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매주 빼놓지 않고 본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되면 보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KBS <불후의 명곡>이다. 매주 한 명의 전설적인 가수를 꼽아 불렀던 곡이나 작곡한 노래 중 한 곡을 자신들의 색을 입혀 부르는 것이다. 물론 경쟁 코드를 갖고 있지만 방송을 못나오게 되는 피 튀기는 경쟁은 아니다. 하지만, 자존심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긴장감이 다른 프로그램에 비하여 떨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프로에 나온 가수들은 늘 축제하는 듯 혹은 파티 하는 듯 하다. 물론 그들은 속타겠지만. 사실 <에일리>라는 여가수에 반해 보게 된 이유가 제일 크다.

 

이제 생각해보니 <박진영>편이었다. <에일리>를 기다리던 중 <울랄라세션> <성인식>을 먼저 듣게 됐다. 그들의 군무와 같은 퍼포먼스에 눈을 떼지 못했다. 현란하기도 했지만 산만할 수도 있었는데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 그룹의 터질 듯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듯싶다. 노래하는 내내 내질렀다. 참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것은 이 무대가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듯한 모습의 절박함이었다. 좋아하는 <에일리> <날 떠나지마>로 우승을 하며 마무리되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울랄라세션>이었다.

 

그 그룹의 리더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것을 어렴풋이 들었지만 흘렸다. 그렇게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주는 그룹의 리더였기에 '설마~', '지금은 많이 좋아졌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렇게 몇 번을 더 보고 프로그램 자체를 자주 보지 않아 차츰 뇌리에서 잊혀져 갔다. 불현듯 오늘 그의 죽음을 알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대를 씹어 삼킬 듯한 모습으로 뛰어다니던 그의 모습이 생생한데 말기 위암으로 '고인'이 되었다니.... 유독 그의 죽음에 대한 소식은 쉬이 잊혀지지 않았다. 무심코 그의 기사를 대할 때마다 작지만 꺼지지 않는 울림이 있었다.

 

'불꽃같은 모습'이 그런 모습이었을까? 단 한 순간의 시간도 그에게는 얼마나 소중했을까? 사랑하는 가족들과 멤버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이루어갔던 꿈.... 지금 내가 보내는 시간의 질과 차원이 아니 수준이 달랐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꿈은 그저 한 조각의 파이와 같을 테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자신을 들끓게 만드는 열정이다. 그에게는 일상 자체가 바로 불꽃같은 무대였다. 내게 꿈은 무엇일까? 내가 보낸 일상은 과연 소중하게 보내고 있는가? 나의 무대는 지금 이순간인가? 저기 어딘가에 있는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by 왕마담 2013.02.1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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