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다수의 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저도 감상 전 스포를 증오하는 바, 아직 보지 못하신 분 중

스포를 싫어 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는게 마음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비롯된 호기심

 

<시네마 천국>의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와 러브 테마의 엔니오 모리꼬네가 다시 만난 영화라는 것만으로 극장으로 뛰어갈 가치가 충분하지 않나요? 살바토레와 엘레나가 쏟앚는 빗 속에서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는 장면 그리고 음악은 가슴을 고동치게 만듭니다.

 

결론적인 얘기지만 이번에는 음악에는 사실 집중하지 못했어요. <시네마 천국>에서는 영화 음악이 작품을 완성시키는 데에 있어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만, <베스트 오퍼>에서는 영화 속으로 음악이 쑥 들어 간 듯 느껴졌습니다. 인식을 아예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다른 한 편으로는 그 만큼 영화의 스토리 자체에 몰입하고 있던 거 같아요. 어느 정도 예상됐던 감독의 전작들과 달리 흐름에 빠져 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영화도 직업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자부심을 갖고 있을 듯한 감정인 올드만의 내면 만을 쫓을 줄 알았습니다.

 

 

[올드먼의 내면을 대표하는 공간,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아름다운 여인 초상화로 꾸며 놓은 밀실]

 

내용을 전혀 몰랐던 데에서 온 스릴러의 참맛

 

일견 단순한 내용으로만 예측을 했어요. 평생 타인과의 접촉에 예민하게 거부했던 올드먼(제프리 러쉬)이 자신과 비슷한 은둔적 기질에 실제 한 방에서만 삶을 사는 여인으로부터 감정 의뢰를 받습니다. 고비도 있지만 둘의 관계는 서로 긍정적 변화들을 맞이 합니다.

 

작품을 다 보고 나니 여기까지가 감독이 다른 시선을 돌리지 못하도록 관중을 붙잡아 둔 연출이었더라고요. 이후부터 본격적인 예술 작품이 무엇인지 그것을 감정할 수 있는지 제게 물어보는 듯 했습니다. 기묘한 스릴러 형식이었죠.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몰라 높은 재미를 선사해주었습니다.

 

그 이면에는 스토리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이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연기한 제프리 러쉬 덕택이기도 하죠. 특히 미묘한 눈빛 연기와 이면에 어린애와 같은 치기 어린 모습까지 그렇게 늙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갖도록 했습니다. 그와 처음 만난 건 <킹스 스피치>를 통해서지요.

 

 

[클레어의 거짓 내면을 대표하는 공간인 그녀의 집, 진품을 교묘하게 두어 위작을 구별하지 못하도록 했다] 

 

 

스릴러를 완성한 제프리 러쉬와 실비아 획스의 연기

 

왕의 말더듬이를 치료하기 위한 치료사 역이었습니다. 그런데 괴짜. 그의 치료법이 독특했지요. 조지 6세 역을 맡았던 콜린 퍼스와의 연기 앙상블이 상당히 인상 깊었고 그 속에서 찾아온 감동적인 느낌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번 영화에서 특히 기억나는 건 마지막 장면이었어요.

 

사랑했던 여인과 속을 내보여준 우정을 나눈 친구에게 속은 걸 알고도 결국 프라하의 한 레스토랑을 찾아간 그의 눈빛 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웨이터의 물음에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기다리는 누군가와 함께 왔다는 그의 대답 속에서 예술의 진품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마치 고전 유품들로 빼곡하게 쌓아둔 집에서 사는 여인, 그 속의 또 하나의 방에서 세상과 단절한 삶을 사는 클레어 역을 맡은 네덜란드 출신 실비아 획스의 연기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완전히 속았거든요. 그녀에게. 저렇게 불쌍한 삶을 살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습니다.

 

관중이 들었던 그 마음이 완벽에 가까운 관계에 단절했던 올드먼를 열어낼 수 있었겠지요. 자신과 비슷하게 고립된 여인, 게다가 미인까지. 하지만 그 모습을 보는 데에 까지는 저마저 손이 꽉 쥐어질 정도의 스릴을 넘어 섰어야 하지요. 그런 감정이 어찌 사랑으로 발전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감탄했던 내면을 보여주는 공간의 연출

 

누군지도 모르는 좀도둑들에게 린치를 당하여 쓰러져 있을 때 세상 밖으로는 나간 적도 없다고 믿는 여인이 자신을 위해 용기를 내고 경계를 넘어선 그 모습을 보며 어떤 남자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요? 대단한 위작인 셈입니다. 예술품에 대한 감정에는 최고지만, 사람의 감정은 감정할 수 조차 없었지요.

 

두 주인공이 거주하는 실제 공간은 그들의 내면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드먼의 밀실에는 아름다운 세계 명화들, 여인의 초상화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올드먼이 혼자 그 속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연출 장면은 관중이 그의 내면을 찬찬히 볼 수 있도록 연출된 장면이죠.

 

반면 클레어의 밀실에는 자크 드 보캉송의 움직이는 나무로봇의 마지막 파편들인, 팔과 다리 등이 있습니다. 그리곤 어지러이 흐트러져 있지요. 올드먼이 진품인 줄 알았던 그 나무로봇 역시 위작이었죠. 그녀의 마음처럼. , 거짓된 클레어의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삶의 진정한 베스트 오퍼(Best Offer), 진실된 감정

 

반전인 사기, 즉 속은 걸로 끝나지 않은 부분이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모든 상황이 지나고 자신의 곁에 남은 건 위작뿐 아무 것도 남은 게 없는 걸 알았던 올드먼이 프라하의 그 레스토랑을 찾아가 미련을 남긴 장면입니다. 결국 그의 베스트 오퍼는 무엇이었을까요?

 

Best Offer란 경매에서 최고 제시액을 뜻하는 말입니다. 평생 사랑 혹은 관계에서 오는 감정을 느끼지 못했을 듯한 올드먼, 아니 느낀 지가 너무 오래 되어 잊은 그 감정들을 일깨운 사건이 바로 그의 베스트 오퍼가 아니었을까요? 작품 속에는 사랑뿐만 아닌 우정과 측은지심까지 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진품의 예술 작품, 그 이면에는 돈에 대한 은유까지를 들며 그 이상을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그것들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 세련된 연출에 감탄이 나왔습니다. 자본주의에 대한 탐욕과 인간성에 대한 묘사를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어 주었어요.

 

게다가 영화 속에서 본 프라하의 모습은 여행했을 때의 모습 그대로 이더군요. 구시가지와 시계탑을 보는 순간 반가운 마음이 쏙쏙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여행했으면 아마 레스토랑도 가봤겠지요? 사랑을 대표하는 매력적인 도시를 택한 감독과 그들의 눈썰미에 감탄하게 되네요.

 

 

[예고편]

by 왕마담 2014.06.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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