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다수의 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저도 감상 전 스포를 증오하는 바, 아직 보지 못하신 분 중

스포를 싫어 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는게 마음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

 

 

 

 

안과 밖

 

멀리서 보이는 지구는 아름답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하지만, 그 속은 다르지요. 많은 사건과 사고 그리고 상처와 상실.... 지구는 아픈 곳입니다. 어쩌면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생, 이지만 우리는 항상 아파하고 실망하고 또 희망하며 살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듯 겉과 속이 다름을 보여주는 영화적 장면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주는 고요하지만, 살기 의한 치열함이 중심 스토리이지요. 밖에서 우주선 안의 스톤 박사를 보면 평온해 보이지만 생과 사를 가름하는 일촉즉발의 위기 순간인 경우도 그렇지요.

 

이러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인지 카메라는 우주복 안과 밖을 자유로이 비추어 보여줍니다. 흡사 배우들의 내면과 외면을 비추듯이 말이지요. 겉의 모습이 굳이 안의 모습과 합일되지 않는 모습이 얼마나 많은가요? 살아 있어도 죽음보다 못할 경우가 있듯 말입니다.

 

 

 

 

 

SF? 아니 다큐

 

'우주'라는 단어, 많이 듣지만 그 곳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 여전히 생소합니다. 인공위성들을 우주로 띄어 보내는 프로젝트는 더 이상이 흥미롭지 않아요. '나로호' 발사 성공 소식에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이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뉴스에서 톱기사로 때릴 때도 '그런가 보다' 싶었지요.

 

태초의 신비를 안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광활한 곳, 각 국에서 수많은 프로젝트가 진행되지만 '우주'라는 단어는 진부하게 느껴졌습니다. 즉, 적어도 제게는 죽은 단어였어요. 영화 <그래비티>의 프로젝트는 간단합니다. 위성의 망원경을 수리하는 거지요.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가 수리를 도맡아 할 주인공이고 우주 비행사 매트(조지클루니)가 그녀를 보좌하는 총책임자입니다. 사건의 시작은 단순한 러시아 위성의 폭발이었지요. 그 잔해가 주인공들의 위성 궤도와 맞아 떨어지며 스페이스 재난은 발생해버립니다.

 

 

산드라블록과 조지클루니 그리고 알폰소 쿠아론 감독

 

 

 

산다는 것, 엎어지면 다시 일어나는 것

 

스톤 박사는 지구에 있었을 때 퇴근 후 매일 저녁 멘트 없는 노래만 나오는 라디오를 켜고 목적지도 없이 운전만 해댔지요. 우주 미아가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로 보이더군요. 우주 유영의 끝없는 반복, 응답 없는 무전센터와의 교류, 그래서인지 그녀는 우주의 고요함을 가장 마음에 들어 했는지 모를 일입니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순간 죽은 줄 알았던 매트가 구하러 옵니다. 그답게 우주선에 들어서자마자 러시아 위스키를 한 모금 빨지요. 그러나, 그건 스톤 박사의 살려는 또 다른 의지의 일깨움이었지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다시 태어납니다. 우주선은 마치 엄마의 자궁일지도 모릅니다.

 

지구에 도착하자 마자 탯줄을 끊듯 문을 박차니 양수가 터지듯 바닷물이 그녀를 향해 쳐들어 옵니다. 무사히 지구에 도착했으나 탈출하는 거, 아니 태어나는 것 자체가 힘겨움인게죠. 마침내 모래바닥을 힘겹게 밟으나 중력에 이끌려 쓰러집니다. 마치 삶의 무게인 듯 그러나 천천히 다시 일어나는 매트 박사.

 

  

 

 

그래도... 살아,

 

영화는 의미만을 담은 것이 아닙니다. 메가박스 M2관에서 본 이 영화의 3D 영상은 리얼하며 혁신적이었고 음향은 긴장감을 증폭시켜주더군요. 아카데미 역시 감독상을 비롯하여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시각효과상, 음향효과상, 음향믹싱상 총 7개의 상을 수여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삶이란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는 연습을 하는 곳일 수도 있겠습니다. 산 속에 들어가 세상과 단절하지 않는 이상 우주처럼 늘 고요하고 평온하게 지낼 수 없지요. 질척거리는 모래와 같은 삶을 한 걸음씩 밟아가며 짖누르는 중력을 온 몸으로 떠받치고 살아야 합니다.

 

상처 하나 없이 쭈욱 탄탄대로를 걷는 사람, 누가 있겠습니까? 가족으로 부터 때로는 일터에서 그리고 또 한 편으로는 친구들과 같은 공동체 속에서 받는 이런저런 상처 혹은 주는 상처들.... 내 자신이 어찌 통제할 수 있을까요? 상처로 인해 주저 앉으면 다시 일어서는 것 그게 생? 아닐까요?

 

그래도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기왕에 산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영화 <그래비티>가 제게 준 질문이었습니다.

 

 

[예고편]

by 왕마담 2014.04.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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