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팀원 중 한 분의 결혼식이 있어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오래간만에 새벽 기차를 타고 부산에 내려가니 알 수 없고 근거 없는 기대감과 설렘이 들었습니다.

 

 국민학교(=초등학교) 때는 방학만 되면 부산에 내려갔습니다. 어쩔 때는 어머님이 혼자 내려가라고 할 때도 있었습니다만 국민학생이 어떻게 혼자 내려가냐고 울고 불 때도 있었죠. 부산에 내려가도 특별히 친구가 있지는 않았지만, 이래 봐도 크고 작은 삼촌들과 고모들, 형님들과 누나들에게 꽤 귀여움을 받았습니다. 서울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었던 그런 관심 때문에 그렇게도 내려가고 싶어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모두 일하러 가시면 혼자 놀았어요. 그렇지만 큰 고모는 꼭 자고 있는 제 베개맡에 500원 씩 하루 용돈을 놔두시고는 했습니다. 그 돈을 가지고 저는 만화방에도 가고 문방구에서 쇼핑도 하고 그리고는 해운대 바닷가에 가서 놀았지요. 지금도 좀 그렇습니다만, 겁이 많아 바닷가 깊숙이 들어가는 못했지요. 그리고 형들과 함께 방파제 주변에서 작고 까무잡잡한 게들을 잡아서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푹 삶아 먹기도 했어요.

 

 그렇게 놀다가 방학이 끝날 때 즈음에는 서울로 올라와야만 했는데 이산가족이 된 것처럼 가기 싫다고 울어댔습니다. 부산역에서부터 시작해서 지쳐서 잠들 때까지 말이죠. 이제와 생각해보면 어머니와 친척들이 얼마나 난감해 했을까요?

 

 그랬던 이제는 희미한 기억 너머의 추억들이 바로 알 수 없는 기대와 설렘을 갖다 주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지금을 생각하면 어떤 기대와 설렘을 갖게 될까요? 혹은 걱정과 두려움만을 가졌던 모습에 아쉬움이 더 크게 들지는 않을까요? 무슨 모습을 만들지는 전적으로 제 자신의 책임일 것입니다. 새로 시작되는 한 주, 기쁘고도 즐거우며 행복한 추억이 될 시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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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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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안녕하세요. 왕지상입니다. 이 편지는 한 주 한 주를 보내면서 겪은 일들과 그 느낌을 매우 개인적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자주 만나지 못하니 이런 소식이라도 나누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수 많은 스팸 메일 중 하나를 더 추가할지 모를 우려를 뒤로 하고 보냅니다. 이런저런 회신을 주신다면 더욱 좋을 일이지요. 그러나 저러나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by 왕마담 2011.09.26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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