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다수의 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저도 감상 전 스포를 증오하는 바, 아직 보지 못하신 분 중

스포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는 게 마음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

 

 

 

 

감상한지 꽤 되었지만, 처음으로 DVD를 직접 살 정도로 푹 빠진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을 소개합니다. 1998 TV판이 나왔으니 무려 16년이나 됐네요. 어떤 애니를 보더라도 이것과 비교 될 정도니 바이블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남자 주인공 이름을 본따 'Spike' 라는 영어 이름을 지을 정도로 아끼지요.

 

처음 본 건 약 2002~2003년 정도였습니다. 사실 성인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폭력과 선정적인 장면으로만 꾸며진 게 아닐까 싶었어요. 어느 정도 기대도 했습니다만, 1 <소행성 블루스>를 보고 나서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촌스럽지 않은 작화가 먼저 눈길을 끌었어요. TV판 보다 극장판으로 나오는 애니메이션의 품질이 월등히 높습니다. 비밥은 마치 극장판을 축소해 놓은 듯한 높은 퀄리티를 자랑했어요. 아마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2년 정도 먼저 방영된 <에반게리온>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극장판 <천국의 문> Openning Title]

 

 

질질 끌지 않고 총 26편인 TV판과 <천국의 문>이라는 극장판 1편으로 마무리되어 깔끔해요. Session으로 구분지어 다채로운 이야기들로 꾸몄습니다. 중간에는 스파이크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스토리를 비롯 4명의 주인공들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있어 단편이면서도 전체의 맥락을 이어가죠.

 

광활한 우주 시대를 모티브로 삼은 SF 입니다. 위상차공간 게이트 실험 중 사고가 발생하여 달의 파편이 지구에 대량으로 떨어져 멸망된 과거를 갖고 있는 배경이죠. 2017년 화성을 중심으로 카우보이(현상금 사냥꾼) 스파이크와 제트 그리고 멋대로 비밥호에 승선하는 페이 발렌타인과 에드가 주인공입니다.

 

얼마 전 봤던 영화 <인터스텔라>와 같이 알고 있지만 적용하기 어려웠던 물리학적인 개념들을 그럴듯하게 적용했어요. '위상차공간 게이트'를 통한 광활한 우주에서의 이동, 나노 머신 등이 나오는 반면 생활하는 곳곳 점집이나 Bar 등은 지구의 익숙한 모습이 거리낌없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카우보이 비밥 성격을 잘 나타내 주는 모습]

 

 

홍콩 영화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과 <크로우> 등을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자연히 그 분위기를 잇는 이 애니에 두근거릴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스파이크의 과거를 다루는 조직 '레드 드레곤', 숙적 '비셔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줄리아'와의 얽힘과 현상범을 잡기 위해 벌이는 액션들 속에서 르와르의 향수를 느낄 수 밖에 없어요.

 

1화인 <아스테로이드 블루스> 10 <보헤미안 렙소디>, 11~12 <쥬피터 재즈> 등에 등장하는 각 편의 주인공들은 죽음을 맞이 합니다. 극단적인 이야기를 해석하는 감독 와타나베 신이치로의 표현은 가슴 찡한 울림을 남기죠. 억지로 감정을 이끌어내지 않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담담한 무게를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TV 시리즈가 마지막에 다다를 때는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있어요. 에드와 아인()이 떠나는 모습과 스파이크와 제트가 그들을 위해 만든 삶은 달걀을 아무 소리 없이 우걱 우걱 먹는 모습은....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찡한 눈물이 났습니다.

 

 

[Ending Theme인 <The real folk blues>]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를 감싸고 있는 칸노 요코의 BGM을 말하지 않을 수 없네요. 방송에서 많이 들어 봤을 Openning 테마<Tank!> Ending 테마곡 <The Real Folk Blues> 등은 베스트 셀러입니다. 수록곡 중에서도 <Rain>과 극장판 <천국의 문> Openning <Ask DNA> 등 역시 유명하죠.

 

<카우보이 비밥> OST 모든 곡이 인기가 많지만 애니메이션 속에서는 철저하게 작품을 살려주죠. 가령 훌륭한 음악 때문에 이야기가 묻히지 않습니다. 액션이나 드라마 등 상황에 맞는 여러 장르의 음악 덕분에 긴장과 애절함 등의 감정을 풍부하게 하죠. 하지만, 재즈풍을 기반으로 하기에 시리즈가 동떨어져 보이지 않습니다.

 

살아 있는 듯한 개성 있는 캐릭터 역시 이 작품의 특징이죠. 주인공 스파이크는 먹는 거 외 모든 게 귀찮아 보이지만 막상 일(?)에 들어가면 특유의 자유분방한 직관을 토대로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파트너 제트는 육중한 몸에 어울리지 않게 비밥호의 집안 살림을 챙기는 역할을 하며 서로를 보완하죠.

 

 

[주인공 스파이크 스피겔]

 

 

페니는 돈 외의 모든 일에 시크한 듯 하지만 속정이 깊고, 에드의 천진난만함과 천재적 해킹 능력은 이들에게 큰 힘을 주고 있습니다. 주인공 외에도 각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 역시 개성이 살아 있는 내면을 보여주지요. 이야기들은 늘 반전을 갖고 있어 제3자의 입장에 있는 관중의 기대를 저버립니다.

 

, 기대와는 다른 게 인생이고 삶이라는 말을 보여 주는 듯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Last Scene 속에서 스파이크의 손가락 총이 겨눈 건 자신의 운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뜻대로 이루어지는 일은 드물지만 그렇다고 정해진 일 역시 없다는 듯 그 관념을 깨는 듯한 눈 속에는 영원히 깨지 않을 꿈을 간직한 듯 보여집니다.

 

 

[TV판 Openning Theme <Tank!>]

 

by 왕마담 2015.01.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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