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토요 콘서트의 시작이 전보다 어설펐다. 뭔가 낯설었고 분위기는 산만했다. 김대진 지휘자의 월광 소나타 피아노 독주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보다는 몸에 잘 맞지 않는 옷에 적응하듯 처음은 분위기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던 듯 싶다. 아마도 1, 2층과는 다른 3층이 준 첫인상이었을 것 같다.

 

베토벤은 부모님의 학대를 받으며 자랐다고 한다. 그랬기 때문일까? 늘 사랑 받는 것에 굶주려 있으면서도 표현하지 못했다. 사회성은 떨어졌고 괴팍했으며 투박했다. 하지만, 자연에 대한 동경과 찬양이 그의 사랑에 대한 마음을 표현해냈으리라 해석을 한다.

 

월광 소나타가 을 주제로 작곡되어진 곡인데 이라는 소재 뒤에 숨어있는 것은 아마도 사랑에 대한 동경일 테다. 그런 의미에서 본 공연인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로망스전원 교향곡까지 모두 숨겨져 있는 사랑이라는 주제와 찬양, 그리고 부드러움을 표현해낼 오늘 공연의 에피타이저로서 월광 소나타의 선택은 탁월했다.

 

 

로망스 1801~1803년 작곡된 것으로 추정된다. 음악은 듣기 편하고 선율도 부드러워 아름다움을 연주하는 바이올린과의 협주가 이루어진다. 애틋한 느낌과 함께 즐거웠다. 하지만, 당시의 베토벤은 귓병의 악화로 절망 속에 헤맸던 시기다. 자살까지 결심했던 해에 이 곡이 작곡되었다니 아이러니했다. 이 시기에 그는 느낌이 상반된 곡들을 작곡했다. 예를 들면 비창 소나타와 베토벤의 세레나데라 불리는 “7중주(Op.20)”를 들 수 있다. 결국 절망 속에서도 동경하는 마음의 한 줄기를 음악으로 표현해낸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전원 교향곡은 총 5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2악장을 제외하고는 3~5악장까지는 멈추지 않고 연주된다. 각 악장마다 부제도 따로 있다. ‘전원에 도착했을 때의 유쾌한 기분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1악장은 말 그대로 평화로운 초원의 모습을 그려낸다. 2nd 바이올린과 비올라로 시냇물이 흐르는 모습을 표현해낸 2악장의 부제는 시냇가에서이다. 그리고 플롯으로 평화로운 모습 속에서 들려지는 새소리를 표현해내며 여유로움을 가득 채운다.

 

자연 속에 묻혀 사는 듯 느껴지는 시골 사람들의 단란함을 그린 모습은 3악장이다. 그렇다고 늘 평화롭기만 할까? 굉장한 반전이 그려지듯 구름이 몰려오고 천둥이 치며 번개가 번쩍이는 폭풍의 모습을 4악장에서 그려내며 다시 폭풍이 자나가고 난 후의 평화를 보여주는 5악장으로 교향곡은 끝난다. 두 곡의 로망스가 절망의 시기에 만들어졌다면 이 곡은 자살을 결심했던 1802년 절망 속에서도 신이 자신에게 준 사명을 깨닫게 되며 휴양을 떠났다가 돌아와 작곡한 것이다.

 

베토벤은 유독 자연을 사랑한 작곡가였다고 한다. 특히 귓병 때문에 사람으로부터 멀어지면서는 더욱 자연과 가까이 하게 됐다. 그랬던 마음과 함께 자살하지 않고 사명을 점차 이루어내며 아직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담은 마음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평화스럽기만 했던 곡에 그 고난과 절망을 넘어선 거장의 감사함이 담겨있는 곡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감동 그 이상의 애잔한 마음 역시 함께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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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감사한 마음으로, 왕마담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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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마담 2012.05.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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