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시 선곡의 고민으로

 

지난 포인트 레슨 시간(1 17)에 교수님께 한국 가곡 애모(황덕식 곡)는 지금 부르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 성악을 배우는 입장에서 성장에 도움되지 않는 선곡이라는 뜻이지요. 부랴 어떤 곡을 불러야 할지 다시 고민됐습니다. 아예 새로운 곡을 부르기에는 <향상 음악회> 준비하기에 시간이 촉박해 보였어요.

 

기존에 알았던 곡을 할까 망설였지만 다시 <Non t'amo piu>를 손에 들었습니다. 예전에 바리톤 음이 어울리지 않아 High 테너로 조정된 곡을 불렀는데 고음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죠. 이번에는 다시 바리톤과 High 테너의 중간에 맞춘 음을 조정했습니다. 가장 높은 음을 부르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이걸로 밀고 가자 싶지만, 박자가 맞지 않는 게 첫 번째 관문이었습니다. 반주 선생님과의 합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죠. 사실 박자를 맞추는 걸 유튜브의 대가들이 부른 곡을 참고로 연습하면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공연에 특화되어 연주해주는 분들과의 합이 이루어져 보편적인 박자로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Non t'amo piu by Luciano Pavarotti]

 

 

 

2. 박자 맞추기의 어려움? 혹은 수고로움

 

다시 처음부터 박수를 쳐가면서 음 하나씩을 잡아야 했습니다. 이 연습이 전혀 되지 않았어요. 결국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 토요일(1 24) 자유연습을 신청하여 보름 선생님께 개인 연습을 받기로 결심했어요. 신청하면서 제게 이상한 고집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박자와 음정 정도는 혼자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비슷한 게 있었어요.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 지도 모르면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마스터 하고 싶은 자존심 혹은 욕심을 가졌습니다. 이 마음을 먼저 버려야 했죠. '노래 한 곡을 배운다는 거, 처음부터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번 자유연습이 또 처음 하는 거라 무척 신경 쓰이더군요. 전날 있던 술 약속도 취소하고 나름 집에서 기본이라도 하고 가자는 심정에 혼자 박수치기로 박자를 좀 세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보름 선생님과 연습을 하는 데 몇 일 전의 팔로우업 연습 때보다는 좋아졌다는 말씀을 들었어요.

 

 

 

[포인트 레슨 녹음, 자신감을 얻고 싶으신 분은 들어도 상관없습니다^^]

 

 

 

3. 인식의 중요함

 

'~ 신경을 쓰면 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곧 줄줄이 나오는 지적들에 한 숨이 쌓였어요. '아이쿠~' 하지만, 신기했습니다. 보름쌤은 물론 재성 선생님은 알고 계시는 부분을 '나는 왜 안 보였을까?' 싶었죠. 그제서야 내가 뭘 틀리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는 '음치였던 내가 노래 하는구나'에 만족하며 스스로 도취되어 불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노래에 대해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모자랐습니다. 이 실력에 자만심까지 붙어 있었으니.... 부끄러워 지네요. 특히, 반주쌤이 말씀해주셨을 때 보인 2절 두 번째 프레이즈는 깜짝 놀랐습니다.

 

1절은 반 박자를 쉬고 세 개의 음이 차례로 올라가는데, 2절은 한 박자를 쉬고 가장 낮은 음 하나가 없었어요. 다른 부분이 이제야 보였습니다. 몰랐다는 부끄러움도 있기는 했지만, 알 수 없는 희열이 느껴졌어요. '~ 이게 이 곡을 이해해가는 건가?' 싶은 마음인 듯 했습니다.

 

 

[1절과 2절 두 번째 파트에 대한 비교]

 

 

 

4. 배우고 익히며 부르는 즐거움

 

그 부분뿐만 아닌 여러 부분이 마찬가지였지요. 여전히 맞추는 게 어렵지만 박자를 맞추려 하니 노래할 때 전혀 들리지 않던 피아노 연주가 조금씩 들렸습니다. 특히 쉼표가 있는 부분 그리고 한 박자나 두 박자 이후에 불러야 하는 부분에서 속으로 박자를 세지만, 또한 피아노 연주가 어디를 하고 있는지 조금 알 듯 했어요.

 

눈뜨면 이 곡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연습하지 않아도 고민되지만, 무척 즐겁습니다. 물론 슬픈 노래라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지도 생각해보나 아직 거기까지는 아닌 듯 해요. 일단 불안한 음정 파트를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서야 발성을 붙여야 하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배우고 익혀 부르는 즐거움은 충분히 만끽하고 있는 듯 합니다.

 

by 왕마담 2015.02.04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