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관람포인트

1. 믿고 보는 매즈 미켈슨의 연기

2. 잘 녹아든 OST가 만드는 분위기

3. 편집의 아슬아슬함으로 맛보는 만화적 여백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

4. 기름기 쫘악 빠져 사실감과 긴장감 넘치는 복수신

 

 

 

만화적 여백과 묘한 긴장감의 조화

 

미하엘 콜하스가 자신의 말을 팔기 위해 장으로 가는 오프닝 신에서는 그저 이동하는 것뿐인데도 묘하게 긴장하게끔 만든다. 결코 빠르지 않은 타악기의 묵직한 영화 음악과 무표정함에 서도 위엄이 있는 매즈 미켈슨의 표정 거기에 금방이라도 도망갈 수 있을 듯한 힘찬 준마들의 행렬이 어우러진 덕분인 듯 하다.

 

전반적으로 16세기 독일 지방의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를 잘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타악기들로 이루어진 OST 덕분에 긴장감이 항시 극을 쫓아 다닌다. 매즈 미켈슨을 필두로 호연하는 연기자 외 유독 말이 중요하게 나온다. 그렇기에 말 한 마리에도 무척 신경을 쓴 듯 그냥 보기에도 쓰다듬고 싶은 윤기가 흐르는 말을 구경할 수 있다.

 

편집 덕분인지 빠르게 진행되면서도 마치 만화의 여백을 구경하듯 관객이 상상할 여지를 주기에 무슨 이야기로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덕분에 집중이 잘 되었다. 아슬아슬할 정도로 위험선을 넘지 않은 듯 보여진다. 조금 더 지나쳤으면 마치 듬성듬성 짤려진 필름을 보는 듯 여겨졌을 수도.

 

매즈 미켈슨의 위엄

 

매즈 미켈슨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를 처음 본 영화는 [007 카지노 로얄]에서 핏물을 흘리는 냉혹한 펀드 매니져의 역할이었다. 첫 인상, '~ 찌질한 놈을 저렇게 잘 연기하네?' 였다. 제임스 본드의 상대역으로는 왠지 좀 모자라는 듯한 느낌. 머리 만을 사용하는 사람으로서도 그 역할은 그리 비중 있게 보이지 않았으니까.

 

이후 [더 헌트]라는 영화를 보았을 때 그 압도적인 연기력을 잊을 수가 없었다. '저 사람이 007의 악당이었던 역할을 맡았다니... ~' 그 해 그는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그리고는 화제의 미드 [한니발]을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뽐내고 있다그 때문에 택했다. 어떤 영화이기에 그가 주연을 맡았을까?

 

올해 49살이 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체조 선수로 그리고 온갖 스포츠 오토바이, 핸드볼, 복싱, 테니스 등을 즐긴다. 큰 키에 탄탄한 몸매가 엿보였던 영화 속의 미하엘 콜하스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머리가 끄덕여졌다. 덴마크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으로 자신의 무대를 넓혔으며 이제 세계 영화 시장에서 독특한 섹스 심볼로서의 캐릭터를 추구한다.

 

 

[Trailer 예고편]

 

스토리에 대해

 

미하엘 콜하스는 참 순수하다.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상인으로서 자신의 상품에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다. 그때까지 추구하던 정의는 바로 최상의 말을 제공하는 것이었다그 정의를 꺾어버리는 자가 나오니 바로 새로 바뀐 남작이다통행세 면목조로 콜하스의 준마 2필을 맡아두지만 혹독하게 일을 시켜 고운 빛깔을 잃은 상처투성이노마로 변해버린다. 엎친 데 덮친 격 충실한 하인은 말을 지키려다가 오히려 온 몸에 상처를 입는다.

 

상처받은 콜하스의 자존심분노로 폭발하지만 남작에게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고소장의 접수뿐. 그나마 번번히 기각되며 더 귀찮게 하지 말라는 정부의 경고까지 받는다. 참을 수 없는 그를 대신하여 공주를 찾아갔던 아내는 처참한 시체가 되어 돌아오며 결국 복수의 칼날을 들이 댄다.

 

개인적인 복수에 일반 농민들이 합세하고 콜하스는 세력을 키워나가며 반란으로 이어진다. 이 와중에 마틴 루터(실제 인물)가 찾아와 반란군의 정의 찾기에 대한 대의 없음을 지적하며 갈등을 빚고 보다 못한 정부는 남작에게 접수한 고소를 정식으로 처리해준다는 약속으로 반란군 해체 안을 타협하며 콜하스는 이를 받아들인다.

 

이기적인가? 영웅인가?

 

콜하스는 자신이 목표한 바를 이루고도 그 큰 세력을 통해 더한 권력을 잡을 수도 있었다. 실제 공주가 찾아와서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과를 할 때에도 그런 대화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정당한 법의 판결을 받기 원했고 그것이 모두 이루어졌을 때는 미련 없이 자신을 따르던 세력을 해체한다.

 

얼마나 이기적인가? 그렇다면 그 농민들을 왜 받아들였단 말인가. 반란에 참여했던 농민들은 어쩌라고. 그들 역시 얼마 안가 용서받지 못할 죄인 취급을 당할 텐데. 그렇지만 미워할 수 없는 영웅이다. 일관성 있는 개인의 신념을 위해 봉기하고 반란했으며 또한 무기를 버리는 그의 뚜렷한 목적의식은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

 

더 큰 권력욕으로의 물듬 없이 신념을 지켜 가족(부인)은 물론 그 자신의 목숨까지 버리게 될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또한 결국 홀로 남게 될 그의 딸은 어떤 원망을 할까? 마지막 사형을 당하는 콜하스의 얼굴에 드리우는 두려움과 함께 '과연 내가 잘 한 것일까?'라는 의문의 눈빛을 읽은 내 모습, 사회적으로 물든 것일까?

 

 

[고뇌하는 미하엘 콜하스]

 

정의란 무엇인가?

 

반란 세력을 해체하자 다시 그를 잡아 들인 국가. 향량한 벌판에서 그의 마지막 의식이 집행된다. 말은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려 받고 남작은 벌을 받는다. 딸에게 유언과 같은 말을 남기고. 점점 찡해지는 영화 음악, 시시각각 만감과 조우하는 미하엘 콜하스. 백정의 칼이 들려지려는 찰나 엔딩크레딧이 올라온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 믿고 싶은 걸까?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도록 만드는 시린 마음. 그토록 지키려던 존엄, 혹은 정의는 무엇일까? 의문이 들었다. 국가의 법집행에 대한 올바른 기능을 관철시키기 위해 봉기했던 미하엘 콜하스지만 그 역시 법을 어기게 되는 아이러니.

 

나에게 묻는 질문이 유독 많았던 영화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콜하스를 연기하던 매즈 미켈슨의 위엄 있는 표정과 생각을 더하게 만드는 연기 때문이었을까? 극장문을 나서며 가슴 속 한 곳에 시린 마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내게도 저럴 만하게 지키고 싶은 신념이 있을까?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깊은 사유가 필요한 질문이 양껏 들게 만들어 준 영화,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 이었다.

 

 

[주연 배우들이 한 자리에, 부인 역의 델핀 실로에 한 표^^]

 

 

[라스트 신의 OST로 음악만으로도 가슴이 시려진다]

[Les Witches in To drive the cold winter away]

 

 

by 왕마담 2014.03.13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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