 것인데 그것을 그대로 제게 전달했더군요. 설명도 없이, 무엇을 해달라는 요청도 없이 말이지요. ‘뭐지?’ 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습니다만 그 의도는 금방 알았습니다. 메일을 보내달라고 하는 것이었지요. 자초지종을 담아 문자로 직접 보내셔야 한다고 보냈지요. 아무런 연락이 없다가 1시간 30분 정도 지나 또 한 번의 고객 재촉 문자를 그대로 제게 전달하더군요. 그 고객은 제 연락처를 알고 있지요. 또한 문제가 있으면 제게 더 많은 연락을 하는 분입니다. 그런 분이 왜 영업 담당자에게만 그런 문자를 보냈을까요? 그 의도를 분명히 알 텐데도 이런 식의 일 처리는 적응되지 않더군요. 직접 보내라고 간결하고도 단호하게 답 문자를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깔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분의 나이와 직급은 저보다 많습니다. 경력 역시 저보다 많으면 많지 적지 않을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 영업을 하는 분이니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 짐작으로 미루어 생각하건대 이것은 동료를 대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최소한의 예의는 물론이거니와 일 맡김의 기본이라고 생각했던 설명과 요구사항도 없었으니 말입니다.

 

그러함을 느끼면서도 왠지 모를 뭔가에 대한 자신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분명 열심을 냈던 것 같은데 과연 나는 최선을 냈는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더 잘 할 수 있었던 것들이 보였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기술적으로 그렇게 문제점이 많았던 부분을 왜 먼저 찾아내지 못했을까? 개발팀이 문제점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 주된 것이기는 하지만 기다리기만 하지 말고 좀 더 주도적인 역할은 할 수 없었을까? 새로운 솔루션은 무엇이 있는지? 한 발짝 빠른 대응을 할 수는 없었을까?’ 등등의 생각이었지요. 그것들이 과연 현실성이 있었던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해보지 않았으니까요.

 

문제 처리를 연구소로 넘기고 나서는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자세를 지니지 않았는지 반성해봅니다. 걱정했지만 겉모습만은 아니었는지 실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과연 최선을 다했던 것인지 의문스러워졌던 것이지요. 결국 누군가에 대한 그리고 그러함을 야기하는 조직 시스템에 대한 불평과 불만의 반 이상은 에 대한 것들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니 그 깊이가 깊을수록 에 대한 자신감 역시 낮아진 듯 합니다. 새로운 한 주의 시작입니다. 어제의 일을 자양분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아직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큰 한 주 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키도 좀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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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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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마담 2012.11.19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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