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갱: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지칭하는 단어(출처: 네이버 지식in)

물욕: 재물을 탐내는 마음(출처: 네이버 사전)

 

얼마 전까지 쓰던 스마트폰은 '아이폰4' 였습니다. 약정이 끝나고도 1년 정도 더 쓴 거 같네요. 유상 리퍼(애플 A/S정책. 고장 난 부위를 고치는 게 아니고 폰 자체를 교체함) 2번 받았습니다. 싫증이 났어요. 게다가 깨졌던 액정은 볼 때 마다 '바꾸고 싶다'는 불만을 갖게 했습니다.

 

때마침 '갤럭시 노트4' '아이폰 6 플러스'가 나왔어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써보기 위해 노트4 가격을 알아 봤는데 예상보다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단통법 시기였죠. 이럴 바에는 아이폰을 사야겠다는 심정이 들었습니다. 통신사 선주문 예약을 받던 날은 회사 산행 워크샵이 있어 인터넷을 사용할 수가 없었지요.

 

회사 지하에 있던 대리점에 대신 신청을 했습니다거듭 물어봤어요1차 신청이 맞느냐고. 그렇다는 확인을 받았어요. 단지주 정도는 물량 수급 때문에 늦어질 수 있다는 당부를 던졌습니다. 내심 '다행이다, 머리 잘 썼다' 싶었어요.

 

아이폰6+는 기대가 컸습니다. 이미 구입한 맥북과 시너지를 어떻게 만들지 흥미가 땡겼어요.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아도 동기화(애플의 아주 불편한 설정 및 파일 이동 방식)가 가능해 그나마 편해졌습니다. 화면이 커서 동영상과 문서, 악보 등도 편히 볼 수 있겠다 싶었어요. 월요일이 오자마자 대리점을 찾았습니다.

 

당연히 받을 기대로 갔는데, 아직 배송되지 않았다는 말에 당장 손에 쥘 거라 생각했던 소유욕구에 대한 실망감만 상상 이상으로 컸어요. 오후 외근이 있기에 받으면 전화 달라고 부탁 드렸어요. 고객 사에서 일하면서도 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만 감감 무소식.

 

다음날 바로 확인하고 싶었으나 애걸복걸해 보일까 염려되어 하루를 더 참고 찾아갔습니다 여전히 배송이 안됐다고 하더군요. 아이쿠~ 갖고 싶어 바짝 오른 물욕은 수그러들 줄 몰랐습니다. 한 주가 지나고 그 다음 주가 됐어요. 여전히 물량 없다는 소리만 해대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부터 준 건 아니죠?', '아이~ 고객님 제가 그럴리 있겠습니까?' 이 대화를 끝으로 그 대리점에 대한 믿음은 사라졌습니다. 물량이 들어 오지 않아도 진행사항에 대해 연락준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이유가 컸어요. 직접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사지 못할 듯싶었어요.

 

각 통신사에 뒤늦게 예약 가입을 했습니다. 규모가 큰 곳보다는 작은 대리점이 사람이 덜 몰릴 듯 하여 동네 7곳에 모두 예약을 했어요. 조건도 바꿨습니다. '아이폰 6+ 64 128기가, 색상도 아무거나 가장 빠른 걸로' 구해달라고 했더니 까다롭지 않으니 금방 받을 것처럼 말하더군요.

 

하지만 다시 1주를 기다려도 폰은 제 손에 쥐어지지 않았습니다. 슬슬 반포기 상태가 되어 갔죠. 고객사 외근을 갔다가 우연히 생긴지 1주일 밖에 안 되는 총판 대리점이 보였습니다. 이런저런 행사도 많이 하더군요. 혹시나 하는 심정에 들어갔습니다만 역시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들어간 김에 예약한 후 양재에서 회사가 있는 상암동으로 가는 광역버스를 타고 가는 데 대리점에서 전화가 왔어요'구했구나' 직감 했어요. 받아 보니 과연버스를 얼른 내려 그곳까지 택시로 다시 돌아가 드디어 아이폰 6+ 64기가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물욕이 어찌나 집요하던지 그제야 가슴의 답답함이 사라지더군요. 그 날 이것저것 App을 다운로드 받고, 음원들을 동기화하고 편집하여 나만의 아이폰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지문인식 기능도 해보기 위해 설정하는데 안되더군요. '어라~',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해당 기능 설정에 대해 검색해봤습니다. 지문 인식 준비 화면이 나와야 하는데 '인식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넘어가 버리더군요. '문제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으~ 어떻게 구한 폰인데...... 이럴 수가이 기능만 안 쓰면 다른 건 불편함 없으니 그냥 쓸까 고민됐어.

 

찝찝했습니다. 이 기분으로 2년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 없었어요. 다음 날 외근 나가는 길에 애플 A/S 센터에 들렀습니다. 꼬박 3~4시간 설정한 걸 다시 초기화하여 싹 날리며 확인했지만 결국 기기 결함이었어요. 그 자리에서 새로운 폰으로 바꿔주더군요. 혹시 내부 부품은 중고를 쓰는 리퍼폰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어볼까 싶은데 찌질해 보이지 않을까 눈치 보였어요. 그 찝찝함을 벗기 위해.... 눈 딱 감고 물어봤더니 새 제품이라는 인증을 확인해주고 리퍼폰과 어떻게 다른지 알려주었습니다. 지문인식과 사진, MP3 Play, LTE로 접속되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진짜 새로운 폰을 손에 쥔 듯한 느낌이더라고요.

 

기기 결함을 알고도 빨리 처리하기 위해 제게 판건지 의심이 들었지만, 새 제품 살 때 도사리고 있는 복불복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할 듯 합니다. 그나저나 지하의 그 대리점에서는 언제 연락이 올까요? 전화 오는 순간 의기도 당당하게 '이미 구했습니다'고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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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http://wangmad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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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안녕하세요. 왕지상입니다. 이 편지는 한 주 한 주를 보내면서 겪은 일들과 그 느낌을 매우 개인적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자주 만나지 못하니 이런 소식이라도 나누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수 많은 스팸 메일 중 하나를 더 추가할지 모를 우려를 뒤로 하고 보냅니다. 이런저런 회신을 주신다면 더욱 좋을 일이지요. 그러나 저러나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by 왕마담 2014.11.2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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