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다수의 스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저도 감상 전 스포를 증오하는 바, 아직 보지 못하신 분 중

스포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는 게 마음 건강에 좋을 것입니다.

 

 

 

 

충동 티켓팅

2012년 초연 당시 옥주현씨, 김소현씨, 김준수씨 등 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일으킨 뮤지컬 엘리자벳을 관람했습니다. 올해는 엘리자벳 역으로 옥주현씨와 더불어 레미제라블에서 팡틴 역을 했던 조정은씨가 합류했어요. 망설이기는 했지만, 옥자벳을 선택해서 봤습니다.

 

사실 올해 엘리자벳을 볼 생각은 없었어요. 2주 정도 후에는 기대하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관람할 예정이기도 했습니다. 8월말 오스트리아로 자유 여행을 계획 중인데 이 뮤지컬이 오스트리아 마지막 왕가의 비극적인 사랑과 가족사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훅 땡겨어요.

 

뮤지컬 <엘리자벳>은 씨씨(SiSi)라는 애칭이 이름보다 더 많이 불린 오스트리아의 황후입니다. 그녀의 남편이 프란츠 요제프(이상현씨) 황제이지요. 작품 이름과 같이 초점은 주로 엘리자벳(옥주현씨)에게 맞추어있습니다. 관람 전 급히 이들의 스토리를 검색해봤는데, 이들의 역사를 먼저 보게 됐어요.

 

 

[나는 나만의 것, 옥주현]

 

오스트리아 마지막 황제 프란츠 요제프 1

하나를 알게 되니 차츰 주렁주렁 이야기 거리들이 풍성하게 나오게 됐습니다. 특히 이들의 가족사 이야기는 비극적이죠. 또한 프란츠 요제프 1세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사실상 마지막 황제(실제로는 카를 1)로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우리나라의 <명성황후>와 같이 마지막 왕조의 험난한 역사는 이야기로 다시 만들어지기 충분하죠.

 

제 관심을 단번에 사로 잡은 건 그가 세계1차대전을 일으킨 장본인이었다는 겁니다(전 역사를 잘 몰라서). 당시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에 있던 오스트리아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 부부가 프린치프라는 세르비아 테러조직에게 암살 당하죠(사라예보 암살 사건).

 

이 사건을 계기로 이전부터 세르비아와 갈등을 빚었던 오스트리아는 1914년 선전포고를 하고 침공합니다. 갈등이란 건 유럽내 식민지 정책 팽창과 군사력 증강 등에 대한 정치적 대립을 말하는 거겠죠. 이전부터 세르비아는 오스트리아의 준 식민지였다고 합니다.

 

 

 

 

작품으로 태어난, 황제의 비극

프란츠 요제프 황제의 개인적 가족사의 비극적인 사건들도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는 데에 큰 역할을 했을 거라고 봐요. , 황후인 엘리자벳과의 갈등 그리고 자식들의 죽음들이 정신적 충격을 많이 끼쳤을 거고, 트라201우마가 되어 조카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이 암살 당했을 때 모든 걸 포기하는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런 정도의 역사적 배경을 알게 되자 뮤지컬 <엘리자벳>은 어떻게 황제 프란츠 요제프가 아닌 황후 엘리자벳에게 초점을 맞출까 궁금했습니다. 씨씨에게만 따뜻한 시선이 기운다면 편협한 이야기가 될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또한, 엘리자벳의 이야기에 어떤 스토리와 음악으로 공감을 이끌까 흥미로웠습니다.

 

작품은 영리하게 만들어졌어요. 이야기를 엘리자벳에게만 국한시켰습니다. 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본명: 엘리자베트 아말리에 유제니)는 바이에른 공작의 차녀로 태어났어요. 집안은 자유로운 환경이었기에 어릴 때부터 수영과 승마, 체조 등을 즐겼다고 합니다. 엘리자벳이 아버지의 자유로움을 동경하며 부르는 <당신처럼>을 통해 충분히 부각되죠.

