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정말 금방 가는 거 같아요. 현대백화점 무역센타의 문화센터에서 배우는 예술가곡(성악)반은 학기가 끝날 때마다 연주회를 합니다. 사람의 목이라는 악기를 연주하는거죠. , 3개월 동안 배운 곡 중 자신이 원하는 한 곡을 택하여 3~4개 반의 학생들과 가족들 혹은 지인들을 초정하여 부릅니다.

 

이번에 저는 <O Sole Mio(오 솔레미오)>로 유명한 Edwardo Di Capua(에듀아르도 디 카푸아) <Maria Mari(마리아 마리)>를 불렀어요. 이 곡은 18세기 초 나폴리 전시의 음악제인 피에디그로타 가요제에서 우승한 곡입니다. 현재는 나폴리 칸초네 페스티발(나폴리 가요제)로 부활되었지요.

 

말이 나와 덧붙입니다만, <오 솔레미오>는 물론 <돌아오라 소렌토로>, <아득한 산타루치아> 등의 명곡이 이 대회에서 나왔습니다. 나폴리 메르겔리나 역 앞 피에디그로타 언덕의 광장에는 산타 마리아 피에디그로타 교회가 있어요. 가장 아름다운 르네상스 건축물로도 인정받는 이 곳에서 매년 9 7일 바로 민요제가 열립니다.

 

 

[파바로티가 부른 <Maria, Mari>]

 

 

 

다시 본 이야기로 돌아와, 이 곡은 전형적인 세레나데죠. 저 같은 솔로 남자가 익히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곡입니다...... , 제게는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규칙적인 박자가 있는데 그걸 맞추지를 못하여 항상 교수님의 힘을 빌려야 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이 곡을 연주회 때 부르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봄 학기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 영화 <미션>의 테마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빌려 만든 <Nella Fantasia (넬라 판타지아)>가 있었거든요. 부르려 했으나 테너 혼자 부른다는 게 영 어색하기도 하고 잘 부르기나 하면 모르겠지만 역시나 피아노에 맞춰 부르기가 너무 애매했습니다.

 

연주회 곡을 택하기 위해 한 곡씩 불러 보는데 2주 전 수업 시간에 <마리아 마리>를 혼자 부르는데 왠일인지 박자가 들어 맞는 듯 했어요. <넬라 판타지아>도 혼자 불러 보기는 했으나, 반주에 맞추어 부르기가 여전히 어렵더군요.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지만, 뭐 틀리거나 잘 못 불러도 좀 더 재미난 곡을 부르자 싶었습니다.

 

 

[연주회 프로그램 북]

 

[솔로로 가장 처음 불렀을 때의 <Maria, Mari>: 가관이 아닙니다]

 

 

 

시간이 별로 없었으나, 틈만 나면 파바로티가 부른 곡을 듣고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불렀는지 관찰했습니다. 어려운 부분이 많았거든요. 특히, 제일 처음 부르는 첫 소절의 음을 잘 못 맞춰 이 곡 특유의 스타일이나 멋을 살리지 못했습니다. 물론 유명한 테너처럼 부를 수 있지는 않아도 흉내는 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결국 제가 찾은 방법은 가장 첫 소절인 '~' 이후 '~' 부분을 과도하게 강하게 불르는 것이었습니다. 음은 첫 소절보다 낮지만 힘은 더 주고 뒷 부분의 소절을 단 번에 불러 버리는 거죠. 그랬더니 조금은 나 다운 <마리아 마리>가 나오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2절인 한글이 또 걸리네요.

 

2절은 '창문을 열어다오'로 첫 소절을 시작합니다. 이태리어와 같이 '~' '~'와 같지 않고 받침이 붙으니 '~' 이후 '~'에 힘을 주며 이태리 말과 같이 부르기 힘들더군요. 그래서 찾은 방법은 '차아~'을 두 소절로 나누어 부르고 '문을열어다오'를 단 번에 부르는 방법을 썼더니 그나마 쉽게 부르게 되었습니다.

 

 

 

 

[연주회 직전 혼자 부르며 이 곡을 택하려고 마음먹었던 때]

 

 

 

이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은 고음이 나와야 합니다. 음을 하나씩 정확하게 내야 하는 데 제가 부르는 특성이 좀 늘어지더라고요. 교수님한테 배운 정식적인 방법 보다 하이라이트 부분을 조금 더 빠르게 불러 봤습니다. 그랬더니 좀 더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듣는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부르는 저는 흥겹더라고요.

 

여전히, 사람이 적든 많든 무대가 높던 낮던 누군가의 앞에서 노래 부르는 건 떨리더군요. 벌써 세 번째인데도 불구하고 공연장 문을 열고 들어 서는 순간부터 마음이 콩닥콩닥! 그래도 긴장을 한다는 게 항상 나쁘진 않아 보여요. 내가 살아 있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나름대로 노래를 부르고 내려온 순간의 뿌듯한 느낌, 이건 잘 불렀건 못 불렀건에 상관없던 거 같아요. 자동차에서 혼자 연습하는 것까지 즐기고 출퇴근 시간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에서 악보를 펴고 노래를 눈으로 부르던 순간들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시간이 더할 수록 우리 가곡, 나폴리 민요인 나폴레타나, 오페라의 아리아들, 성악가들이 참여한 크로스오버 팝 등의 매력에 빠져 들고 있습니다.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유명한 테너들의 음악 듣는게 더 이상 낯설지 않더군요. 만약 부르기를 배우지 않았다면 알기나 했을까요? 이 흥과 즐거움을.

 

그나저나 저의 Maria는 어디 있나요????

 

 

[연주회 때 부른 <Maria, Mari> 여전히 떨리네요^^]

by 왕마담 2014.06.12 11:27
| 1 2 |