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프라하 성에 올라가 시내를 바라보면 아마 감시의 목적도 있었던 듯 도시가 한 눈에 들어 옵니다. 밤이 되면 그 유명한 야경이 펼쳐 지지요. 멀찍이 몰다우 강을 따라 곳곳에 세워진 다리, 특히 카를교의 휘황찬란함은 잊고 싶지 않도록 만들지요. 그 때 저는 사실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아이폰으로 담았다가 별로라 다시 디카로 찍어 보았지요. 잘 담아 내어 자랑하고 싶었기에.

 

사진기술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직접 그 절경을 보는 것을 따라 올 수 없을 겁니다. 눈으로 보는 것과 똑같거나 그 이상의 연출을 한다고 해도 마주친 그 순간의 감정까지 찍어낼 수지는 못하니까요. 문득 카메라가 ''를 방해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그머니 카메라를 치우고 편안한 곳을 찾아 어두우나 화려한 도시를 찬찬히 감상했지요. 그제서야 마음 속에 일어나는 온갖 감정들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윌터 미티라는 인물은 일상의 루틴을 반복하는 인물입니다. 취미는 상상이고 또한 특기도 상상하기 입니다. 그에게 구조조정이라는 어찌할 수 없는 변화의 시기가 찾아올 때 전설적인 사진가 '숀 오코넬' '삶의 정수'를 담았다는 25번째 표지 사진을 선물로 보내지요. 그러나, 그가 보낸 필름통안에는 없습니다. 회사에서도 이 사실을 알고 윌터에게 폐간호의 표지 사진이 될 그것을 내놓으라고 재촉하지요. 그렇지 않으면 그는 해고될 위기에 처합니다.

 

 

[셰릴이 '우주비행사 톰'을 불러주는 장면]

 

해고되지 않으려 숀 오코넬을 만나기 위한 길을 떠나는 윌터. 그러나, 사진작가의 행적은 '인디애나 존스'가 따로 없을 정도로 전 세계의 가장 위험하거나 어려운 곳에 가있지요. 그의 출장길은 상황에 따라 시작했지만, 화재 속으로 뛰어 들고 직장 상사와의 화려한 액션을 펼치는 등의 상상 속 모험의 순간들과 만나게 되지요. 그러한 때들은 막상 여행을 떠나기 전의 그 망설임이라는 문턱을 건너갈 용기가 필요하지요.

 

윌터의 상상이 현실에서 힘을 발휘하는 중요한 순간이 바로 이때이지요. 늘 짝사랑하여 상상 속 멋진 연애의 대상이던 셰릴 멜호프의 격려이지요. 그녀가 부르는 '우주비행사 톰'은 술취한 기장이 비행할 헬기에 뛰어들도록 만듭니다. 가슴이 가장 뭉클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뭔가를 하고 싶을 때 문 앞에서 한 번 더라는 용기가 없어 뒤돌아 섰을 때들의 안타까움 들 때문이겠지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뜨거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상상의 힘은 양면성을 가졌습니다. 셰릴의 격려로 모험 속으로 뛰어들 용기를 얻었던 반면 셰릴의 집에 방문한 윌터는 문 열어 준 남자를 보며 놀라며 실망하지요. 지레짐작 전남편과 다시 합쳤을 거라 상상하며 그녀를 포기합니다. 용기가 모자랄 때의 상상력 혹은 지레짐작이 발휘하는 힘인 듯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니까요. 그만둘 때의 온갖 합리적인 이유를 상상하고 현실로 받아 들이지요. 마음 한 켠에는 ''에 대한 불만을 간직한 채.

 

 

[카메라로도 방해받고 싶지 않은 순간, 숀펜의 모습 인상적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무엇을 상상하는가?' 보다는 '상상했던 것들을 실제 했느냐?'에 더욱 마음이 쏟아졌습니다. 상상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을 것이나 조금의 용기를 내고 귀찮음을 극복하면 할 수 있는 일상의 모험 말이지요. 숀 오코넬이 윌터에게 25번째의 삶의 정수를 담은 사진은 선물로 준 지갑 그 속에 있었습니다. 의미하는 바, 결국 진정 중요한 것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내 안'이란 물론 나의 마음으로 해석될 수도 있으나, 이 영화에서 말하는 바는 '나의 일상'의 모든 것을 말하는 듯 여겨집니다. 일상을 보내는 지금에 얼마나 충실하느냐가 바로 인생의 정수이겠지요. 마치 감탄이 나오는 순간, 숀 오코넬과 같이 사진기에 담기 보다는 오롯이 즐기듯 말이지요.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Space Oddity in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by 왕마담 2014.01.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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