 

 

[2015 뮤지컬 <엘리자벳> 공식 티저 영상]

 

 

프란츠 요제프의 어머니이자 엘리자벳의 이모인 조피 대공비(이정화씨)는 언니인 헬레네(이지은씨)와 요제프를 맺어주려 합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같이 엘리자벳이 같이 하게 되죠. <계획이란 소용없어>라는 아리아와 함께 단번에 그녀에게 사로잡힌 프란츠 요제프는 헬레네가 아닌 씨씨에게 청혼하게 되고 결혼합니다.

 

뮤지컬은 이제 시작이죠. 자유롭게 커왔던 씨씨에게 황실 예법을 지키는 건 무척 고된 일이었습니다. 이를 어기는 것도 태반사, 시어머니인 조피 대공비와의 갈등이 불거지죠. <그녀는 여기 어울리지 않아>에서 보여지듯 차츰 왕따가 되어가던 그녀는 곧 첫째딸을 나았지만, 인정받지 못한 어머니였던 그녀가 키울 수 없었습니다.

 

조피 대공비에게 직접 뭐라 할 수 없던 엘리자벳은 남편에게 기대지만, 어머니의 영향력에 반발할 수 조차 없던 그는 부인을 위한 무엇도 할 수 없었어요. 이때의 답답함을 뛰어 넘어 자유로이 살고 싶은 마음을 담은 <나는 나만의 것>은 명곡입니다. 뮤지컬 <엘리자벳>을 보게 만든 곡이지요.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이 곡을 꼭 옥주현씨가 부르는 걸로 보고 싶었습니다. 작년 <레베카>에서 보다도 사람의 가슴을 찌르는 듯 커진 성량에 가슴을 찌르는 듯 뾰족하게 '자유'를 외치는 모습은 압권이었어요. 단 한 사람으로서도 무대를 꽉 채우는 모습은 그녀의 프로다운 근성을 보여주는 연습량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첫째딸의 죽음으로 황실에서 멀어지며 점차 자신의 무기라 생각했던 외모에 집착하는 엘리자벳. 그리고 그녀에게 빠져 있는 프란츠 요제프에게 새로운 여인을 만나게 유혹하는 황실과 이를 알아챈 씨씨의 충격으로 인한 방황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엘리자벳에게 영원한 자유를 유혹하는 죽음(최동욱씨)이 그들의 가족에게 가혹한 비극을 가져오죠.

 

 

[엘리자벳의 가족들 비극을 말하는, <질문들은 던져졌다>]

 

 

 

놀라운 창작, 죽음과 루케니

역사 속에는 엘리자벳과 프란츠 요제프 1, 대공비 소피 그리고 황태자 루돌프(김순택씨) 등의 실제 인물이 주인공입니다. 이 속에 '죽음'을 인간화시켜 이들의 비극에 대해 공감갈 수 있도록 만들고, 암살했던 루케니를 데려와 극을 이끌어 가도록 만든 점이 놀라웠어요.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의 화려했던 궁정 모습과 드레스 등을 현실화 시켜 무대는 시종일관 화려합니다. 또한, 죽음이 등장할 때의 모습은 암울하기 보다는 몽롱한 느낌이 들었어요. 죽음과 같이 나오는 '죽음의 천사들'의 의상과 분위기를 볼때면 <데스노트>의 악마 류크가 떠올렸습니다.

 

역사적으로는 할 말이 더욱 많지만, 뮤지컬 <엘리자벳>은 타이틀에 걸맞게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았어요. 초연때 '죽음'을 맡았던 김준수씨가 무척 잘 어울렸을 거 같은 생각이 들어 그 때 못본게 아쉬웠습니다. 또한, 8월말 떠나겔 될 오스트리아 여행이 벌써 기대되네요. 빈에서 실제 이 뮤지컬을 하면 다시 봐야겠습니다.

 

 

[황후 엘리자벳의 초상화,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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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 네이버캐스트: 뮤지컬 엘리자벳

2. 위키대백과: 프란츠 요제프 1, 엘리자벳, 뮤지컬 엘리자벳

3. 관람일: 2015년 8월 4일 화요일

by 왕마담 2015.08.0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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