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조조로 흑백의 무성영화를 선택한 것은 꽤 작은 도전이었다.

전날의 피로가 잠으로 밀어 넣는 욕구를 참아내야 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물론 영화 자체에 깊이 빠져버리면 노곤한 피곤함정도로는 잠이 올 리가 없지만.

 

무성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은 아마 배우들의 말을 알아듣는 데에 있어

영상을 먼저 보여주고 다음에 대사를 보여주는 간격에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잠깐 사이 관객은 자신만의 상상을 할 수가 있으니 말이다. 혹은,

기다려야 하는 지루함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내가 그 동안 접했던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이 영화는 말하지 않았던 영화의 전성기가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기를

담았다. 무성영화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신예가

나오며 그 안에서 겪는 갈등과 몰락 그리고 성공과 소통, 사랑을 다루었다.

 

극 중 강렬하게 머리에 남는 부분이 있다. 첫 번째는 영화사가 무성영화를
전면 중단하고
유성영화만을 만들겠다는 선언을 했을 때 그 당시의 최고 스타인
'조지'
따지고 영화사를 나오는 장면이다. 씁쓸한 모습으로 나와 계단을 내려간다.
이때 계단을
올라오는 늘 활기찬 여자 주인공 '페피'와 마주친다. 그것은 앞으로
몰락과 성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을 담은 듯 했다.

 

그리고 유성 영화에 출연하기를 주저하는 주인공의 마지막 장면은 숨이

목까지 차 헐떡이는 장면이다. 그것이 조지가 처음 대사를 하는 장면이었다.

그 몰아 쉴 수 밖에 없는 숨소리가 그토록 시원스럽게 들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것은 답답하게 느꼈던 소리 없는 영화에 대한 작은 반감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주인공 조지가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이
시원스레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감독은 아마도 조지와 같이 현실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에게

영화의 제목인 '아티스트'라는 단어를 붙여주고 싶지 않았을까?' 라는 얼치기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사람보다 연기를 더 잘하는 듯 느껴졌던 '강아지'의 명연기도 놓칠 수 없다.


by 왕마담 2012.03.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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