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올해 들어간 사이버대학교의 중간고사 기간이었습니다. 오래간만에 시험이라는 걸 봤네요. 사이버대학교라 시험도 온라인으로 보는데 특정 시간 동시 접속해서 보는 방법이 있고, 24시간 안에 언제든 볼 수 있는 비동시 방법 2가지가 있었습니다.

 

안타깝게 많은 시간 고민하여 구입한 맥북은 시험이나 강의를 들을 수 없었어요. 운영체제가 윈도우즈 계열만 실행됐습니다. 맥북에서도 윈도우를 실행할 수 있는데 홈페이지 접속을 위한 인증서 복사가 안되네요.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에도 나오지 않아 포기했습니다.

 

마침 회사에서 새로운 노트북을 받았어요. 맥북을 중고로 팔까 싶을 정도로 얇고 가벼웠지요. 학교 강의는 물론 급할 때는 업무까지 볼 수 있으니 실용적입니다. '~ 그때 사지 말고 조금 더 참을걸' 싶었지만, '지금 일을 그때 어떻게 알 수 있었겠냐'며 토닥였어요.

 

결론적인 얘기지만, 시험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문제를 보기 전까지 어림 짐작하지만, 막상 맞닥뜨리면 그제야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었죠.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예전에는 '좋은 점수' '인정 받음'이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즐거운 공부'가 목표거든요.

 

시험도 공부의 한 과정으로 느꼈고, 따로 시험을 위한 공부도 하지 않았어요. 수강하며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뿐이었습니다. 어수룩하게 알고 있는 건 뭐고, 실체는 두리뭉실하지만 개념은 잡고 있는 과목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교수님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

 

어떤 분은 사건과 연도를 중시하고, 또 다른 분은 개념을, 그리고 주관식을 통해 학생의 생각을 알고 싶어 하는 교수님도 계셨어요. 높은 점수, 그 자체만을 위했던 마음에서 벗어나니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압박이 심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 결과를 통해 바라는 게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아직도 기억나는 시험이 있습니다. 해외 자격증이라 일본에 가서 봤는데 필기와 실기 테스팅을 통틀어 500만원 이상이 들었어요.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는 꽤 인정받는 편이라 한 번 시작하면 떨어져도 붙을 때까지 하게 됩니다. 다시 보려면 기하급수적으로 돈이 깨집니다. 그나마 한 번에 붙어 다행이었죠.

 

그 때는 손가락에 관절염이 생긴 듯 했습니다. 시험을 2주 정도 남겨 놓고는 퇴근 후 새벽까지 LAB 시험(실습) 준비하느라 키보드를 쉼 없이 두들겼어요. 하루에 잠도 3~4시간 정도만 잤어요. 출근할 때 옷 골라 입는 것도 귀찮아 몇 일째 입었던 걸 또 입으니 선배 한 분은 옷 좀 바꿔 입으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어떤 목적을 위해 필요한 시험이라면 취득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접해야겠지요. 하나의 마무리가 되는 시험입니다. 하지만, 과정을 위한 시험도 있다는 걸 배웁니다. 그런 게 바로 '중간고사' 겠지요. 지금 ''의 상태는 어떤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무수히 다가오는 판단의 기로도 시험의 연속인 듯 해요. 어떤 선택을 하든 문제 하나를 푸는 겁니다. 거기에 매겨질 점수는 살다 보면 알게 되겠죠. 그렇게 보면 늘 중간고사를 보고 있는 셈입니다. 답은 내 자신 속에 있으니 생각보다 쉬울 수도 어쩌면 가장 어려울 수도 있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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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http://wangmad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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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안녕하세요. 왕지상입니다. 이 편지는 한 주 한 주를 보내면서 겪은 일들과 그 느낌을 매우 개인적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자주 만나지 못하니 이런 소식이라도 나누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수 많은 스팸 메일 중 하나를 더 추가할지 모를 우려를 뒤로 하고 보냅니다. 이런저런 회신을 주신다면 더욱 좋을 일이지요. 그러나 저러나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by 왕마담 2015.05.11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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