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다수의 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저도 감상 전 스포를 증오하는 바, 아직 보지 못하신 분 중

스포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는 게 마음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

 

 

[영국판 포스터, 빌리역에 엘리엇 한나]

 

 

영국 웨스트엔드 인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관람했습니다. 사실 올해 스페인 여행을 갔었다면 런던에서 직접 봤을 작품이죠. 원작인 영화를 보고 나서 뮤지컬을 본다면 어떨까 무척 기대했었습니다만, 여행이 취소되면서 웨스트엔드에서 볼 오리지널 공연도 물 건너 간 아쉬움을 100% 달래 주었답니다.

 

주민 대다수가 광부로 살아 가는 영국 북부의 탄광 마을은 정부의 민영화 정책에 반발하여 파업과 시위에 들어가게 되죠. 주인공 빌리의 아버지와 형 역시 무기한 파업으로 인해 아들이자 동생을 돌볼 겨를이 없습니다. 단지 매일 가는 권투 연습을 위한 50센트 주기에 바쁘죠.

 

다른 사람을 때려야 하는 권투가 영 몸에 맞지 않는 빌리는 체육관 키를 발레 선생님 윌킨슨 부인에게 맡기기 위해 기다립니다. 발레 수업을 우연하게 본 이 계기를 통해 춤 그것도 남사스러운 발레에 끌리는 자신을 만나며 당황하며 피하려 하죠. 이후 이끌리는 마음은 그를 춤에 대한 열정 속으로 이끌게 됩니다.

 

 

[영화 포스터, 빌리역에 제이미 벨(설국열차에도 출연)]

 

 

스토리 속에서 긴장을 주는 포인트 중 하나인 아버지와 형 그리고 빌리의 대립은 가장 몰입하게 되는 순간이죠. 우연히 발레하는 모습을 보고 노발대발하는 아버지 그리고 어릿 광대를 만들려고 한다며 윌킨슨 부인 마저 적으로 만드는 형은 동생의 꿈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점철됩니다.

 

그들의 배경 역시 대립이라는 극의 배경을 보여줘요. 마가렛 대처 시절 파업과 시위로 싸우는 그들 속에 낀 빌리죠. 극의 디자인 역시 경찰과 맞서는 노동자 중간에서 발레를 하는 어린 여학생과 빌리를 보여줍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생존과 꿈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을 표현한 건 아닐까 싶습니다.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 윌킨슨 부인은 빌리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봐요. 그를 통해 못 이룬 자신의 꿈을 투영해 보는 듯 했습니다. 런던 최고의 발레 스쿨에 오디션에 참가할 수 있도록 발벗고 도우며 파업으로 인해 쓰러져 가는 마을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죠. 자신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을 투영하듯이.

 

 

[예고편]

 

 

눈물이 쏙 빠지는 순간인 하이라이트가 다가 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마을 파티 후 체육관에서 놀던 빌리는 친구 마이클에게 춤추는 모습을 보여주죠. 이 광경을 아버지가 우연찮게 보게 됩니다. 자신의 눈으로도 아들이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하자 그 뒤를 밀어주어 다른 길을 열어주려 하죠.

 

윌킨슨 부인을 찾아가 다시 확인을 하고 죽기보다 싫어하는 배신자가 되어도 다시 일을 시작하려 합니다. 형 토니는 그런 아버지를 만류하려 하지만 동생을 자신들과 똑같이 만들 수 없다는 말에 그 역시 어찌할 줄 몰라요. 마을의 모든 이들이 이런 그들을 위해 오디션을 보기 위해 필요한 돈을 걷어 줍니다.

 

빌리는 어느덧 작은 마을의 희망이 되어 버려요. 한 아이의 꿈을 살리는 데에 파업을 하건 일을 하건 하나의 마음으로 모이게 됩니다. 영화에서도 가슴이 찡했던 장면인데 뮤지컬(라이브)에서는 눈물이 펑펑 나더군요. 자식의 앞 길을 걱정하는 아버지, 배신자가 되어서라도 밀어주려는 그 모습이 마음 속에 찡하게 다가옵니다.

 

 

[뮤지컬의 또 다른 주인공, 윌킨슨 부인(루시에 헨쉘)]

 

오디션을 보러 가서의 유머 코드가 하나 나오는 데 그건 아마 런던의 표준어와 북부 마을의 사투리의 뤼앙스에서 오는 듯 했어요. 짐작은 가는데 모두 알아듣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하나의 작은 희망 사항은 어서 영어를 잘해서 자막이 없어도 작품을 보는 데 이해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 중요한 오디션 바보같은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 빌리는 동급생을 치고 맙니다. 어우~ 영화를 이미 봐서 알고는 있지만, 처음 볼 때는 '이건 뭐야~ 떨어지는 거야?' 싶었죠. 이후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빌리에게 던지는 마지막 질문 '빌리~ 춤출 때 어떤 기분이 드나요?'라는 대답은 걸작입니다.(직접 보시길 바라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영국 최고의 발레 스쿨에 빌리는 당당히 합격하죠. 영화는 빌리가 큰 이후 공연하는 장면 특히 높이 뛰어 오르며 끝나지만, 뮤지컬은 마을을 떠나는 장면에서 막이 내려와요. 조금 다릅니다. 대신 빌리가 체육관에서 춤추는 장면에서 미래의 성장한 자신과 함께 나오는데 이것으로 대체된 듯 싶었어요.( 11년 전 주인공을 맡았던 이가 특별 출연했다고 합니다)

 

 

[가장 감동적으로 춤추는 신, 영화판]

 

 

헤어질 때는 특히 천재성을 발견해준 윌킨슨 부인과의 이별 역시 눈물이 쏙 빠집니다. 어찌 보면 일찍 헤어진 또 한 명의 어머님과 비슷한 역할을 해주니까요. 부인에게는 자신의 꿈을 대신 이뤄줄 자식 같은 존재로 보일 겁니다. 스쿨에 가면 자신이 알려준 엉망의 기초를 바꾸는 데에만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는 대사에 빌리를 정말로 걱정하는 구나 싶었어요.

 

넘버를 모두 몰라 아쉽기는 합니다만, 전반적으로 신나고 흥겹습니다. 우아하기만 한 발레만 나오는 게 아니라 탭댄스의 유쾌함이 함께 겹치죠. 게다가 경찰과 시위대의 군무는 거칠면서 절도 있습니다. 게다가 10년 이상 공연 중인 전용 무대의 특수 장치에 의한 모습이 특별하게 느껴 지네요.

 

극장에서 보는 뮤지컬 라이브의 장점이라면 티켓 가격 착하고, 자막 질이 높고 읽기 편하고, 극장 사운드 시설을 이용하여 라이브에 맞먹는 실감 그리고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의 연기를 자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연출가는 영화를 감독한 스티븐 달드리가 맡아 원작과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엘튼 존의 음악이 함께 하는 뮤지컬,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맞지요? 또 보고 싶네요.

 

 

[실제 즐겁게 춤추는 모습의 라스트 엔딩신]

 

실제 리뷰썼을 때는 2014년 12월 8일

by 왕마담 2015.08.0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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